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노킴 Oct 31.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남미편 11

소금사막 투어 2일째

2014년 5 월 2일( 금 ) 맑음



  사막투어 2일째

이른 아침 식사를 하는 관광객들

이른 아침식사이다. 7시도 채 되지도 않았는데 해는 뜨겁다. 아침식사라 해봐야 빵에 잼이나 발라 가지고 커피나 차로 가볍게 때우는 것이다. 그래도 제공되니까 요긴하게 잘 요기한다. 지금은 겨울철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추운편은 아니지만 모두들 사진의 옷차림처럼 밤에 잘 때는 춥다. 우리는 푹신한 오리털 침낭을 각각 갖고 다녀서 특히 소금사막 투어할 때 요긴하게 잘 사용했다. 낮에는 이른 가을날씨, 밤에는 겨울날씨라 보면 된다.


이른 아침 햇살에 길어진 그림자

어제밤 숙박했던 호텔. 호텔이란 단어에 일반적인 호텔을 연상하면 안된다. 아주 최소한의 시설만 갖춘 숙박시설이다. 화장실은 있지만 샤워시설은 없다. 그러니까 이런 사막 투어를 할려면 그런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해야한다.


이른 아침 안개에 싸인 소금 바다같은 사막

아침을 마치고 어제 밤에 내렸던 배낭을 다시 투어차량 지붕에 올려 짐을 정리한 다음 드디어 산악지대로 달리면서 뽀얀 먼지만 뒤로 남긴 채 볼리비아 고원지대를 통과한다. 마치 백야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소금사막 근처에 있는 공동 묘지

달리다보니 근처에 마을이 있는지 공동묘지가 보인다. 마음에 포근하게 들어오는 세 글자. R.I.P. 미국 공동묘지에 가보면 묘비명 맨 앞에 새겨진 세글자. “그동안 고생 많이 했데이. 인자 근심걱정하지말고 푹 쉬거래이” 경상도버전으로 표현하면 이렇겠지. REST IN PEACE. 나는 언제?


화산지대의 산

볼리비아 산들이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산 정상에 하얀 것이 눈인가 싶었는데 눈이 아니고 광물질이 빗물과 화학작용이 생겨 색이 바랜 것이라고 한다. 여기도 화산지대에 속하기 때문에 산들은 거의 다 민둥산이다. 식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인 것 같다.


긴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기묘한 모습으로 변하고

근처에 널브러진 바위들이 기나 긴 풍화작용으로 특이한 형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곧 무엇인가 볼거리가 있을 것 같다.


볼리비아 화산지대의 민둥산

아까 멀리서 본 산이 가까워지길래 다시 한번 크게 찍어본다. 아무리 봐도 허연 것이 눈처럼 보일 뿐이다. 산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지그재그로 나있다.


연기가 모락모락나는 활화산

이번 여행길에 망원렌즈를 갖고가지 않아서 김형기씨가 갖고 있던 망원렌즈 28-300미리를 잠깐 빌려서 찍어보니 왼편 봉우리에서 하얀 김을 내뿜고있다. 활화산인 모양이다.


활화산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한컷해보는데…….


풍화작용으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고

풍화작용의 결과로 빚어진 바위 형상. 양머리같기도 하고 소머리 형태같기도 하고. 여기도 투어중에 잠깐 들러서 기념촬영하고 가는 곳인 것 같다. 모두들 내려 증명사진 찍기에 바쁘다.


물고기 머리 형상인데 상어같기도 하고………


산돼지 한 마리가 언덕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고


거북등같이 볼록한데 손으로 후벼판 것처럼 구멍이 나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풀이다. 일반 사막에도 다른 식물은 자랄 수 없고 유일하게 낙타가 먹는 낙타풀만 자란다고 하는데 이것도 그런 종류의 풀인것 같다.


사막지대를 달리는 투어 차량들

볼리비아 산악지대의 풍경이 대부분 이렇다. 산은 있지만 나무가 없는 민둥산에다 바위들은 오랜 풍화작용에 시달려 제각기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사진 역시 한장으로 다 잡을 수가 없어서 8장 세로찍기로 해서 합성한 것이다. 호수가에 하얀것은 소금인줄 알았는데 소금이 아니고 무슨 미네랄이라고 한다. 소금사막을 지나와서 그런지 첨 보면 소금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길이 호수 오른쪽으로 돌아나가 왼쪽 큰 산밑으로 난 길을 따라 가는 모양이다. 투어 이틀째는 거의 이런 풍경을 보면서 진짜 화산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호수와 홍학 무리들

이 호수로 가깝게 다가가면 한무리의 홍학들이 호숫가에서 먹이잡이에 열중하고 있다. 화산지대의 민둥산과 푸른 호수와 홍학들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화가 된다. 이제부터 모두들 차에서 내려 홍학을 렌즈에 담기 바쁘다.


홍학을 이렇게 한꺼번에 다 잡아보기도 하고


이렇게 한마리만 잡아 보기도 하고. 물론 김형기씨 망원렌즈를 빌려서 잡은거다. 무거워서 짐 던다고 70-200미리 렌즈 안가지고 온게 두고두고 후회되었다.


호리호리한 아가씨 홍학. 늘씬한 다리가 매력적이다.


호수가에서 인증샷 하나 건지고.


소금 호수

호수 가까이 다가가서 보아도 저 하얀 결정체가 소금이 아닐까하고 궁금해 하였다. 소금은 아니다.




  볼리비아 사막의 동물들


남은 점심 야채를 잘도 먹는 야생 토끼

스페니쉬로 무어라고 하는데 생각이 안난다. 야생토끼인데 홍학이 있는 호수구경하고 근처에서 점심먹고 남은 살라드를 가이드가 바위 위에 놓아두니 달려와서 잘 먹는다. 사진찍으러 가까이 다가가도 별로 경계하는 기색없이 먹는데 집중하고 있다.


사막의 여우

난 이녀석 이름을 단박에 ‘룸멜’ 이라고 지었다. 사막의 여우이니까. 경계심을 잔뜩 가지고 먼 거리에서 우리 차를 보고 따라 온다. 망원렌즈 빌릴 틈도 없어 35-70미리로 잡았는데 너무 작게 나오길래

 CROP해서 좀 크게 성형수술한거다. 그러다보니 화질이 떨어진다.


과나코라고 하는 동물

과나코. 남미 안데스산맥지역에 서생하는 동물로 몸집이 별로 크지는 않고 사슴과 야마의 모습을 각각 가지고 있다. 남미 토종은 아니지만 볼리비아 사막지대에도 서식한다.


어제 하루 샤워못했다고 벌써 행색이 초라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가슴은 뭉클하다. 볼리비아 사막을 달렸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자연에서 받는 힐링이라 할까? 뭐 그런거 비슷한 것 같다.




  볼리비아 국립 유적보존공원


볼리비아 고원지대

여긴 사막지대라 하기보다는 고원지대다. 화산지대라 산에 나무가 없고 토양색상이 특이하게 붉그죽죽하면서도 누런빛을 띤다. 토양에는 염분이 많아 농산물 경작에도 적합하지 않는 모양이다.


황야의 6인

모두들 몰골들이 거친 황야를 몇주간 헤매고다닌 그런 모습이다. 그래도 그중에서 진짜 황야의 사나이 포스는 가이드에게서 물씬 풍겨난다.


먼지투성이 투어 차량

먼지에 찌들은 투어 차량. 혼자 달리면 먼지는 뒤로 뿜어내지만 마주오는 투어차량을 만나게 되면 상대 차가 일으킨 먼지를 고스라히 우리 차가 바가지채로 뒤집어쓰게된다. 그려면 차안까지 먼지가 들어와 한동안 숨을 멈춰야 한다.


국립 유적지 팻말

먼지를 일으키며 조금 더 달리자 국립유적보존지란 팻말이 보인다. 볼리비아식으로 돈 안들게 간편하게 간판만 세워 놓은 것 같다.


억겹의 세월로 빚어진 돌 작품들

집중적으로 이곳에 유구한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조물주가 빚어낸 바위들의 걸작품이 다 모여있다.


독특한 모양을 뽐내는 작품들

모두들 차에서 내려 제각기 인증샷 제조에 바쁘다. 유구한 세월의 시간으로 제각기 몸을 다듬은 바위들이 저마다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어 이름이나 지워주었다.


왼쪽 도룡농과 오른쪽 악어바위


거북바위


무제 ??


회오리바람 바위


돌모양이 마치 남향으로 난 창문같있다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김상용-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1934)




배 큰 도룡농


김태곤의 망부석. 간밤에 울던제비 날이 밝아 찾아보니 처마밑에 빈둥지만이……





  불교의 시간 개념 - 찰나(刹那)와 겁(劫)


나는 이런 풍상에 찌든 바위들을 보고있노라면 불교에서 말하는 시간개념인 겁(劫) 과 찰나(刹那 )라는 단어가 항상 머리 속에 떠 오른다. 예를 들면, 뭐뭐 하려는 찰나에 그가 나타나서… 또는 우리의 영혼이 영겁을 지나더라도 변치말고……….. 불교에서 말하는 겁의 시간개념은 이런거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백리되는 입방체에 겨자씨를 꽉 채우고 백년에 하나씩 꺼내어 까 먹을 때 그 겨자씨가 다 없어지는 시간. 또는 똑같은 입방체 크기의 돌방구를 백년에 천으로 한번씩 문질러 딱아서 돌방구가 문드러져 없어지는 시간이다.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의 개념으로 보통 우주의 생성에서 소멸에 이르는 시간을 지칭하는 것이다. 반대로 찰나는 순간적인 생각의 길이를 말하는데 염(念) 이라고도 한다. 손가락 한번 팅구는 것을 탄지(彈指)라 하는데 1 탄지는 400염이니까 1 탄지를 약 1초로 보면 찰나를 초로 환산해보면 0.0025초 쯤 된다고 한다. 수학으로 말하면 적분과 미분의 개념인데 미적분의 그 분할이 시간이나 공간으로 짜르거나 모으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생각 또는 개념으로 짜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무한대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찰나나 겁이 무한대 개념이니까 미적분과 같다는 것이다. 이런 겁의 개념을 적용해서 어떤 이는 겁을 표현하기로 커다란 돌방구가 바닷가의 무수한 모래알로 바뀌는데 걸리는 시간이라 하기도 한다. 이런 무한한 시간인 겁이 산술적으로 증가되면 이를 아승지겁( 阿僧祇劫)이라하여 도저히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시간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우리 인간의 백년도 채 못사는 시간을 겁에 비유하자면 조족지혈은 커녕 바닷가에 깔린 무수한 모래알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 모래알들은 있다고 그렇게 잘난 척하며 살 필요도 없고 또는 가진게 없다고 이 막막한 세상을 원망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그런 우주의 겁에 비추어 볼 때 현세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찰나도 아니고 그 찰나를 무한대로 미분해서 얻어지는 그런 짧은 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아승지겁이 가져가 준 조물주의 선물을 서비스차원에서 몇 장면 보여드리면 다음과 같은 것 들이다.(퍼온 사진들은 아니고 모두 내가 찍은 원판이다)


지중해 말타 북부 고조섬의 창문바위


터어키 괴뢰메의 버섯바위


카나다록키산맥 밴프국립공원의 캐슬마운틴


캐나다 최동쪽 섬 뉴펀드랜드의 아카이브 주립공원의 아치바위


호주 멜버른근처 포트캠밸 국립공원의 12사도바위


호주 Northern Territory주에 있는 울루루 바위





  국립공원 LAGUNA COLORADA


붉은샛으로 유명한 호수

오늘 마지막으로 투어할 곳인 라구아나 콜로라다. 번역하면 붉은 호수이다. 모두들 차에서 내려서 여권지참해서 공원 입장권을 개별적으로 사야한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통상 투어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


붉은호수란 명칭은 물속에 함유된 미네랄 성분이 붉게 보여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근데 오기 전에 본 사진처럼 그렇게 붉지는 않다. 특히 붉게 보이는 그런 계절이 있는가 보다.


그래 이런 색이야. 호수 왼쪽편은 붉게 물들여져있다. 하얀색은 소금이 아니고 역시 미네랄 성분이란다.


호수가 하도 넓어 세로찍기로 여러번 나누어서 찍어 합성하여 한눈에 호수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호수가에서 인증샷 한 장씩 남기고




먼 산을 배경으로 한 호수

오늘 투어는 여기 국립공원으로 끝난다. 공원 근처에 허름한 호텔이 있어 해가 넘어갈 즈음 숙박할 곳으로 차를 돌렸다. 오늘이 마지막 저녁이다. 식당으로 가 보니 테이블마다 각각의 투어팀이 자리를 하고 있다. 저녁식사는 호텔에서 일괄적으로 제공된다. 가이드가 내일은 아침 일찍 출발해서 칠레 국경까지 가야한단다. 그래서 모두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해가 지고 주위에 어둠이 몰려들자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간다. 모두들 단단하게 차려입고 잘 준비를 한다. 이럴 때 오리털 침낭이 얼마나 따뜻한지는 볼리리아 고원에서 추운 밤을 보내봐야 알 수 있다. 볼리비아 고원에서 마지막 밤을 오리털 침낭속에서 어제 밤처럼 따뜻하게 보내야 하겠다. -JH-



작가의 이전글 지노 배낭여행기 - 남미편 1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