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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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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제비 Jun 07. 2024

무럭무럭 자라라

형식적이고 억지로 쓰던 감사일기가 중단되고 늘 그렇듯 무기력과 우울이 가득한 삶이 찾아왔다. 내 마음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데 여전히 쉽지가 않다. 그런 와중에 최근 읽은 책의 한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더 중요하다


크고 대단한 게 아니더라도 꾸준하고 지속적인 긍정과 감사의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다시 의식적으로 감사의 기록을 이어가고자 한다. 무엇이든 21일 동안 반복되면 익숙해지고 66일이 지나면 무의식의 영역에 자리를 잡는다는데, 2달 동안 끼적이다 보면 나의 무의식 한 편에도 긍정과 감사의 작은 기운이 똬리를 틀 수 있지 않을까.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가족과 여행을 다녀왔다. 수 십만 원의 비용이 들었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 불금+퇴근시간+악명 높은 만덕터널이 합쳐져 시간이 지체되었다. 최애 돼지국밥집을 가려했으나, 저녁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이 힘들 수 있으니 진영휴게소(하행)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아내도 배가 고픈 눈치였고. (진영휴게소는 백화점 못지 않은 푸드코트가 있어 자주 애용한다)


7살이지만 아무도 7살로 보지 않는 둘째는  정말 잘 먹는다. 돈까쓰와 우동과 밥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다먹었다. 점심도 2그릇 먹었다고 들었는데.. (점심시간에 잠시 일을 하느라 가족과 같이 밥을 못 먹었다)


입이 짧은 첫째도 열심히 먹었다. 김치찌개를 시켜서 건더기는 거의 안 먹고 양념과 국물만으로 밥 2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평소 같으면 국물만 먹지 말고 고기와 두부를 먹어야 키가 쑥쑥 큰다고 폭풍 잔소리를 시전 했겠지만, 둘이 마주 앉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 하나는 너무 많이 먹고 하나는 적게 먹지만,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김치찌개의 건더기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으니, 나는 공깃밥만 하나 추가하면 되었다. 결국 김치찌개 하나에 공깃밥 3개가 투입되었다. (딸 2, 아빠 1)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의식적으로 감사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하루에 하나 정도는 감사의 제목이 나오지 않을까.


다시 한번 도전해 보자. 감사의 일상이 모여 행복의 빈도를 유지해 나가는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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