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 아아레스(3)
2014년 5 월 16 일( 금 ) 맑음
어제 시내투어를 좀 더 알차게 했어야 했는데 꼴론극장 내부투어들어 간 것이 시간을 너무 잡아 먹었다. 그래서 어제 다녀 본 곳이 몬세라트지구의 5월 광장, 카빌도, 대성당, 대통령궁, 국회의사당 정도이고 산니콜라스지구는 꼴론극장, 플로리다 거리, 코리엔테스거리 정도이다. 그래서 오늘은 빠르게 몇군데 더 보려고 투어 버스를 이용해 보려고 한다. 홍콩이나 다른 나라 큰 도시에서도 비슷하게 운영하는데 주요 관광 코스를 정해 놓고 투어 버스는 계속 운행하고 관광객은 자기마음대로 타고 내리고 할 수 있다. 다른데는 못 가더라도 LA BOCA 지구는 가고 싶어 아침에 서둘러 투어 버스타러 다시 중앙통으로 나갔다.
지도에서 보듯이 LA BOCA는 아르헨티나 최초의 항구도시로 초기 이민자들이 상륙한 최초의 땅이다. 뱃사람과 노동자들이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선술집에서 노닥거리다가 그 관능적인 탱고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TANGO(현지 발음은 땅고)는 TANGERE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말은 영어로 말하면 TOUCH 로 몸을 서로 접촉하면서 추는 춤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태리계 이민자들 중심으로 1905년 결성된 보카주니어스 경기장인 LA BOMBONERA(봄보넬라). 봄보넬라의 뜻은 CHOCOLATE BOX 라고 한다. 그후 여러 차레 우승을 하기도 했다. 아르헨티아의 축구 영웅인 마라도나도 이 팀 출신이다. 시합이 없을 때는 스탠드로 들어 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 들어 가지는 않고 사진만 몇 장 찍었다.
버스 안에서 본 경기장 LA BOMBONERA.
가까운 담벼락의 그림낙서가 예사롭지 않다. 이 근방의 모든 담벼락이 캔버스가 되어 이런저런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가히 예술인의 마을인가? 이렇게 길가에 늘어선 집들의 벽과 테라스, 지붕을 원색으로 칠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이 생각은 La Boca 태생의 화가 킨케라 마르틴이 그 시초이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항구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캔버스로 옮겨, 그 재능과 감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 투어 버스는 바로 그 마을 까미니토(CAMINITO)로 가고 있다. 까미니토의 뜻은 LITTLE LANE 으로 오래된 탱고 노래 가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여기가 예술인의 마을 까미니토. 마치 뉴욕의 그리니치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을에는 그림을 팔러 좌판을 벌이고 있는 화가로부터, 관광객, 그리고 관광객들과 탱고 포즈를 취해주고 사진찍어 주면서 팁을 받는 탱고댄서들도 엄치 많다. 왼쪽 위에 있는 새 교황님도 반겨 주신다.
2013년 2월에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최초의 교황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으로 검소함과 겸손함으로 명망이 자자한 현재의 교황님이다.
마을 길로 들어서면 길 양쪽으로 그림을 걸어 놓고 파는 배고픈 화가들이 많다. 어느 누가 예술은 배고픔과 길을 같이 한다고 했나. 예술그림도 있고 상업적 그림도 있겠지만 성공하지 못한 예술인은 항상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마을을 걸어 다니면 볼거리가 많다. 제일 많은게 그림이지만…… 때론 길거리 댄스 공연도 볼 수 있다.
때로는 원하지 않아도 거리 공연자들이 머플러 걸어주고 모자씌어 사진을 찍게 만든다. 물론 팁을 노리고 하는 짓들이다. 모델 K도 그 덫에 스스로 걸려 들었다. 기본이 미화 5불이라고 댄서가 가격을 자진해서 알려준다.
강렬한 원색이 그림자의 짙은 색과 대비되어 더욱 더 원색의 화려함이 눈을 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즈음이라 짙은 땅그림자가 길게 깔리기 시작한다.
나무도 예쁜 형형색색의 옷을 입었다.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세사람. 아르헨티나에서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세 사람이 누굴까? 왼쪽에 유니폼입고 있는 사람은 축구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중앙에 손을 들어 화답하는 여자는 에비따. 마지막 오른쪽 저 신사분은 탱고의 명인 필리베르토. 그리하여 아르헨티나 삼걸이라 해도 되겠다. 여전히 이 세명은 아르헨티나 국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강렬한 원색의 색상이 노랑과 청색이 많은데 그 이유는 보카주니어스 축구팀의 칼러이기 때문이다.
원색이 지배하는 그림. 땅고를 길거리에서 추고 있는 까미니토를 그리고 있다.
오늘은 주말이 아니라 그리 붐비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주말이면 예비 화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들고 나와 빵과 바꾸기 위해 더 많이 거리에 전시하고 그에 따라 관광객들도 엄청 모여 든다고 한다.
노천까페. 손님은 없어 텅 비어 있지만 분위기만큼은 가슴에 꽉 찬다.
마을 전체가 그림 속에 녹아 있다. 벽에도 화려한 그림으로 장식을 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이런 원색으로 벽, 지붕, 창문틀 할것없이 강렬한 색상으로 도배되어 있다.
만약 색칠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볼품없는 허름한 양철 건물이겠지만 몇가지 색상을 입혀 훌륭한 상점으로 탈바꿈되었다.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한쪽은 강렬한 원색으로 도색되었지만 건물의 다른 쪽은 색이 바래 칙칙한 모습이다.
레스토랑마다 생음악을 들려주고 어떤 레스토랑에서는 멋진 땅고 댄스를 시범보이는 곳도 있다. 나이가 지긋한 영감님의 기타 연주가 해묵은 된장 맛처럼 깊은 맛이 있다.
지붕없는 이층버스. 관광객들이 타는 버스다. 까미니토에서 구경마치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위해 관광버스를 타고 있는 관광객들.
같은 까미니토에 정차하고 있는 시내버스. 어제 저녁에 이 버스타고 BAR SUR 찾으러 갔다가 허탕쳤다. 버스 종점이 LA BOCA라서 종점까지 가봤다. 까미니토 다음 정거장이LA BOCA이다. 아직 그 곳은 가난한 이민자들의 정착촌이라 범죄가 많다고 한다. 종점에서 내려 걸어 나오는데 순찰중인 경찰차가 다가와서 카매라 조심하고 다녀라고 한마디하고 갔다. 그 때가 해가 넘어 가면서 주위가 어둑해지기 시작하자 경찰들이 마을을 순찰하기 시작하였다.
버스 앞창에 적혀있는 버스 경유지보면 ONCE라고 적혀 있는데 온세라고 읽고 뜻은 숫자 11인데 시장이름이다. 11시장정도. 한국 교포들이 그 시장에서 억척스럽게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버스타고 가 보았는데 고급 시장은 아니고 서민들이 주로 찾는 서민형 시장이다.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어제 아침에는 버스를 잘못타서 가보니까 한국 상점 간판들이 많이 보였다. 한인촌 같았다. 여기에도 한국교포들이 제법 많이 거주한다고 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버스타기가 힘든 이유가 있다. 여기는 버스 노선이 전부 ONE WAY로 되어있어 타는 방향과 내리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그게 힘들었다. 한국같이 내리는 정거장에서 바로 길건너가면 반대방향 노선을 탈 수 있는데 여기서는 그게 안된다. 다음에 남미 가게되면 내가 써먹은 콩글리쉬가 아니고 약식스페니쉬를 이용해보시기 바란다. 다 통한다. PARA= GOING TO, AKI=HERE, BUS=BUS 발음이 부스. LA BOCA가는 버스를 여기서 탑니까? 라고 현지인에게 물어 보고 싶으면 “부스빠라라보카아끼?” BUS PARA LA BOCA AKI? 라 하면 다 알아듣는다. 더 간단하게 하면 PARA LA BOCA? 하면된다. 이 실용회화는 이미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에서 시내버스 타면서 검증된 바 있다.
까미니토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강. 플라타강의 지류이겠지.
제일 확실한 관광수입 증진 방법인데…때로는 관광객보다 국내 거주자들이 몰려들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까미니토 투어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층버스에 맡기고 눈으로만 구경하고 있다. 버스가 고급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지역으로 들어선다. 주위 환경이 매우 정돈되어 있고 한눈으로 보아도 부촌같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일단 투어버스를 타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일 부촌이고 에비타 묘지가 있다는 레콜레타 지구(BARRIO RECOLETA)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레콜레타 지구에 있는 관광묘지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관광코스가 되었다. 조각과 전통적인 장식으로 꾸며진 납골당은 묘지라기 보다는 예술적인 건축미를 먼저 느끼기에 유명 관광 코스가 된 것 같다. 역대 13인의 대통령을 비롯해 에바 페론같은 유명인의 묘가 많아 일년내내 그들의 납골당에는 참배객들이 바치는 꽃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에비타땜에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어 버렸다. 영화는 1996년 작품이다. 당시 최고의 스타 마돈나가 에비타역을 맡아 열연해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것 같은데…… 희미한 옛사랑의 기억처럼 흐리멍텅하다.
투어버스가 레골레타지구 근처에 갔지만 내리지 않았다. 이제 엉덩이가 무거워져 버스 좌석에 붙이고 있는 것이 평안하다.
날이 금방 어두워진다. 해가 떨어지니까 바람막이도 없는 이층버스에 앉아 있는 것도 힘들다. 센 바람이 몸 구석구석을 할키고 지나간다. 별수없이 투어버스가 출발한 몬세라트 지구까지 계속 타고 가야한다.
무슨 공관인지 호텔인지 잘 조성된 나무들로 삥둘러 싸여 그냥 한눈에 보아도 좋은 곳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곳이다. 이층 투어버스 위에서 찍은 오늘 마지막 사진이다. -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