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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Oct 20.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남미편 5

성스러운 계곡 Tour

2014년 4월 25일(금) 맑음


성스러운 계곡:Valley Sagrado De Los Inca


계곡으로 들어가기전 기념품 판매점에서

쿠스코 주변으로 반경 30 – 80km 이내에 예전 잉카제국의 중추를 이루었던 유적과 마을이 산재해 있는데 대개가 6000미터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계곡에 위치해 있어 이 계곡을 잉카의 성스러운 계곡으로 부른다. 길만 잘 알면 차를 렌트해서 돌아봐도 좋지만 보통 투어버스를 이용하는데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오후 6-7시경에 돌아오는 온종일 투어다. 시간이 넉넉하면 계곡 사이에 유적이 산재한 마을에서 숙박하면서 천천히 돌아 볼 수 있지만 마추피추 보는게 지상 과제인 관광객들에게는 그만한 시간을 할애하기가 힘들다. 나 또한 그런 형편이다. 위 사진은 계곡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한 마을에 정차하여 오늘 하루 필요한 물이나 필수품을 사도록 하며 기념품 가게도 둘러 보게한다. 이제 계곡 안으로 들어가면 물도 살 수 없다고 한다. 가이드 그 말에 모두들 내려서 음료수를 한 보다리씩 사 가지고 버스로 돌아온다. 기념품점에 들러보니 제일 눈에 띄는게 손으로 짠 카펫이다. 잉카의 로고처럼 눈에 확 들어온다. 예로부터 선조로부터 이어받은 전통 기술로 이제는 관광객을 상대로 해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페루 전통문양으로 짠 수제 카펫)




  계곡 속으로


전망이 탁 트인 곳에서 인증샷

버스가 점점 험악한 길로 올라 가기 시작한다. 그러자, 눈에 들어 오는 산세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산들이 높아서 그런지 구름도 넘지 못하고 추풍령 고개의 구름처럼 걸려있다. 비포장도로로 차가 두 대 겨우 지나길 정도의 폭으로 계곡을 내려갈 때는 좀 무섭기도 하다. 브레이크가 고장나면 그대로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것 같았다. 전망이 탁 트인 산중턱에서 버스가 잠시 정차하였다. 전망이 좋아 사진찍어라고 쉬어 가는 곳이란다. 중앙에 산골짝으로 흘러가는 강이 보이는데 우루밤바강이다. 저 강을 따라 내려가면 마추피추를 만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성스러운 계곡을 다른 이름으로 우루밤바 계곡으로 불리기도 한다.



산들이 하도 높아서 구름도 바로 넘지 못하고 쉬었다 간다


전망대에서 모델K의 인증샷





  유적지 피삭(PISAQ)


해발 3천미터 이상 고지에 형성된 옛수도 피삭


옛 유적지 피삭의 돌담들

쿠스코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는 유적지로 특이한 것은 가파른 산중턱을 계단식으로 밭을 만들어 식량을 생산했다는 것이다. 버스로는 차길이 있는 산허리까지만 가고 산 정상에 있는 유적지까지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정상까지 갈 작정하고 모두들 산등성이 사이로 난 길로 들어선다. 현재 마을은 계곡 아래에 산재해 있는데 옛 유적지 피삭은 이 산 꼭대기에 있었고 산등성이를 타고 계단식 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지금은 경작되지 않고 유적지 관광용으로 새로 단장해 놓은 것 같다. 피삭이 잉카 유적지중에 중요한 것은 10에서 11세기부터 거주한 것으로 보이며 초기 잉카제국의 수도였다고 한다. 이렇게 3천미터 이상 높은 곳에 요새를 만든 것은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적을 방어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마추피추처럼 높은 산 정상에 도시를 건설한 것이다.



성벽에서 내려다보면

성벽에서 내려다 보이는 현재의 마을. 지나온 산길이 꼬불꼬불 이어져있다.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유적을 토대로 보면 피삭은 군사적 목적의 요새(성)이었으며 또한 주거지였고 공동 묘지로써 그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꼭대기까지 올라 오는데에는 발품을 파는건 물론이고 더운 햇살을 받으며 숨을 조금 깔딱거려야 올 수 있는 거리이다. 올라 와서 아래를 쳐다보면 버스타고 올라 온 꼬불랑 길이 저 아래 까마득하게 보인다.


Pisaq 정상에서 내려다 본 마을


돌로 쌓아 놓은 담장

잉카인들의 천부적인 소질은 돌을 다르는데 있다고 한다. 이 사진은 별로 해당되지 않지만 종교적인 건축물에는 석재가 정밀하게 가공되어 돌과 돌 사이에 별도 접착제가 사용되지 않고 석면끼리 접착시켜 쌓아 올렸다고 한다. 이러한 건축 기법은 마추픽추 유적에 응축되어 있다고 한다. 아마도 마추팍추가 제일 마지막 도시이다보니 그간 축적된 석재건축의 KNOWHOW 를 마추픽추에 모조리 부어 넣은 것 같다.



피삭 유적지에서 모델K의 인증샷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

버스투어 일행들이 가이드(왼쪽 서있는 사람)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여러 민족이 조인해서 같이 투어를 하지만 가이드는 영어와 스페니쉬로 유적지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쿠스코 기념 모자

쿠스코나 마추피추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사서 쓰는 모자가 이거다. 나는 모자쓰기를 엄청 싫어하기 때문에 살 마음도 없었지만…





  첫사랑처럼 말없이 찾아온 고산병


피삭 유적지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다시 버스로 돌아와서 온 길을 조금 내려가다가 다른 길로 버스가 들어선다. 점심 때가 되어 가니 식당으로 가는데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왜냐하면 버스투어를 신청한 회사가 제마다 각각이다보니 버스 가이드가 사전에 인원을 파악하여 어느 식당에 몇명인지를 알아서 가는 길에 내려다 주고 1시간 뒤에 다시 각 식당별로 태우러 간다. 한 7군데 각기 다른 식당에 내려 준 것 같다. 처음으로 고산병 증세가 나에게 찾아왔는데 증세가 머리가 아프고 속이 체한 것처럼 토할 것만 같아 점심 음식에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게다가 리마부터 달고 온 감기끼가 있어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반갑지도 않게 방문한 것 같았다. 성스러운 계곡이 쿠스코보다 확실히 고도가 높은 것 같다. 불편한 나의 위상태는 아랑곳하지않고 모델 K는 뷔폐 점심식사를 여러번 들락날락하며 지 배만 채우고 있다. 이런 내가 측은했던지 식당 주인이 응급처치를 해주는데 우유빛나는 액체를 조그마한 플라스틱 물통에 담아와서 나보고 냄새를 페 깊숙히 들여 마시란다. 알코올 냄새가 나는 것 보니 페루 전통 술인것 같았다. 몇 번 들이 마셔도 별로 차도가 없다. 그냥 위만 비우면 그나마 살 것 같아 물만 조금씩 들이키고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고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증세가 나중에 쿠스코로 돌아 가면서 산을 조금씩 내려 가니 신기하게도 없어졌다.



계곡 안에 위치한 식당 1


계곡 안에 위치한 식당 2




   요새 오얀타이탐보(OLLANTAYTAMBO)


오얀타이탐보 올라가는 입구

점심먹으러 흩어진 일행을 다시 태우고 버스는 달리고 달려 오얀타이탐보라는 곳에 닿는다. 피삭을 지나면 도로가 우루밤바강을 따라 여기까지 달려오게 된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서면 거대한 돌계단의 위용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마추픽추는 알아도 오얀타이탐보는 첨 들어보는 지명이다. 쿠스코에서 약 90km 떨어진 곳에 있어 여기서 서쪽으로 40km 만 더 가면 마추픽추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중에 알고보니 같은 버스로 온 우리 일행중 몇명은 여기서 배낭을 메고 내려 여기서 숙박을 하고 내일 새벽에 마추픽추행 기차를 여기서 타고 마추픽추로 간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성스러운 계곡을 투어하고 다시 쿠스코로 돌아가서 마추픽추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 여행루트라고 한다. 이 거대한 유적이 잉카제국 시절에 숙박시설이라는 설과 요새라는 주장도 있는데 탐보(TAMBO)는 케추아어로 여관이라는 의미에서 숙소란 설이 우세하다. 가서 올라 가 보니 요새란 말도 맞는 것같다. 정상에 올라 가보니 뒤는 산이라서 올라 올 길도 없고 단지 입구만 봉쇄하면 그 누구도 정상으로 오를 수 없게 지형적인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계단으로 된 길의 경사가 가파르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경사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이렇게 측면에서 보면 경사가 약 45도다. 늙고 다리 힘없는 할배 할매는 못올라 간다. 이러한 돌계단이 약 300단이 있어 150미터를 45도 경사를 타고 오르게된다. 계단 폭도 좁기 때문에 올라 가는 줄 하나 내려오는 줄하나가 바로 마주치면 비좁다. 모두들 마추픽추 오르기전 전초훈련이라도 하듯이 열심히 오르고 있다.


계단을 오르면서 뒤돌아서서 바라본 우리가 들어온 입구쪽 전경

돌계단을 힘들게 발품팔아 (팔아도 뭐 들어오는 것도 없이 땀만 삐질삐질 흐른다) 정상에 올라 가면 앞 계곡사이로 들어앉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왼쪽 산 중간에 난 길로 이어진 곳에 네모난 건물터가 보이는데 곡식창고로 추정된다고 한다. 저런 경사난 산중턱에 창고를 지어야만 하는 것일까. 잉카시대의 마을 양식, 주택 스타일이 남아 있는 이 마을에서는 그 옛날의 관개용 수로나 하수도가 지금도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튼튼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는 이바구다.


정상에서 바라다 본 뒷산 정경. 산이 하도 높아 구름도 넘지 못하고 걸려있다


옛주거지

입장해서 바로 돌계단으로 올라 가지 않고 오른편으로 돌아 가면 위 사진처럼 옛 주거지 형태가 몇개 남아있다. 사진 오른편 중턱에 있는 네모난 건물터가 아까 정상에서 바라본 곡물창고터다. 이런 거대한 돌들을 맞은편 우루밤바강가의 채석장에서 운반해 온 것이라하는데 그 경사를 어떻게 끌어올렸지는 생각할수록 불가사의하다는 것이다.


돌담과 집터가 남아있는 유적지


남아있는 집들은 Adobe 벽돌집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돌계단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선인장. 정복자들에 대항한 잉카인의 정신처럼


원경으로 잡은 유적지

주거지터에서 전체를 잡은 것으로 입장해서 바로 돌계단으로 올라가서 산중턱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 피삭처럼 계단식 밭인 것 같다. 이 번성한 마을이 1537년에야 스페인 군대에게 함락되었다고 하니 쿠스코가 프란시스코 피사로에게 1533년에 정복되었으니 쿠스코 함락으로부터 꼭 4년을 더 버텨왔다는 이야기다.



마추픽추

1537년 오얀타이탐보가 점령되자 여기를 버리고 서쪽으로 40Km 이동하여 새롭게 건설한 도시가 바로 공중도시 마추픽추가 되는 셈이다. 옛날에 함락된 요새 오얀타이탐보를 버리고 이동한 잉카인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물론 이틀 뒤에 마추픽추로 이동하겠지만 그들보다 꼭 477년뒤에 따라가는 셈이다. 477년즘이야 지구의 수억년 역사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겠지.


유적지앞 기념품 판매점

매표소 앞 기념품 판매점. 관광지에는 항상 기념품 행상이나 점포들이 즐비하다. 기념될만한 물건이나 친지 가족들에게 선물할 것들을 골라보는 재미도 있기는 한데 배낭 여행자에겐 고역이다. 하나 둘 사다보면 배낭무게가 금방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급적 기념품을 사지는 않는데 여행끝나고 돌아와서 친구 친지들에게 줄 선물도 없다보니 그것도 다시 큰 고역이 되어 돌아온다. 그래서 나는 잘 찍은 사진이나 여행기를 DVD에 구워 선물대신으로 주는 걸로 때운다.





   새로운 공항 후보지 친체로(CHINCHERO)


친체로의 설산

오얀타이탐보 유적지를 뒤를 하고 버스는 산길을 냅다 가로 지르는데 사방이 높은 산들로 정상에는 흰눈들이 가득하다. 버스가 사정없이 달리기 때문에 셔터를 눌러봐도 선명한 이미지를 잡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때에는 개인 차로 여행을 하면 경치좋은 곳에 내마음대로 차를 세우고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텐데하고 생각해본다. 지금 가고 있는 마지막 유적지 친체로(CHINCHERO) 는 쿠스코로 돌아가는 길 중간에 있지만 사방이 높은 산으로 싸인 분지형태의 지형에 있어 친체로로 가는 길의 주변 경치가 그 어느 마을보다도 멋있다. 하도 눈에 삼삼하게 들어 오길래 버스 뒷편에 앉아 열심히 눌러댔지만 건진 것이 없다. 날도 점점 저물어 가니까 빛도 약해져 촬영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진다.



주위가 4천미터 이상 높은 고봉으로 둘러싸인 친체로 마을

가이드말에 의하면 현재 쿠스코 공항이 너무 좁아 새로운 국제항공 부지를 물색하는데 친체로가 그 중 하나란다. 쿠스코에서 가깝고(약 28km) 지형이 분지로 되어 평평하기 때문에 비행장이 친체로로 옮겨질 것이라고 한다. 몇 년뒤에 마추피추로 갈 사람들은 친체로에서 쿠스코를 거쳐 마추피추로 가야할련지도 모르겠다. 저런 산들로 둘러싸인 마을에도 애들이 집밖에서 놀고 있다. 말 그대로 두메산골같다. 버스는 이런 산길을 달리고 달려 거의 해가 서산 너머로 떨어질 즈음에 친체로에 도착했다. 여기에는 잉카제국의 10대 황제인 Tupac Yupanqui의 별궁이 있었고 중요한 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기초터만 남아있고 지금은 교회가 서 있다고 한다. 늦게 도착해선지 유적지로 가지는 않고 페루 전통 의상을 거치고 관광객을 맞는 커다란 상점 앞에서 내려준다.





    Inca의 전통 색상을 재현


전통 염색법을 시범으로 보여준다

상점 안으로 들어서면 전통의상으로 차려입은 여러 여성들이 양모로 실을 만들어 색색으로 자연염색 방법으로 고운 색을 내어 다양한 양모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범을 보여주는 전통적인 양모제조 과정을 관람하는 곳이다.


천연 염색 원료들

자연에서 얻는 색상을 보여주는 천연재료들


직물 짜는 방법을 시범으로 보여준다

가게 안에는 전통 베틀로 직물을 짜는 시범도 보여준다. 그리고 진열대에는 양모로 제조된 여러 모양의 완제품을 전시하여 놓고 관광객들의 구매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형형색깔의 실로 한뜸 한뜸 수놓은 제품


잉카문양을 넣어 손으로 짠 어깨걸이 가방


생화를 장식한 전통 모자

전통 모자를 자세히 보니 흰색과 빨간 색의 생화로 장식하여 한껏 멋을 내고 있다


며느리감으로?

모델 K와 잉카 유적지 친체로 산골 처자와 인증샷 한 컷


친체로 산골의 노을

친체로 산골에도 저녁 노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친체로 마을을 낮에 보지 못한 것이 서운하지만 여기를 마지막으로 쿠스코의 성스러운 계곡의 하루 투어를 마치고 쿠스코로 돌아간다.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쿠스코로 돌아와서 CHIFAS (중국음식점)에 가서 저녁을 먹고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였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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