6월 2일 첫 PT를 받았으니, 두 달이 조금 지났다. 그동안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무게에 집착하다가 동작이 무너져 원위치되는 경험, 기구가 가진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과 코치님의 설명과 요령 및 프로세스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생긴 통증들, 여전히 내 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부분들. 그럼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근력운동을 하고 있었으니….
Platform플랫폼은 말 그대로 평평한 모체 또는 어떤 것의 기반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경제용어에서 플랫폼 사업의 특징은 “공동의 활용을 목적으로 모인 이해관계들의 산업생태계를 형성한다 “는 데 있다.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기를 원하거나, 혹은 그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기를 원하거나, 혹은 그냥 단순히 검색이나 조사·연구·지원·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서비스 이용자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그 공간이 바로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처음 근력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나는 이 단어가 내 눈에 들어왔다. PT를 받으면서 한 종목 한 종목 설명을 들을 때마다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몸이 받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내는 것, 무게를 늘리기 전에 종목의 특성을 이해하고 일관되게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상태를 몸에 새기는 것, 수십 가지 종목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등이 몸에 플랫폼을 심는 과정일 것이다. 그게 완성되어야 비로소 무게를 늘리고 다양한 응용동작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자세와 몸의 균형이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그 속도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내 몸에 근력운동 플랫폼을 심는다는 것은 어떠한 근력운동 종목이건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일단 플랫폼이 확고하게 갖춰지면 그다음에는 어떤 상황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일은 근력운동에 대한 자신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은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이다. 지루한 견딤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무게의 변화를 주고 싶은 욕심을 계속 억제하면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보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 각각이 가진 신체조건은 모두 다르다. 나이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고 운동하는 루틴도 모두 다르다. 당연히 근력운동 플랫폼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만의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플랫폼을 나와 유사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거나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비교를 통해 누가 잘났다고 하는 것보다, 비교를 통해 좀 더 정교한 플랫폼에 도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일상의 모든 일들이 근력운동 플랫폼의 관점으로 들어올 수 있다.
기반을 만들고 어떤 내용이든 소화해 낼 수 있다면 안정적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노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으며 놀 수 있다.
그러려면 어떤 책이건 소화해 낼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할 것이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포착하고 이를 통해
내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을 표시하는 능력.
그것을 다시 자신의 글쓰기 세계로 가져올 수 있다면
책 읽기 플랫폼을 만드는 일 또한 의미 있을 것이다.............
위대한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근력운동체계
그 체계 위에 나의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수행능력이 덧붙여지는 곳!!
근력운동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