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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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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제비 Jun 10. 2024

감사 4일 차 : 고맙다, 동백전.

한 때 부산시민으로서 동백전의 짭짤한 혜택을 누리던 때가 있었다. 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식 카드였는데, 결제금액의 10%를 포인트로 환급해 주던 파격적인 시스템이었다. 주유, 식대 등 매달 고정비용만 수십 만 원이 나갔으니 월 몇 만 원씩은 포인트로 회수되었다. 


하지만 부산의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는지 지급되는 포인트의 양은 갈수록 줄어들었고, 동백전으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들도 대폭 줄었다. 동백전을 관활하는 은행이 변경되면서 번거롭게 중간에 카드를 변경하라던 때가 있었고, 고객센터 연결이 잘 안 되는 등 하나 둘 불만이 쌓여갈 때쯤 삼성페이에 연결된 동백전의 존재는 서서히 잊혀갔다. 


그런데 최근 '부산다자녀 교육지원포인트'라고 해서 지원금이 지급되었다. 자녀 1명 이상이 06년~17년 생에 해당되는 부산시 다자녀가정이면 해당되었다. 아내가 포인트를 신청하자 자녀 2인 기준인 30만 포인트가 들어왔다. 


하지만 사용가능 항목이 제한적인데, 학습교재(도서) 구입, 독서실 이용, 예체능 학원 수강, 문구류 구입 등이었다. 쇼핑을 사랑하는 아내는 쿠팡이나 네이버쇼핑을 원했겠지만, 그럴 기회는 아마 없을 것 같다. 30만 원이면 마음만 먹으면 한 달 도서구입비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의 금액이기 때문에. (혹시나 정책이 바뀌기 전에 후딱 다 써버리고 말겠다!)


아이들이 읽을 책도 사야 하니 지난주에 2권, 이번주에 3권 구매를 부탁했다. 최근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강원국과 박상미 작가가 인상적이어서 저들의 책을 하나씩 더 구매했고, 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이라는 책을 신청했다. 아내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아직 읽지 않은) 읽을 책이 1~2권 정도는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도서관에 매번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평소보다 여유 있게 책을 비축해 두었다. 열심히 읽고 텅 빈 머리를 조금씩 채워 넣어야겠다. 


고맙다, 동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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