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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야 비로소 보이는 길

by 한끗

우리는 모두 넘어져본 경험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시험에서, 혹은 인생의 큰 결정에서.

그 순간순간 마다는 세상이 정말 무너지는 것 같고 어떨 때에는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은 그 경험이 우릴 더 강하고 또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처음엔 근거도 없이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이번엔 무조건 잘 될 거야"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었죠.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시험지가 눈앞에 놓였을 때,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준비했다고 착각했던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발표도 마찬가지였죠. 자료화면은 중간에 멈춰 섰고, 내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 뿐이었어요. 강당 안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고,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꽂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짧은 순간이 영원처럼 늘어나더라고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방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졌습니다. 억울하단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왜 하필 나야?"그러나 곹 마음 한구석에서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사실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었던 거죠.

이번만큼은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그게 더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의 연락조차 피했고, 가족의 위로도 공허하게만 들렸죠. 세상이 날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시선이 달라지더군요. 실패는 나를 조롱하려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알려주려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후로 저는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다시 도전할 땐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복습은 하루 10분이라도 꼭 했고, 발표연습은 거울 앞에서 열 번 넘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쌓이고 나니 힘이 생기더라고요, 이번에는 교탁에 섰을 때 목소리가 떨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표정도 달랐죠. 예전엔 안쓰럽게 바라봤지만,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아, 이게 실패가 남긴 선물이구나.' 실패가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제자리였을 겁니다.

하지만 한 번 크게 넘어지고 나니,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결국 실패는 날 작게 만든 게 아니라, 오히려 단단하게 키워준 경험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실패는 누구나 피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차이는 단 하나,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실패 앞에서 멈춰 서고, 또 어떤 사람은 그 실패를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더군요. 저 역시 처음에는 주저앉았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면서 깨달았습니다. 실패는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한 돌덩이가 아니라, 더 높이 오르기 위한 디딤돌이라는 것을요

혹시 지금 실패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이 겪고 있는 실패는 끝이 아니라 과정일 뿐이다." 넘어짐이 있었기에 저도 길을 다시 볼 수 있었듯, 지금의 좌절도 언젠가 당신을 단단하게 세워줄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할지 말고, 그 시간을 통해 자신만의 힘을 길러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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