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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제비 Jan 25. 2024

감사일기 24.01.25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감사일기'라는 제목과는 달리 열불이 나는 한 주를 보내는 중이다. 해결되지 않는 강력한 일들이 다가오는 데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제한적이다. 어떻게든 대처를 하고자 하나 무기력함을 느낀다. 팀원들 모두가 속수무책이다.


깨어있는 내내 압박을 받는다. 이러다간 곧 무기력에 빠질 것 같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형식적이라고 할지라도 잠시나마 감사의 제목을 떠올려본다.


몸과 마음이 침체되어 있을 때 다른 행동이 아닌 글을 쓸 마음을 갖게 되어 감사하다. 물론 억지로 쓰고 있지만, 알코올과 니코틴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건강한 행동이지 않을까. 글을 쓰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걷는 게 더 좋을 것 같지만, 이번주 들어 살인적인 추위에 산책을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최근 지인 3명이 잇따라 책을 출간했다. 글쓰기 플랫폼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영양가 없는 글을 겨우 몇 자 끼적이는 나와는 달리 다들 글에 진심인가 보다. 나는 고작 3천 자 분량의 짧은 글 하나를 쓰는 데도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주가 걸리는데, 200~300 페이지 가량의 책을 써내는 것은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 에너지를 쏟아내야 가능한 것일지 가늠조차 되질 않는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포기하지 않고 치열한 노력 끝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저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는다. 짧은 글이나마 몇 번 써봐서 글을 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조금은 알 것 같은데, 책 한 권을 뚝딱 만들어냈다고 하니 내가 다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다.


한 분은 감사하게도 책을 선물로 보내주셨고, 한 분의 책은 직접 구매했다. 다른 한 분의 책은 도서관에 구매신청을 넣어볼까 생각 중이다. 그러면 뭔가 밸런스가 맞을 것 같다.






회사에서 짬이 날 때마다 글을 읽었다. 일에만 집중하면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에서 도저히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다른 것에 눈을 돌렸다. 브런치의 뜨는 글과 메인글 몇 개를 읽었는데, 아픈 아이를 양육하는 한 엄마의 글에 오래도록 눈이 머물렀다.


만약 나였다면 하루도 견디지 못했을 것 같은 환경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작가를 보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힘들지 가늠조차 못하기에 '힘내세요'라는 말을 쓸 수가 없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지만 왠지 고마웠다. 자신의 삶을 미워하지 않고 오늘도 하루를 살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번주에는 연말정산 서류 정리를 했다. 누군가에게는 13번째 월급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는 눈물을 머금고 돈을 토해낸다. 최근 몇 년은 나 역시 마이너스를 면하지 못했다. 제자리걸음인 월급에 저축은커녕 빚만 늘어나는데 무슨 수로 돈을 더 쓰라는 것인지.


하지만 육아휴직을 한 작년의 경우 2개월만 일을 했다. 국가에 낸 세금은 적으나 생활비는 많은 한 해였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연말정산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될 확률이 높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추가적인 수입이 발생하게 되어 감사하다.


짧게나마 글을 쓰며 무거운 마음을 달래 본다. 어차피 내일도 힘들 테니 오늘은 이만 힘들어도 될 것 같다. 퇴근을 하고 집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우울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고 아무런 의욕조차 생기지 않는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주위를 환기시키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 본다.


곧 금요일이다. 무사히 주말을 보낼 수 있도록 내일 하루도 잘 버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말고 바로 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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