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Samoa
2017년 5월26일 (금) 맑음
피지의 환상적인 resort Yasawa Islands의 3박4일 크루즈를 포기하고 대신 Samoa 여행일정을 잡은 것이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는 처음에는 판단할 수 없었다. 그러나, West Samoa의 수도인 Apia에 도착해서 그곳에서 American Samoa로 갈 수 있는 항공편이 있다는 것을 알고난 후부터는 참으로 잘한 결정으로 받아 들였다. 왜냐하면 내가 진짜 가고 싶은 곳이 바로 American Samoa였기때문이다.
동일한 문화와 언어를 가진 폴리네시안이 살았던 사모아제도를 20세기초 제국주의 열강들의 식민지정책으로 서쪽은 영국과 독일이 동쪽은 미국이 분할하여 통치하였다. 서사모아는 독일의 통치하에 있다가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하자 뉴질랜드가 위임통치를 후 1961년 독립국가가 되었다. 동사모아는 아메리칸 사모아로 우리나라의 참치 원양어업의 전초기지로 원양선원들의 애환이 서린 곳으로 미국령으로 관리되고 있다. 수도는 팡고팡고(Pago Pago)이다. 그곳 현지인들은 이를 팡팡고라고 부른다.
오후 1:40분에 출발하는 Fiji 항공으로 서사모아의 수도인 Apia로 향하였다. 피지 낭디(Nadi)에서 Apia까지는 약 1시간 45분 소요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수도 Apia까지 약 1시간 반이 걸렸다. Apia 국제공항에서 승객중 약 반이상이 내리고 다시 승객을 태우고 뱅기는 호놀룰루로 떠났다. Apia로 가는 뱅기안에서 옆에 앉은 Samoa 현지인에게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편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하길래 버스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루함을 느낄 시간도 없이 뱅기는 Samoa 수도 Apia 교외에 있는 Faleolo 국제공항에 사뿐하게 내려 앉았다. 패스포트에 또 한 국가가 찍혔다. SAMOA라고 하니 진짜로 남태평양에 발을 디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피지가 남태평양에 있어서 교통의 요지라고 해서 항공노선이 어디로 가고 오는지 알아보았다. 위 departure 게시판에서 보는 것처럼 남태평양의 경제대국은 호주와 뉴질랜드이다. 호주로 가는 노선은 시드니, 멜버런, 브리즈번로 이어지고 뉴질랜드는 오클랜드로 연결된다. 그 외 노선은 내가 갈 Samoa의 수도 Apia로 연결되고, Port Villa는 바누아투의 수도로 그곳으로 이어지고, wallis는 프랑스 자치령으로 작은 섬나라이다. 정식 명칭은 Wallis-Futura로 인구도 2-3만명 정도로 매우 작은 나라이다.
Wallis-Futura 프랑스 자치령의 존재는 몰랐다가 여기와서 비로소 알게 된 나라이다. 남태평양에 무수하게 흩어져 있는 섬나라에 거주하는 인구가 적어 섬을 연결하는 항공 노선이 매우 제한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이 지도를 보면 피지가 남태평양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위치가 남태평양의 중간에 자리잡고있어 피지에서는 뉴칼레도니아, 바누아투, 월리스푸투나, 서사모아(아메리칸 사모아로 가는 노선은 없다) 통가로 쉽게 연결되는 노선이 있다.
통관후 버스를 찾으러 나가보니 택시기사들이 몰려들며 버스가 없다고 택시를 타고 가라고 한다. 분명히 뱅기에서 옆에 앉은 현지인이 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한 녀석이 끝까지 따라오며 택시를 타라고 징징대는데 어느 정도 배낭여행의 고수 반열에 드는 내가 말려들리가 없겠지. 돈이 문제가 아니고 창문없는 버스가 여행서에 소개되어있고 오늘 오후는 별 할 것없는데 현지 버스를 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끝까지 버텼다. 공항을 걸어 나와 신작로 길을 건너니 몇몇이 모여 있어 버스 Stop인 것 같았다. 코코넛 열매를 아이스박스에 넣고 파는 행상 아지매가 있어 Apia가는 버스가 여기 서는지 물어보니 그렇단다. 뱅기 안에서 얻은 정보가 확실하게 빛을 내는 순간이었다. 내가 다녀본 나라들 대부분은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버스같은 대중교통편이 다 있기 마련이다. 그게 없다면 공항에서 허드렛일하는 민초들이 어떻게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니 교통편을 택시기사한테 물어보면 올바른 정보를 줄리 만무하고 택시타라고 꼬신다.
공항에 있는 교환소의 환율로 뉴질랜드달라(NZD), 호주달라(AUD), 미화(USD) 그리고 피지달라(FJD)만 받아준다. Samoa로 오는 관광객의 나라가 주로 식민지 시절의 종주국인 뉴질랜드이고 가까운 호주나 피지에서 주로 온다는 것을 뜻한다. Samoa의 통화는 WST라고 하는데 이는 West Samoa Tala의 약자로 간단하게 T라고 쓴다.
버스를 타자마자 따가움이 아닌 정감어린 시선이 집중한다. 특히 대여섯살 정도 되보이는 꼬마 두 녀석이 잔뜩 호기심어린 눈망울로 나를 힐끔힐끔 살펴본다. 내 생김새가 자기 종족과는 판이하게 틀리다는 것을 직감하는 모양이다. 버스는 몇 정거장을 지나고 종점에서 한참을 쉬었다가 다시 아까 내가 탔던 공항 정류소를 지나 Apia 시내를 향하여 달려갔다.
이 아름다운 해변이 버스 종점이라고 한참을 쉬어간다. 건너편을 보니 빈 택시들이 줄지어 정차하고 있었다. 지도를 보니 감이 왔다. 여기가 옆에 있는 큰 섬인 Savai'i로 가는 페리보트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서사모아는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수도 아피아가 있는 Upolu 섬과 화산섬인 Savai'i섬이 큰 섬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1.5배 정도로 인구도 이십만명 정도의 작은 섬나라이다. 경제는 주로 농업이 60% 정도 차지하고 관광수입과 대외 원조나 차관에 의존하는데 식민지시절의 종주국인 뉴질랜드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고 있다고 한다.
국제공항이 있는 교외 Faleolo에서 수도 Apia까지는 약 25km 떨어져 있다. 길은 섬해안을 따라 난 main west coast road를 타고오면 된다. 공항이 교외에 있다보니 Apia로 가면서 Samoa 특유의 전통가옥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1905년에 지은 하얀 건물의 캐톨릭 교회로 해안도로에 앉아 있어 바다를 향해 우뚝 솟아있다. 하나 특이한 사항은 남태평양에 흩어져 있는 여러 섬중에서 유독 Samoa에 기독교 복음이 가장 많이 전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Samoa에는 기독교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여행서에는 Samoa에서는 주일에는 모든 것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주일날을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호텔 예약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는데 밑에다 Japan 이라고 적혀있었다. 난 그렇게 말한 적이 없는데... 카운터에서 숙박계를 적고 있는데 어디서 한국 드라마에서 한국말 대사가 흘러 나왔다. 물어보니 카운터 아가씨가 한국드라마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아니 한류가 이렇게 멀고 먼 남태평양까지 흘러든다니 감탄과 우쭐함이 동시에 나란히 일어섰다.
저녁을 챙겨 먹을까하고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보았더니 저녁 메뉴는 뷔페라고 해서 무엇이 있는지 둘러보니 먹음직스러운 구운 바다가재와 참치회가 있어 접시에 퍼 담았다. 가격이 60wst라고 하니 미화 24불 정도로 괜찮은 가격이었다. 간만에 입에 맞는 음식을 찾은 것 같았다.
Samoa가 참치어업의 기지로 유명하여 일본과 한국 원양어선들이 조업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참치조업권 명목으로 배 한척당 수만불을 징수한다고 하니 나라의 중대한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Tuna는 이곳에서는 매우 흔하고 평범한 어종에 속한다고 한다.
West Samoa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서 American Samoa로 연결되는 경뱅기 노선이 있다는 걸 알고 피지 휴양지에서 3박4일을 보내지 않고 Samoa로 여정을 변경한 것을 잘했다고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다음 날 아침 당일치기로 다녀오려고 간단하게 카메라만 챙겨들고 길을 나섰다. -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