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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하하하하 Dec 03. 2018

있는 돈 탈탈 털어 대만 여행 가기

호스텔에서 무료로 숙박하기

퇴사하고 난 직후였을 때였다. 일하면서 모아둔 돈이 조금 있었다. 한 이백만 원 정도. 마침 티웨이에서 대만 타이중까지 신설 노선이 오픈되었다며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대만을 사랑하는 친구의 소중한 정보로 비행기 표를 끊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만이 어떤 나라인지도 몰랐다.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달 동안 여행할 생각이었다. 비행기 표 결제가 이미 끝나고 나서야 대만이란 나라를 알기 시작했다.

섬으로 된 대만은 국토 넓이가 우리나라보다 작았다. 물가도 생각보다 비쌌다. 숙박비도 저렴하지 않았다. 생각과 다른 대만에 실망이 컸다. 이 나라를 두 달간 여행할 자신이 없었다. 이러다가 정말로 길거리에서 노숙하는 경우가 생길 것 같았다. 특히나 연말이 껴 있어서 숙박비가 치솟을 게 분명했다. 한국을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떠나려는 여행이 마음의 불안을 안고 가는 여행이 되었다.

비행기 표를 결제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육두문자도 내질러보았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정말 노숙하고 싶지는 않았다. 대만은 겨울이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라 추웠다. 그러다 문득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 로베르토가 생각났다. 그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면서 일을 도와주고 숙박을 무료로 했었다. 내가 대만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수밖에 없었다. 나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 문의했다.


“제가 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타이베이에 있을 예정인데 혹시 스텝 구하시나요?”


답변은 싸늘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미 비행기 날짜는 확정되었고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한국인이 운영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냥 날 써줄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이 필요했다. 부킹닷컴에 올라온 게스트하우스, 호스텔을 메모장에 쭉 적었다. 그리고 메일을 보냈다.


“I will be in Taipei from January(maybe end of January) to February. Can I volunteer?”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통했다. 한 곳에서만 긍정적인 회신이 왔다. 하지만 이미 다른 스텝(외국에서는 Volunteer이라고 표현한다) 쓰고 있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최대한 일정에 맞추겠다고 회신했다. 다행이었다.



한 달간 숙박비는 굳었다. 초반 한 달은 대만을 돌아다니자는 생각으로 타이중, 아리산, 일월담, 타이난, 가오슝, 컨딩을 여행 계획표에 넣었다. 다 돌고 난 뒤에 타이베이로 가서 호스텔 일을 도와주며 타이베이를 느긋하게 구경하면 되었다. 갑자기 모든 게 순탄해졌다. 마음의 안정도 다시 찾았다.


나는 되게 힘들게 일할 호스텔을 찾았지만 나중에 외국인 친구들이 말해 주길, “Workaway”, “Worldpacker” 등 배낭여행자와 호스텔을 연계해 주는 사이트가 있어 거길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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