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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제비 Jan 15. 2024

감사일기 24.01.15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1. 기도응답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월요일에 출근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생각에 주말 내내 우울한 마음이 가득했다. 믿음과 신앙의 level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과도한 기대는 정신건강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지만, 이럴 때는 기도를 한다. 살아계신, 나를 만드신 하나님께. 


"제발 쫌 살리주이소. 이건 뭐 답도 없습니다!!"


문제가 종결되거나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매끄럽게 진행 중이다. 멘탈이 수수깡보다 약한 나는 눈앞에서 기도응답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도했다. 고작 5분 정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기도했는데 소원이 이루어지다니. 이번 주는 시작이 상큼하다. 


응답하신 것도, 거절하신 것도 감사하는 게 신자의 삶이다. 어떤 기도가 응답을 받는지, 반대로 거절당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기도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문제가 뜻대로 해결되지 않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롤러코스터처럼 삶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그런 삶을 살아가기 위해 오늘 하루도 경건의 훈련을 하는 중이라 생각한다.


스타트를 끊었다. 기세를 몰아 이번 주도 파이팅 수 있기를.


2. 아이유 달력


우리은행과 인기 가수 IU가 콜라보로 만든 탁상달력이 있다. 2023년에는 운 좋게 달력을 구할 수 있었고, 덕분에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2024년에도 아이유 달력이 나왔다. 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지인에게 부탁을 했지만 신통치 않은 답변이 들려왔다. 


"나쁜 X들. 직원들도 안 준다."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던 중, 지난주에 달력을 받았다. 올해 들어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였다.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보내는 동물원 우리 같은 사무실 책상이 덕분에 쾌적하고 향기 나는 공간이 되었다. 


본인 달력도 구하지 못했을 지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달콤한 기프티콘을 보냈다. 나는 남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인간적으로 아이유 달력은 어쩔 수가 없다. 내년에도 우리은행과의 계약이 지속되어야 할 텐데.  


3. 주말


지난 주말 날씨가 다소 쌀쌀했지만 아이들과 오랜만에 활동적인 하루를 보냈다. 토요일 오전에는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는 둘째를 데리고 스케이트장에 갔다. 첫째는 곧잘 혼자서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7살 둘째는 아직 보조기구의 도움 없이 타는 것이 힘들지만, 지난번에 비해 많은 성장을 보였다. 


80분 정도 스케이트를 타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트랙 옆에 있는 코인노래방에 갔다. 첫째는 그날따라 탄력을 받았는지 한 곡만 부르고 다시 나가 사람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탔다. 


아이들은 노래가 끝난 뒤 나오는 점수에 관심이 많다. 매번 아이들의 점수가 내 것보다 높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모처럼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둘째는 99점, 나는 100점이 나왔다. 내가 이겼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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