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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무 Aug 19. 2023

열한 번째 PT 후기

6월 2일 첫 PT를 받고 두 달 반이 지나 오늘 열한 번째 PT를 받았다. 최코치님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시던 이주일 동안 매일 근력운동을 하며, 지난 10번의 PT에서 배운 종목들을 골고루 소화했다. 다만, 바벨을 이용한 운동은 잘하게 되지 않는다. 데드 리프트나 벤치 프레스 등은 코치님과 함께 진행해야 자세를 제대로 잡을 수 있어서 어설픈 동작을 할 바에는 뒤로 미루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어떤 종목을 새로 추가하고 어떤 종목을 복습할지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기다려진다. 최코치님은 매번 새로운 종목을 가르치되 특정한 부위에 집중해서 PT를 해주시기 때문에 근육기억에 쌓는 일과 전체적인 체계가 한꺼번에 들어와 배우고 복습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요령을 체계적으로 알려주시고, 쉬운 언어로 가르치신다. 


차가 막혀 겨우 6시에 도착했다. 집에서 헬스장으로 향하는 길에 팔꿈치를 접어 어깨를 풀어주는 운동을 50회 정도 하면서 걸었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동작을 잘 소화할 수 없다. 황금 같은 시간을 주고받는데 준비운동 겸 스트레칭은 내가 소화해야 하기에 원래는 적어도 20분 전에 도착해서 완전히 몸을 풀어야 한다. 헬스장에 도착해서 최코치님의 양해를 구하고 엎드려 가슴을 여는 스트레칭을 양쪽 번갈아 2회 시행하고, 이어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허리와 목을 굽혔다가 펴는 동작을 시행하여 PT를 받을 준비를 한다.

Calf Raise 카프 레이즈는 장딴지를 발달시키는 운동이다. calf는 송아지라는 뜻도 있지만, 장딴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깨에 바벨을 올려놓고 발끝을 세워서 장딴지에 집중한다. 내가 무릎이 취약하기 때문에 최근에 무릎을 강화시키는 다양한 운동을 유튜브를 통해 봐 왔다. 의자 뒷면에 손을 얹고 발끝을 세우는 동작과 유사하다. 따라서 카프 레이즈는 무릎 강화에 도움이 될 거 같다. 첫 세트를 끝내고 코치님께 이 운동은 고급진 느낌이 든다고 얘기를 했더니 긍정의 맞장구를 쳐주셨다. 특정 부위에 집중해서 운동을 하는 종목들을 만날 따마다 신기하게 느껴진다. 몸은 전체가 연결되어 있어 영향을 주고받지만, 다른 한편 이렇게 특정한 부위를 발달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운동들이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그동안 평상시장딴지 근육을 많이 단련시켜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시행해도 몸에 아무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두 번째 종목은 Step up이다. 계단 오르기를 2년 반동안 꾸준히 수행했다. 그런데 최근 계단을 오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중단했다. 오늘 이 운동을 배우면서 그 원인을 찾았다. 6킬로그램 덤벨을 들고 왼발을 30센티미터 높이로 올라가되, 발을 디딜 때 엄지발가락을 중심으로 해서 서서히 올려놓으면서 허벅지 근육을 사용한다. 일상생활에서 계단을 오를 때는 아무 의식을 하지 않으므로 주로 관절을 사용하게 된다. 근육에 신경을 집중하고 그곳에 힘을 가하면서 오르니 관절에 무리가 덜 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오른발은 자신이 없었는데 막상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발바닥에 힘을 주면서 그리고 허벅지에 자극을 느끼면서 올라가니까. 아 이게 무릎에 그렇게 통증이 오지 않는다. 계단을 오를 때에도 될 수 있으면 무릎 관절을 사용하지 않고 엄지발가락과 허벅지 근육을 사용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증 때문에 계단 오르는 것을 피해왔다. 몸이 작동하는 원리를 제대로 알고, 지금처럼 몸을 올바로 쓰는 원리를 알고 실행하게 되면 내 몸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 번째 종목은 Babel Squart바벨 스쾃다. 그동안 8킬로 덤벨 스쾃를 매일 15회에 4세트씩 진행했다. 무게를 달지 않은 상태로 바벨 스쾃 15회를 시행한다. 잠시 근육기억을 놓치고 말았다.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는 것, 지면을 느끼는 것, 가슴을 여는 것, 엉덩이를 뒤로 쭉 빼면서 앉았다가 완전히 원위치하는 이 모든 과정들을 까먹었다. 코치님의 피드백을 받고 두 번째 세트는 완벽하게 시행한다. 코치님이 그동안 했던 노력이 몸에 새겨져 있고, 자세가 너무 좋다고 안쪽에 20킬로를 올려놓았다. 1세트 15회 시행 후  이번에는 10킬로를 더 얹어 50킬로를 만들고 15회를 실시했다. 호흡이 가빠지고 땀이 났지만 은근히 하체에 가해지는 부하를 느끼며 즐겁다. 아 이게 가능하구나. 처음엔 무릎이 아파서 앉지를 못했는데, 이렇게 무게를 달고 완벽한 자세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대견하다. 마지막 2-3회는 약간 자세가 비틀어졌다. 혼자 있을 때 복습을 해보기로 맘 굳게 먹는다.

네 번째 종목은 그동안 꾸준히 해온 Leg Extension. 그동안 해온 방법은 등을 기대고 허벅지 근육 전체를 들어 올리는 게 아닌 끌어올리는 거였는데, 오늘은 새로운 자세를 가르치신다. 같은 종목을 달리 운동할 수 도 있겠구나!! 허리를 굽혀 스쾃 자세와 유사하게 만든 다음 발꿈치로 반원을 그리며 허벅지를 올리는 동작이다. 세 번째 세트를 마치고 나니, 호흡도 가쁘고 허벅지 근육에서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매우 세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게 되었다. 대퇴사두근은 직근, 내측광근, 외측광근, 중간광근으로 구성된다. 이 운동은 네 가지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이다. 지나가던 다른 코치님이 내 허벅지 근육이 갈라지는 것을 보고 놀라신다. 헐, 사실 허벅지 근육이 갈라진 건 자전거로 단련하면서 오래되었는데 아마도 선명하게 갈라지는 걸 보고 놀라신 것 같다. 나는 잘 보이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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