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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그림 Jun 22. 2022

이벤트에 당첨되었어요!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 이다 지음

이탈리아 이야기가 궁금해지면 가끔씩 들려보는 채널이 있다. 로마에서 가이드를 하고 계신 가족(이하 로마 가족)인데 코로나로 본업이 어려워지면서 문어발처럼 사업을 확장하고 계신다. 책도 출간하시고 유튜브도 하시고 올리브 오일 판매도 하시면서 다시 여행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워지면서 주변 사람들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갈 때에도 어떻게든 이탈리아에 남아보자고 결정하고 온 가족이 버티고, 또 버티고 있다. 이렇게 이탈리아에 남기로 한 구구절절한 사연이 궁금하신 분은 책을 사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brunch.co.kr/@jinho8426/117


이런 힘든 때에 이탈리아에 남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심정을 어땠을까. 짐작하기 어렵지만 남겨진 사람끼리의 유대관계는 좀 더 돈독해지지 않았을까. 여기에 그런 분이 또 있었나 보다.(어려운 결정을 하신) 이분 역시 책을 '출간'하셨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탈리아로 유학을 와서 미술품 복원사로 일하고 계신 '이다' 작가이시다.

난 이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예술에 매우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이탈리아 사람들과 미술품 복원사로 같이 일하고 있다고 하면 일단 인정해야 할 듯싶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특별히 우리보다 나은 사람이라서 예술을 대하는 눈이 까다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릴 때부터 주변의 예술품을 쉽게 접하면서 '미'를 보는 눈이 높아진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물론 '미'에 대한 찬양이 단순히 미술품에서 끝나지 않고 '미인'으로 확대되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아마도 많은 여성분들이 이탈리아 여행 중에 눈을 찡긋하며 지나가는 이탈리아 남자들을 보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 민감하게 대응하는 대신, '짜식들, 이쁜 건 알아가지구'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시면서 옆머리 한번 훑어주시고 가면 되시겠다.


로마 가족과 이다 작가님의 관계가 어떠한지 나는 모른다. 다만 가이드와 미술품 복원사라는 직업 사이에는 조그만 다리가 있어서(게다가 한국사람이니까) 서로 알고 지내고 있던 사이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이런 분이 책을 내셨다고 하니 로마 가족이 그냥 있을 수 없었나 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다가 '도서 증정 이벤트'를 하게 되었다. 그냥 간단하게 유튜브 채널에 댓글만 다는 아주 아주 쉬운 이벤트라서, 아주 아주 간단하게 댓글을 달았다가 덜컥 당첨이 되었다.


이벤트와는 별개로 읽기로 마음을 먹었던 책이었던지라 정중하게 사절 메일을 보내려고 하다가 마음을 바꾸었다. 저자의 사인본이라는 보내준다는 말에 그만... 대신 책 한 권을 사서 읽고 있다가 저자의 사인본이 도착하면 읽던 책은 또 다른 누구에게 선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죄송합니다. 이제 중고입니다)




늘 그렇듯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정작 알맹이는 별로 없다.

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많은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대신 르네상스의 정신을 관통하는 몇 가지 주제- 인간의 지성, 행복, 아름다움...-에 걸맞은 작품을 선정하여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설명이란 것이 너무 전문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아마도 아마추어로 시작하여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나같이 '눈'이 낮은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셨나 보다. 미술품을 보여주면서 옆에서 조근조근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기분이다.


"있잖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보면 비너스의 왼쪽 어깨가 심하게 기울어져 보이잖아. 왜 그런지 알아?" 뭐 이런 식으로 묻고 대답하지는 않지만 느낌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비너스의 모델이 되었던 피렌체의 여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겨우 23세에 그만 세상을 떠나다니...

"이 그림은 어떤 수도사가 그린 그림이야. 이탈리아 사람답게 아름다운 수녀와 사랑에 빠져서 도망을 갔대 " 같은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게다가 이 수도사 가족을 모델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그렸다고 한다. 이다 작가는 이 그림에서 행복을 보았다고 했다. 르네상스는 바로 신에게서 사람으로 중심이 옮겨가는 인본주의가 아니던가. 드디어 신에 대한 찬미보다는 인간의 행복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보는 예술작품은 '오, 멋지네'로 끝나지 않는다. 언젠가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가서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진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같은 책을 두 권이나 갖게 되었으니 한 권은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시는 분께 선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 글을 보신 분 중 '아, 나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 분 중 딱 한 분에게 선물을 하려고 합니다.

댓글 달아주세요.(다만, 국내발송만 가능합니다... 해외에 계신 분에게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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