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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무 Sep 17. 2023

첫 번째 관문 데드리프트

피티를 받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 그래서 이것을 나는 첫 번째 관문이라고 말하련다. 두 달 전 처음 데드리프트를 배울 때만 해도 뭐 조금만 노력하면 되지 않겠나 했었다. 그런데 이 종목 자체가 별로 재미없고,  몸을 정확하게 어디를 어떻게 써야 되는지를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진행이 될 수 없는 운동임을 두 번째 배우고 나서야 깨달았다. 


먼저 첫 번째 유의사항으로 가슴을 연다는 뜻이 어떤 것인지, PT를 받기 시작한 지 석 달이 되고 나니 완전하지는 않지만 조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엉덩이의 힌지를 사용해야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르겠다.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동작을 수행한다는 것은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흉내라도 내야 그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으니까 일단 흉내는 내는데, 엉덩이 힌지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반복훈련을 해야겠다. 


수행과정에서 이게 정확한 동작인지 아닌지를 나 스스로가 판단 내릴 수가 없다. 데드리프트 종목 내에서 여러 관문들이 등장한다. 첫 번째가 가슴을 연다는 것, 두 번째가 엉덩이 힌지(힙힌지, 골반힌지)를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를 알아야 되는 것이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세 번째 관문은 머리와 목, 척추의 각도가 일자를 유지해야 한다는 건데, 이건 제대로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네 번째 관문은 바벨을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뽑아낸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다섯 번째는 무릎의 올바른 사용인데 평상시 다른 운동을 할 때도 나는 쓸데없는 동작에 힘을 과도하게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무릎도 너무 구부리게 되어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여기서도 무릎을 지나치게 구부린다는 코치님의 피드백을 잘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골프를 칠 때도 너무 많이 무릎을 구부려, 유연한 동작이 되지 못하고 비거리 손실과 정확성 확보가 어려웠었다. 모든 운동이 다 마찬가지다. 어떤 운동을 하든, 최코치님 지적대로 과도하게 힘을 사용하지 않고 힘을 분산시키지 말아야 한다. 분산은 집중과는 정반대이니 힘만 낭비하고 제대로 근육을 키우지 못하게 된다. 조금 더 확장해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이것저것을 동시에 하면서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나의 스타일도 반성하게 된다.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리지 않는 것은 나의 삶의 스타일을 바꾸는 것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지점이므로 이를 매번 회를 거듭할 때마다 각성해야겠다. 


여섯 번째 관문은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지면을 밀어내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지면을 발판으로 삼아 반발력을 활용하는 부분이다. 지면반발력 활용이라는 것은 말로는 이해가 되고 그렇게 하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몸으로 구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첫 번째 관문이긴 하지만 데드리프트야말로 온몸의 대부분을 사용하는 종합 예술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삼대 운동에 포함되는 거라고. 몇 년 전 아들이 엄청난 무게로 데드리프트를 하는 걸보고 허리 조심하라고 했는데 이 운동의 여러 속성들을 이해하고 나니 허리에는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상체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임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20킬로의 바벨 만으로도 무게가 버겁지만, 이 운동에 관한 플랫폼을 몸에 형성하고 나면, 적어도 60킬로그램이나 70킬로그램 정도까지, 허리와 무릎에 무리를 가하지 않고도 온전히 균형을 잡으며 무난히 4세트를 수행하는 날들을 지금부터 그려본다. 그려보면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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