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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그림 Nov 16. 2023

마테라 풍경

이탈리아 골목길 드로잉

풀리아지방 여행 중에 다녀온 마테라를 그려 보았습니다. 마테라는 정확하게 말한다면 풀리아에 속해 있지는 않습니다만, 경계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풀리아까지 갔다가 이곳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후회가 될 만한 곳입니다. 굉장히 독특한 곳이거든요


이곳을 다녀온 지 몇 달이 지났습니다. 언젠가 한번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마테라 풍경을 그려보겠다고 덤벼들지 않았겠습니까. 언덕 위의 성당탑을 너무 작게 그렸습니다. 그 비율에 맞추다 보니 이렇게 복잡한 역사지구를 그리게 되었지 뭡니까. 첫 단추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우리 집 꼬맹이와 홍여사는 ‘변태 같은 그림‘이라고 합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쪼끄만 선을 가지고 씨름하고 있는 내가 안쓰러워서 그랬을 테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그리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변태 같군요.


이번 그림은 밑그림 없이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그리다가 조금 틀려도 그 집이 그 집 같아서 아무 데나 넣어도 되는 일이라서요. 이 그림을 보고 실제 사진에 나오는 집의 위치가 틀렸다고 하지 마세요. 그냥 마테라가 이런 분위기의 동네로군 하고 느껴주세요.


사실 이런 그림보다는 틀리면 티가 확 나는 그림이 더 어렵습니다. 구도와 소실점, 원근감, 뭐 이런 게 틀리면 아주 어색하게 보이거든요. 제가 반 고흐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과생이라서 그럴까요. 그런 문제에 좀 더 민감한 거 같습니다.


가끔은 사람이 들어있는 그림도 그리지만, 없는 상태로 건물만 그리는 게 아주 편합니다. 사람이 얼쩡거리면 은근히 어렵고 피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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