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의 신도시 Miraflores
2014년 4월 23일 (수) 맑음
리마의 신도시 미라플로레스(MIRAFLORES)는 위 사진처럼 태평양을 바라보며 해변을 따라 조성된 신시가지로 현재 리마시의 중앙통이 된 지역으로 해변따라 고급주택가와 호텔들이 즐비하다. 한번 가 볼만하다해서 이번에는 택시를 안타고 리마 시내버스로 이동하였다. 리마 시내버스 앞면에는 행선지를 차례대로 적어 놓기 때문에 버스타고 가기는 쉽다.
미라플로레스로 들어서는 해변 입구에 세워져 있는 기념비부터 거창하다. 기념비 앞에는 멋진 오성 호텔 JW MARRIOT이 푸른 태평양 바다를 굽어보며 고급진 티를 내며 앉아있다.
Larcomar는 2002년에 조성된 쇼핑센터로 미아플로레스 해안 절벽위에 폐루 민속품점, 12 개 스크린이 있는 극장, 까페, 고급 술집과 식당, 볼링장, 세계적인 브랜드가 총집합되어 있어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까지 끌어 모으고 있다. 바로 해변가에 있는것이 아니고 해안 절벽위에 자리하고 있어 쇼핑센터로부터 태평양 바다를 조망할 수 있게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 쇼핑센터에서 위로 통하는 계단으로 올라 가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아래 사진처럼 해안도로는 저 발밑에 있고 여기는 높은 절벽 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바다경치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태평양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절벽위로 난 길을 통털어 clifftops라고 부른다. 여기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아래 위로 산책길이 몇 km나 이어져 있어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쇼핑이나 태평양 바다를 보기 위하여 찾는 곳이다. Clifftops를 따라 몇 개의 시민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높은 절벽위 지형을 이용해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눈을 왼편으로 돌리면 해안 절벽위를 따라 조성된 고급 아파트단지가 멀리 보인다. 아래 해변도로로 내려가지 않고 절벽 위로 난 도로를 따라 걷기로 하였다. 주말이 아닌데도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붐비는데 주말에는 그야말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이 절벽위를 따라 여러 시민공원이 조성되어있고 램프가 있는 스케이드보드 연습장, 고급 레스토랑, 등대가 줄지어 있다.
길따라 조성된 공원중에서 유명한 공원중의 하나가 사랑의 공원이라는 것으로 (PARQUE DEL AMOR) 한 쌍의 남녀가 화끈하게 껴앉고 뽀뽀하는 조각상이 있어 리마에 가면 전부 다 한번 씩 가보게되는 유명 관광지가 되버렸다.
사랑의 공원 벤치에 앉아 기념사진을 서로 한장씩 찍어주고 잠시 쉬었다가 가는데, 조그마한 공원 전체를 저런 색색의 타일로 장식하고있다. 어디선가 많이 본 형형색색의 타일 모자이크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있는 Gaudi가 조형한 Parque Guell을 그대로 copy한 공원이다.
사랑의 공원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패러글라이딩하는 장소가 나온다. 절벽위라 뛰어 내릴 공간이 확보되어 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있어 여기서 하는 모양이다. 동호회 회원 몇몇이 연습을 하고 있다.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모양이라 구미가 당기기도 하는데 이제 늙은 개가 되어 어찌 쉽게 NEW TRICK을 배울 수 있을까. 그런걸 잠깐동안 생각해 보았더니 조금은 서러워졌다. 한참을 걸어서 길따라 꽤 내려온 뒤에 온 길을 다시 뒤돌아보니 무심하게 태평양 파도만 넘실대고 있다. 이런 길이 해안 절벽을 따라 길게 만들어져 있다. 발품을 팔아 걷다가 지치면 쉬어 갈수 있게 중간중간 벤치도 마련되어 있다. 여행동반자 모델K도 여기가 마음에 드는지 근방에 아파트나 하나 얻어서 한달만 푹 쉬다가 가자고 철딱서니없는 말만 하고 있다.
내려오다보니 저 멀리 등대가 보인다. 역광으로 잡은 등대가 키큰 야자수나무와 잘 어우러져 이국의 풍취를 물씬 풍긴다. 한 두시간 정도 걸어서 내려 온 것 같다. 다리도 아프고 해서 미라폴레스 구경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해가 지기전에 서둘러 호텔로 돌아 가기로 했다. 내일 아침에는 배낭을 다시 꾸려 비행기로 쿠스코로 가야하기에 오늘이 리마 시내 관광의 마지막 날이다.
꾸역꾸역 걸어서 등대까지 왔다. 등대는 더 이상 뱃길을 위해 불을 밝히지 않는다. 마치 퇴역한 군인처럼 빳빳한 군복을 깔끔하게 다려 입고 부동자세로 서있다. 근처 현지 주민들 몇몇이 한가롭게 시간을 죽이고 있을 뿐이다. 단지 그들의 일상과 우리들의 비일상이 교차하는 곳이다. 우리 둘도 그들 현지인처럼 미라플로레스 언덕 위에서 곧 추억이 되어버릴 우리들의 기억을 일식집 회감처럼 잘게 토막내어 기억의 창고에 차곡차곡 집어 넣고 있을 뿐이었다. 길었던 하루 해도 곧 바다 저 편으로 넘어 갈 참이다.-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