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귀한 이야기]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중요한 순간에는, 나는 다를 거라고 믿습니다.
겁이 나도 버틸 수 있을 것 같고,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 같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순간이 오면 다릅니다.
누군가 가볍게 던진 한마디,
주변의 시선,
괜히 엮이고 싶지 않은 분위기.
그런 것들 앞에서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말을 바꿉니다.
“나는 잘 모릅니다.”
“그 사람 잘 모릅니다.”
“나는 그쪽 사람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살짝 비켜가는 정도였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선을 긋고, 마지막에는 완전히 관계를 끊어냅니다.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멀리 와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나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어쩌면 중요한 건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용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태복음 26 : 69~75 영혼을 일깨운 소리, 통회하는 눈물)
작은 틈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있는지 없는 지도 알아차리기 어려운 틈입니다.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그래서 이것까지 메우려 하면 괜히 유난스럽다고 한 소리 들을 것 같은 그런 틈입니다.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기에 굳이 떠올릴 일도 없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하늘이 통째로 어두워진 것 같은 날이 찾아옵니다. 능숙하던 일이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고, 오랫동안 준비한 발표에서 실수를 하고, 예민해진 마음 탓에 소중한 사람에게 생채기를 남기는 그런 날입니다. 온전하던 일상이 무너지고, 매일 지켜오던 루틴이 헝클어집니다.
그때, 그 틈이 서서히 벌어집니다.
나는 나를 믿었습니다. 충분히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틈 따위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그 믿음이었습니다.
나를 지켜줄 것 같았던 그것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무너뜨립니다. 벌어진 틈 사이로 나는 나를 밀어 넣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떨어집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 그제야 눈을 감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립니다.
"꼬끼오~"
매일 아침 울던 그 닭입니다. 어디에 있는 지도, 왜 우는지도 모르지만 그 소리는 어김없이 들립니다.
그 소리가 나를 깨웁니다. 하루가 다시 시작됩니다. 다시 일어납니다.
나는 여전히 내가 만든 틈 속으로 떨어지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매일 새로운 하루를 선물 받습니다.
어디선가 닭이 울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