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거에서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자녀 독립 근육 키우기 #5

by 하다

그날 늦은 저녁,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성을 냈다. 입에선 큰 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온몸에 화는 내 손을 거쳐 거실 테이블 위에 있던 물컵까지 전달됐다. 컵은 바닥으로 고꾸라져 버렸고 그 안에 물도 모두 쏟아져 버렸다.

재택근무로 일과 살림을 동시해 하면서 몸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날따라 첫째와 같이 놀고 싶은 둘째, 제멋대로인 동생과 놀고 싶지 않은 첫째의 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거기에 잠잘 생각조차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자 나는 내가 화가 나고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것을 탁자에 풀었다. “아, 이러면 안 됐는데 “라며 나는 곧바로 나의 방금 전 행동을 후회를 했고 그 생각이 끝나는 동시에 두 아이를 쳐다봤다. 바닥에 떨어진 물컵을 동그랗게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둘째, 그 옆에 있던 첫째 역시 그대로 멈춰서 동생과 똑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이러면 안 됐는데"와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화가 공존하면서 “엄마가 지금 너무 화가 나서 마음을 좀 진정해야겠어, 엄마 안방에 가서 좀 있을게 “라고 말한 후 마음을 추스르려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걸 했구나, 내가 무엇 때문에 화를 낸 거지?”

안방으로 들어와 나는 방금 전 화의 원천과 아이들에게 사과할 방법을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들을 방으로 불러 나란히 내 앞에 앉힌 후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가 그렇게 화가 난 건 너희들이 서로 싸우고 씻을 시간인데도 씻지 않아서야. 엄만 지금 너무 지쳐있어. 너희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 엄마 혼자 모든 걸 다 할 수 없어. 그래서 엄마가 화가 난 거야. 그리고 아까 엄마가 탁자를 친 거 너무 미안해 그건 엄마가 하지 말았어야 행동을 했어. 엄마가 그건 어떤 일이 있어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거였어. 엄마가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을게. 엄마가 아까 한건 너무 미안해.”

훈육과 사과로 그날 저녁을 조용히 보냈지만, 잘못된 나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이들의 동그랗게 놀란 눈으로 지켜봤던 그 한 장면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 있었다. 그리고 혹여나 아이들이 화가 날 때 또 언젠가 어른이 되어서 화를 낼 때 내가 했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이 장면을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걷어 낼 수 있을까?

다행히 몇 주 전 어른이 된 내가 나의 내면 아이에게 건넨 이야기가 생각났다.

온라인 카페에서 만난 과거의 상처를 함께 치료하는 엄마들과 함께 한 활동 중 하나였다.

나는 내 나이를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어릴 적부터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 작은아버지의 한마디 말 때문이었다. 명절 때만 만나는 그분은 나를 볼 때마다 “못생겨 가지고”라고 하셨다. 어른이 되는 지금 나는 그 의미를 잘 안다. 너무 귀여워 장난치고 싶은 마음에 하셨을 그 말. 하지만 그 말 한마디가 나를 볼품없는 아이라고 믿게 만들었고 아이를 낳을 때마다 아이들이 나를 닮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다행히 첫째는 아빠를 닮았다. 둘째를 임신했고 제발 나를 닮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건만 나를 똑 닮았다. 크면 클수록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도 더 닮아있다는 걸 알았다. 둘째 아이가 미워 보이냐고? 아니다. 이 아이는 세상 누구보다 너무 예쁘다. “이렇게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를 보고 어떻게 못생겼다고 하셨지? 너무 귀여워 장난치고 싶으셨구나.” 작은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 나의 내면 아이의 상처는 치료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엄마가 되어 과거의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아가야 넌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아이야

이 세상에 예쁘지 않은 아이는 없어

그리고 너도 마찬가지란다.

우리 아가 엄마가 언제나 사랑하고 있으니

예쁜 얼굴 예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자”


나는 눈물을 흘렸고 모두 울었다.

그날 나는 화를 참지 못했다. 과거 장난스러운 작은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나를 평생 옭아맨 것처럼 내 잘못된 행동을 아이들 기억에 남기고 싶지 않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문뜩문뜩 아이들이 그날의 일을 이야기할 때면 그때마다 나는 진심으로 아이에게 미안하다 말해야 한다. 미래의 어느 날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그날을 떠올리며 “엄마! 왜 우리들한테 그랬어? 지금도 이해가 안 돼” 라며 과거의 상처를 아이 스스로 달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상처를 준 내가 아이들을 위로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미안한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몸과 마음 돌보기를 수행처럼 해야 한다. 결국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그들의 기억에 뿌리 남아 내면에 자리 잡고 커갈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 만회의 기회가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아이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알아차리고 돌보도록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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