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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무 Sep 24. 2023

헬스장 Tour와 굳은 살의 뿌듯함

일요일 오후 낮잠을 즐기거나 골프채널을 틀어놓고 졸고 있을 시간에 헬스장을 향한다. 근력운동이 이렇게 매력적인 운동인가? 왜 전에는 이 매력을 알지 못했을까? 왜 우리 아들은 나에게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았을까? 두 달 반 동안 단 하루만 거르고 매일매일 헬스장으로 향한다. 헬스장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서도 있겠지만 그만큼 근력운동 혹은 보디빌딩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은 통증이나 몸을 다치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다. 양팔을 접고 어깨까지 당기면서 팔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을 70회 정도 하니 조금 안심이 된다. 이어서 팔을 뒤로 돌려 어깨와 등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팔이 뒤로 잘 안 돌아가던 시절을 떠올리며 사소한 일이 나에게 주는 행복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그러고 보면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제대로 볼 수 있고, 제대로 들을 수 있고, 원하는 곳까지 걸어갈 수 있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 편하게 호흡할 수 있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고,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이 모든 일들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스트레칭을 하는 거울 속의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옳은 생각이라고…. 이번에는 바닥에 손을 짚고 두 발을 뻗은 후, 한 발을 오른손 옆으로 가져와 몸 전체를 펴준다. 


이것만으로도 스트레칭이 된다. 그리고 오른손을 위로 들어 올리며 가슴을 연다. 왼 팔 전체로 바닥을 짚는다. 이게 처음에는 손 끝만 닿았는데 어느덧 왼 팔 전체가 바닥에 쌓인다. 반복 훈련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성취감이다. 충분히 그 성취감에 도취되고 만끽한다. 끝으로 양팔을 목뒤로 깍지 끼고 등을 굽혔다가 펴는 동작인 미니 코브라 자세와 미니 고양이 자세를 번갈아 하면서 스트레칭을 마무리한다. 몸은 완전히 각성상태가 되었다.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듯한 상상을 한다. 상상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이제 몸은 근력운동을 할 준비를 마쳤다. 일요일 오후 한가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로 작정한다.


처음에는 Leg Extension레그 익스텐션과 Plate Loaded incline Press플레이트 로디드 체스트 프레스를 15회씩 4세트 시행한다. 허벅지와 어깨에 전해지는 자극은 매번 할 때마다 새롭다. 매일매일 내 몸과 세포와 내 생각과 마음은 새로 태어난다. 아니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근육운동과정에서 생성된 mayokeine은 혈관 속에 돌아다니는 염증 유발 TNF알파를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그렇다!! 나는 매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난다. 근력운동을 통해 몸의 구성이 바뀌기 때문이다. 혼자 훈련하면서 바벨 벤치 프레스를 처음 해본다. 코치님이 가르쳤던 자세를 떠올린다. 가슴을 열고 등은 약간 오므리고 팔목이나 어깨를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고 팔꿈치로 밀어내는 자세를 생각하며 동작을 수행한다. 앞서 밀기 상체운동에 이어 이번에는 당기는 Low Low를 시행한다.  


다섯 가지 동작을 마치고 마침내(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가 “마침내”라는 말을 했는데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욕심을 낸다. 랫풀다운을 시작으로 일곱 가지 종목을 네 바퀴 돌 결심을 한다. 밀고 당기기를 적절히 섞어서 구성을 마쳤다. 랫풀다운 - 링크드 아웃 타이 20킬로그램 20회 - 스쾃 프레스 15킬로그램 15회 - Plate Loaded Chest Press 10킬로그램 12회 - 덤벨 8킬로 스쾃 15회 - Plate Loaded High Low 25킬로그램 12회 - Plate Loaded.     10킬로 그램 15회로 헬스장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코치님에게 피드백을 받을지 칭찬을 받을지  알 수 없지만, 묘한 성취감을 맛본다. 힘든 건 말할 필요도 없지만 힘든 가운데 맛보는 성취감은 중독성이 강하다.

두 바퀴를 돌고 나서 <그만하고 집으로 가도 괜찮아>라는 속삭임과 <이왕 시작한 김에 네 바퀴를 완주하지>라는 속삭임이 서로 갈등한다. 결국 완주하자 팀의 승리로 끝났다. 문득 손바닥을 펴보았다. 굳은살이 점점 깊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몸을 잘 사용하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근테크를 통해 몸을 만들고 만든 몸을 잘 사용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활력 있게 해내고 또 보고 싶은 곳을 마음껏 다니고 먹고 싶은 것을 즐기며 사람들에게 느낀 바를 나눠줄 수 있다면 뭐 더 바랄 것이 있겠는가? 더운 열기가 한 풀 꺾인 오후 미량의 시원함이 섞인 바람이 불어와 땀으로 흥건히 젖은 몸을 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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