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에↗ 몸을 맡겨↘
나는 비트를 타기를 좋아한다. 북치기, 박치기, 북치기 북북북. 원래 흥이 많은 사람이다. 흥부자는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전문적인 래퍼가 아니기에 압박이 없었다. 어떤 단어만 주어진다면 자유자재로 랩을 할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준비물 : 입, 단어
소재는 주로 내가 감명받은 단어들이다. 친구가 태국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망고와 코코넛에 푹 빠져 자신을 김망고코코넛이라 불러달라는 말에 왠지 라임이 살아 있어서 가사를 적기 시작했다.
Yo, 나는야 김망고코코넛
망고를 좋아하지
코코넛도 좋아하지
언제든지 불러줘요 김망고코코넛
I say 망고
You say 코코넛
망고? (코코넛!)
이런 식으로 랩 가사를 적어 친구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내 친구 김망고코코넛이,
“직접 만나서 불러줘.”
“ㅇㅇ”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만나자마자 적어놓은 가사를 보며 랩을 시전 했다. Yo! 김망고코코넛. 반응은 뜨거웠다. 웃음이 많은 그녀는 내 랩에 자지러지게 웃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개그맨이나 할걸 그랬다.
글을 쓰다 보니 더욱 맛깔나는 랩으로 만들고 싶어 졌다. 유튜브에 비트 음원이라 검색하여 비트 하나를 골랐다. 계속 들으면서 귀에 익혔다. 가사도 그에 맞춰 더 첨가했다.
나는 김씨, 김씨 가문에서도 유명한 망고코코넛.
동남아 특산물, 특이한 과일, 특별한 망고, 망고코코넛.
껍질 벗기면 드러나는 과육, 쉑쉑쉑, 쉑쉑. 노란색 망고 흰색 코코넛.
베어 물면 뚝뚝 떨어지는 과즙. 쉑쉑쉑, 쉑쉑.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안 돼.
한 손으로 손받침, 한입에 꿀꺽, 망고코코넛.
I say 망고, You say 코코넛, 망고, 코코넛, 망고, 코코넛.
나는 망고코코넛, 본명은 묻지 마라, nerd는 몰랐을 코코넛.
한국에서 먹으면 그 맛이 아니야. 인도에서 먹었던 그 맛이 아니야.
집 나간 며느리가 나간 이유 You know what?
I say 망고, You say 코코넛, 망고, 코코넛, 망고, 코코넛.
난 알고, 넌 모를 맛의 비밀 You know what?
I say 망고, You say 코코넛, 망고, 코코넛, 망고, 코코넛.
처음엔 무작정 다 적어보고 개중 취사선택하였다. 비트에 맞춰 부르다가 음이 맞지 않으면 수정하였다. 처음 불렀을 때 비트를 까먹어 가사 위에 작게 표시하였다. 그렇게 하면 다시 불렀을 때 얼추 비트를 기억하게 된다.
재미를 위해 녹음 파일을 올리려고 하니 부끄러워졌다. 심지어 음악을 편집해서 예쁘게 포장하려고 해 보았지만 이리 손 봐도 저리 손 봐도 소리가 튀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텍스트를 음성 변환하여 만드는 방법이었다. 만들고 나니 꽤 있어 보여서. 여기에 공개한다.
이 랩을 만들 때 옆에 김망고코코넛이 있었다. 랩을 녹음하는 내 모습을 보고 한마디 했다.
“이 친구 사부작사부작 혼자서도 참 잘 노는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