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할까봐 미리 말해두는 건데요
내가 원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에요
말도 조리있게 잘 하고
늘 이성적이며
모두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믿음직한 대한의 딸이랍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란 걸 끼쳐본 적이없어요
도움받은 일도 손에 꼽을 정도인 걸요
오죽하면 별명이 혼자서도 아주 잘해요-겠냐고요
근데 말이에요
왜 당신 앞에만 서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말 더듬긴 기본이고
스텝 꼬이긴 애교 수준이며
낮술 한 잔 걸친 사람처럼
얼굴까지 벌게져서
하지 않던 실수를 연발하지요
방금 전에도-
힐 신고 뜀박질해도 멀쩡하던 다리가
왜 하필 당신 앞에서 풀려버리냐고요
나 잡아봐라
뛰어다니는 심장 때문에
일상생활이 안돼요
별 뜻 없이 지은 당신 미소에
수억 가지 의미를 갖다 붙이곤
발그레 혼자 웃어요
이런 바보 같은 난
나도 처음이에요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