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
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의 향기 그대로-
(봄봄봄 – 로이킴)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가득 묻어나지만
성큼 다가온 봄내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도 봄
저기도 봄
세상이 온-통 봄내음일 그 날이 머지않았어요.
하여 그린 오늘 그림은!
봄의 아이입니다- 라고 자신 있게 외쳐야 하는데..
어머나, 이게 웬일인가요.
봄의 아이가 아니라
꽃봉오리 예술단이 나와 버렸어요.
저 포즈 하며 표정 하며
당장이라도
위대한 수령님을 외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려놓고 한참 웃었습니다.
역시나 제 손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요. (푸하-)
친한 친구 딸램 선물용으로 그린 그림인데 말이죠.
생일 선물 겸 초등학교 입학 선물 겸 해서 에코백으로 만들어 주려고요.
그림 그리면서 제일 행복한 순간은
바로 이런 때에요.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아주 잠깐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어 줄 때.
그림을 업으로 삼겠노라고 선언하고 버틴 지도 어언 삼 년-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희망보다는 절망을 만끽한 날들이 많았어요. 압도적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선 길인데도 마음이 너덜너덜해질 뻔했죠.
친구들에게 농담 삼아
야- 난 을도 안 돼. 병이야 병.
아니 정 근처에도 못 갈는지도 모르겠다.
저 밑바닥 어딘가에 내가 있어.
무존재 무쓸모 무가치야.
하고 웃고 말아요.
근데 실상이 그래요.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가끔 돈 버는 백수랄까요.
의뢰하는 분들 중엔
예의범절을 집에다 놓고 나오는 분들도 적지 않고
이따위 그림을 어디다 쓰냐고
무안 플러스 면박을 줘놓고선
여기저기 알차게 쓰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조바심으로 가득 찬 무명씨의 속내를 간파하고 사기를 치려는 분들도 있어요.
에휴- 좋은 분들도 많을 텐데
전 어쩌다가 이런 분들 위주로 만난 걸까요?
근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까짓 그림 확 때려치워야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 참 이상하죠?
여전히 그리기가 즐겁고 행복하고 유쾌하고
뭐 그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일이에요.
신은 저에게 아주 쪼끔- 발만 담그고 나온 듯한 재능을 주셨지만
그 재능을 사랑하는 마음은 백배나 많이-
모두가 때려치우라고 해도 숨어서 그릴만큼 주셨기에 제 마음은 언제나 봄날입니다.
봄!
네가 도망 다녀도 난 널 사랑할 거야.
먼 훗날이라도 내 옆에 꼭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