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울었다. 친구한테 맞았단다…

우리 아이 독립 근육 키우기

by 하다

첫째가 시무룩해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엄마의 직감이다.


하교하면 가방만 현관 앞에 툭 던져두고 친구들과 몇 시간 동안 놀고 있을 아이인데 지금은 소파에 앉아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

"무슨 일 있었어?"

친구한테 맞았단다. 또 그 녀석 짓이다.​

작년에도 그 아이가 점심시간에 첫째를 괴롭혀 담임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첫째가 받았을 상처에 대한 미안함과 괴롭힌 아이를 훈육하겠다는 단호함으로 나에게 사과를 건넸다.


나는 전화기로 전해지지 않는 속상함을 알겠다는 말로 숨겼다.

아이 아빠가 그 녀석을 직접 혼낸 적도 있고, 이젠 고학년이 됐으니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4학년이 된 올해는 첫째와 놀고 싶다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찾아온 적도 있었고 별 탈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동화 같은 환상은 내 기대뿐이었던 모양이다.

첫째를 안고 위로했다. 친구들 앞에서 그 녀석이 첫째의 목을 탁 쳤다고 한다. 아이는 갑자기 들어오는 공격과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당했다는 창피함 때문에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


나는 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들고 어이가 없고 속이 상했다.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녀석이라 생각해 감싸 주려고 한 적도 있는데, 이젠 그 마음도 싹 가셨다.

첫째에게 말했다.

"나를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니야. 가짜 친구야"

"같은 나이,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고 다 친구가 되는 건 아니야, 나를 힘들게 하는 친구는 친구 하지 않아도 돼, 그냥 아는 아이야"

​​

나는 동갑, 동문 친구를 꼽으라고 하면 한 손으로 새고도 남는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친구가 더 많다.​


중국에서 시집온 첫째의 어린이집 친구 엄마이자 10살 위 언니, 첫 직장에서 야근을 함께 한 한 살 위 언니, 집 앞 케이크집 젊은 사장님 (가끔 내 글에 소개되는 사장님).

이들은 속상한 일을 함께 터놓을 수 있고, 결혼한 지 6년 만에 집을 샀다고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음식을 아낌없이 나눠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진짜 친구는 나이, 학교가 아니라 나를 아껴주고 유형의 것, 무형의 것을 구분하지 않고 진심으로 나눌 수 있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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