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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an 13. 2019

지노 배낭여행기 - 남태평양편 25

쿡 아일랜드 입성

2016년 6월 7-8일(수목)매일 맑음


돌고 돌아서 쿡섬으로


피지 —> 통가--> 오클랜드—> 쿡아일랜드—> 타히티 루트

통가에서 쿡이일랜드까지 직선거리로    1000마일 (1600km)이지만 직항 노선이 없어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가서  곳에서 쿡아일랜드로 날아 가야만 한다. 근데 통가에서 오클랜드까지 거리는 1278마일(1992km)이고 오클랜드에서 쿡아일랜드까지는 1885마일(3015km) 이기에 직선으로 1000마일만 날아  거리를 돌고 돌아 3086마일을 날아 가야만한다고 하니 시간과 돈이 허비되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게다가 오클랜드 공항에서 연결편을 타기 위해 무려 17시간을 layover(공항대기)해야 한다고 하니 유쾌한 여정은 아니었다.


지금부터 근 60여년전인 1959년 남태평양을 여행하였던 한국인 최초의 세계여행자인 김찬삼 선생도 아메리칸 사모아에서 쿡아일랜드를 경유하여 타히티로 가려고 하였으나 연결 항공편이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쿡아일랜드를 포기하고 바로 타히티로 들어 갔다고 한다. 그 때나 근 60여년이 지난 지금이나 쿡아일랜드로 가는 연결 항공편은 어렵기만 한 것 같다. 비록 돌아서 가기는 하지만 쿡아일랜드를 거쳐서 타히티로 가는 나의 여정이 그 옛날보다는 조금 나은 듯 하다.



망망대해 남태평양 바다위를 날아 쿡아일랜드로


깊숙한 만이 내려다 보이는 통가 해안선




  오클랜드공항에서 노숙


통가에서 쿡아일랜드로 가는 직항노선이 없는 관계로 통가에서 저녁 뱅기로  일단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날아 갔으나, 그곳에서 쿡아일랜드 연결편이 바로 없어 무려 17시간을 layover(공항대기) 하였다. 밖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호텔에서 자고 바로 다시 공항으로 되돌아 와야하고, 이전에 호주 뉴질랜드 배낭여행할 때 오클랜드 시티 구경은 충분히 하였기에, 그냥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로 하였다. 공항내 한적한 곳을 찾아 명당자리를 골라 이리 저리 다녀 보지만 그리 썩 맘에 와닿는 곳이 없다. 사람이 뜸한 대기실 의자에 비스듬히 몸을 뉘여 보지만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딱딱한 의자에서 잠깐 눈을 붙이다가 잠이 깨면 일어나 앉아 밀린 여행기를 정리하기를 여러번 반복하면서 그 시간을 겨우 죽여 나갔다.


오클랜드 전경이 훤히 보이는 버닷가에서 촬영(2014년 가을)


오클랜드 명물인 Sky Tower가 안개속에 묻혀있다


쿡아일랜드 수도 아바루아(Avarua) 국제공항에 해가 한참 넘어 간 뒤땅거미가 스물하게 깔린 뒤에서야 내렸다

오늘 이동해서 가려고 하는 쿡 제도는 오클랜드(Auckland) 에서 북동쪽으로 1885마일(3015km), 호주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3115마일(4985km), 파푸아뉴기니에서 남동쪽으로 3634마일(5815km) 떨어진 남태평양에 위치해 있다. 쿡 제도의 가장 가까운 이웃은 동쪽으로 타히티섬, 서쪽으로는 미국령 사모아로 각각 대략 1500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 나라의 면적은 호주 수도인 캔버라 특별 구역이나 미국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 주 정도로 200만 sq km나 되는 서유럽을 합친 총면적과 맞먹는 남태평양 바다 위에 펼쳐져 있다. 인구도 2만명이 채 되지도 않는, 얼핏 보기에도 엄청나게 작은 섬으로 조그마한 세계지도에는 작은 점으로 겨우 표시될 수 있다. 15개 섬은 남부와 북부,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며 1000km 나 되는 공해로 나뉘어져 있다. 남부 그룹은 대부분 신생 화산섬들이며 사실상 남부 프렌치폴리네시아에 있는 호주에서 시작하는 화산 불고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북부 그룹은 모두 오래된 환상 산호섬들이다. 쿡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은 라로통가(Rarotonga, 67 sq km)이며 수도인 아바루아(Avarua)가 이 섬에 위치하며, 가장 작은 섬은 수와로우(Suwarrow, 0.4 sq km)이다. 풍경은 다른 대부분의 남태평양 섬들에서 보이는 것처럼 암초나 산호섬들로 둘러 싸여 있다.




   나라이름이 쿡아일랜드


정식 나라이름이 쿡제도 또는 쿡아일랜드로 수도는 어제 밤늦게 도착한 Rarotonga 섬에 있는 아바루아(Avarua)이다. 남북에 산재한 15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로 제일 큰 섬이 라로통아섬인데 15개 섬면적을 다 합해보았자 미국에서 제일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주 정도이다. 그러나 바다 면적으로 보면 서유럽 전체를 합한 면적 200 sq km 정도라 하니 얼마나 넓은 남태평양 바다위에 15개 작은 섬이 흩어져 있는지 상상하기 힘든 곳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약 2300여년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고 최초로 이 섬을 발견한 사람은 1595년 스페인 탐험대였다. 그 후 1773-77년에 걸쳐 영국의 제임스 쿡선장이 대부분의 섬들을 탐험하고 섬이름을 Hervey Island(당시 영국 해양부 장관의 이름을 따서)라고 작명했었는데 그 후 러시아 지도 제작자가 다시 쿡 아일랜드로 개명하여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1888년에 영국이 주권을 선포하여 뉴질랜드의 직속령으로 관리하다가 1901년경에는 현재의 모든 섬들이 뉴질랜드에 합병되었다가 1965년 외교와 국방만 뉴질랜드에 남겨진채 독립적인 자치령이 되었다. 공식언어는 영어와 원주민이 사용하는 마오리어. 화페는 물론 뉴질랜드 달러(뉴딸)를 사용한다



공항에서 마주한 관광 안내도




렌트카로 섬을 돌아보고


쿡아일랜드 본섬인 Rarotonga 지도

이틀 예정으로 들어온 쿡이일랜드에서 할 것이라곤 렌트한 차로 작은 섬을 동서남북으로 돌아보는 일이었다. 섬둘레가 약 32km 정도로 차로 돌아 보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섬에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공버스가 있다. 수도인 Avarua에서 출발하는 일반 버스가 한 방향으로만 운행하는 것이 아니고 동과 서로 각각 달리기 때문에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Google map에서 본 Rarotonga

쿡아일랜드의 수도 Avarua가 있는 섬을 Rarotonga라고 하는데 제일 큰 섬이다. 위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섬둘레를 돌아가는 길이 두 갈래가 있다. 하얀색으로 표시된 안쪽으로 난 길을 옛길이란 뜻의 Ara Metua라고 하는데 약 11세기에 형성된 길로 초기 정착시에 자연스럽게 만든 길이고, 다른 하나는 노란색으로 표시된 길로 Ara Tapu 라고 하는데 성스러운 길(Sacred Road)이라고 한다. 아마도 관광도로처럼 시원한 해변가로 푸른 바다를 가슴에 끼고 달릴 수 있는 길이다. 물론 나도 렌트한 차로 Ara Tapu로 달렸다. 섬 중앙에는 나무로 덮인 산들이 솟아 있어 섬중앙을 지나 남북이나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는 없다.



섬 중앙에 솟아오른 산




 Ara Tapu 해변 길을 달리다


아침에 카매라를 둘러 매고 렌트카로 해변 도로를 달렸다. 섬에서 해야할 일이라곤 풍경좋은 해변에서

사진찍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도 꼭 해야만 할 일도 아니었다. 내가 무슨 여행잡지사의 사진기자처럼 멋진 사진을 담아 마감시간에 쫓기듯이 본사로 송부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프리랜서 사진기자처럼 사진을 잘 찍어 팔아서 밥을 사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음은 엄청 자유스러운 것이었다. 꼭 해야만 할 일이 있는 경우와 해도 되고 안해도 그만인 일들만 있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어느 쪽이 머리 속이 시원해지는 지는지는 쉽게 알수 있다. 짬을 내어 카매라 둘러매고 세계를 돌아 다니는 배낭여행이 가져다 주는 자유로움이 바로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일로 가득찬 머리 속이 서늘해지는 짓>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모두들 그렇게 조그마한 여유만 되면 모든걸 접어두고 먼 길을 떠나려고 하는 것일까.



수도 Avarua town 약도

위 지도에서 보듯이 수도 Avarua는 섬 북부해변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라고 해서 폼나는 삐까한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다른 지역보다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나 숙박업소, 차 렌트회사, 식료품 가게등 편의 시설이 늘어져 있다. 국제공항(섬에 있는 유일무일한 공항)은 Avarua town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별로 멀지도 않다.



쿡아일랜드 해변

섬의 해변 풍경은 어느 남태평양의 그것과 별 다를 바 없다. 맑고 푸른 하늘아래 투명한 코발트색으로 무장한 바다가 파도도 없이 물결만 실렁실렁 넘실거린다. 저 멀리서 깨어지는 파도가 하얀 선으로 경계선을 이루는데 섬 주위에 형성된 산호초에 밀려오는 파도가 부딪혀 마치 섬을 둘러싼 하얀 울타리처럼 선을 그어 놓는다.



해변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관광객들

산호초들이 거센 파도를 멀리서 막아 주고, 수심이 얕아서 마치 파도가 없는 풀장에서 노는 것 같아 어린애들이 안심하고 물 속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없는 마치 조용한 풀장같은 쿡아일랜드의 해변을 두 장의 사진을 연결하여 광활한 하늘과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준다.



호텔에서 빌린 렌트카로 돌아 다녔다. 일제 Nissan 차다.




   열대어가 이렇게 이쁠수가


부두가에서 본 열대어


수도 Avarua에 있는 Avatiu 항

섬을 한바퀴 차로 돌고 나서 점심을 먹을겸으로 Avatiu 포구로 나갔다. 공항에서  약간 over 노출로 화사하게 찍은 사진이 마치 겨울에 눈이 내려 산과 해변에 하얗게 얼어있는  같았다.


하늘에서 본 Avatiu 항구

운좋게도 뱅기가 내릴 때 잡은 항구의 모습으로 외지에서 들어 온 세일보트들이 정박하는 곳으로 근처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들어 온 세일보트들이 닻을 내리고 있었다.


포구에 있는 식당을 겸한 주점

포구에서 세일보트를 구경하고 있는데 길다란 쇠작살을 들고 수경을 목에 건 현지인 청년 하나가 조그마한 나무 카누를 해변으로 들어 올리고 있었다. 해변 백사장에 물이 잘 빠지게 카누를 엎어 놓고 그 옆에 내려놓은 알록달록한 고기들이 담박에 눈을 끌었다. 다가가서 청년에게 물어보니 카누를 타고 나가 잠수해서 작살로 잡은 고기들이라고 하면서 저녁 찬거리로 한탕하고 왔다고 한다. 고기 땟갈이 마치 무슨 물감을 풀어 페인트 칠한 것처럼 원색을 자랑하고 있었다. 찬거리로는 어떤 맛일련지 호기심이 동하였으나 알아 낼 도리가 없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건너 온 세일보트


허름한 목재보트에 엔진을 얹은 배. 건너편 식당에서 생선을 잡아 식자재로 사용하는 모양이다


통통하게 살들이 오른 쿡아일랜드의 열대어들





   야자수가 있어야 해변이 살아난다


야자수와 궁합이 잘 맞는 쿡섬의 해변 풍경

돌아 다니다가 해변에서 이 풍경을 마주할 때 그런 생각이 퍼득 들었다. 키가 큰 팔등신의 두 미녀가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나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야자수가 하도 길쭉해서 게으르게 눈만 치켜 올린다고 볼 수도 없고 턱을 들어 올려야 온전하게 다 볼 수 있다. 만약에 키큰 야자수가 없었다면 하늘과 바다 풍경이 저곳에서 살아서 기어 나올 수가 있을까? 서로들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자뻑으로 치더라도 쿡아일랜드에서 찍은 사진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해변 풍경이다.


야자수의 시원한 그늘로 들어와서 바다를 바라 보았다. 남태평양의 태양은 만만치 않다. 아무런 차양막없이 혼자 승부하려고 맨땅에 서있는 행동은 무모한 짓이다. 간혹 구름이 몰려와 태양을 가려줄 때가 있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다. 남태평양 지역에서 흐린 날 보는 것이 영국 런던에서 쨍쨍한 햇빛 든날 보기만큼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런 남태평양의 화사한 태양땜에 푸른 하늘과 코발트 바다가 더욱 더 화사하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야자수 그늘아래서




  Rarotonga섬의 풍광 모음


다음에 나열한 사진들은 차를 타고 해변도로를 달리다가 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만나면 차를 갓길에 세워두고 짬짬이 찍은 것들로 쿡아일랜드의 여러 섬중의 하나인 Rarotonga섬을 대표하는 해변 경치라 보면 된다. Raro 뜻이 무언인지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아래에 있는> 혹은 < 밑에> 의미란다. 그런 뜻을 알고보니 Tonga 밑에 있는 섬을 바로 Rarotonga라고 하는 것을 쉽게   있었다.

(사진을 길게 보도록 눕혀서 올렸다)


산호초에 깨지는 흰 파도가 바다에 경계선을 이룬다


큰바다로 나가는 길목에서 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빈하늘만가득



물색이 한가지 톤이 아니고 깊이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을



모래해변만 있는게 아니고 때론 돌바지 해변으로



은은하게 하루를 마감하는 쿡아일랜드의 낙조



때론 하늘과 바다가 구분이 없다



길어지는 그림자가 백사장을 짙게 삼키고




돌방구와 모래사장이 함께




청정수 남태평양 바다





  현지 박물관에서 허탕치고


박물관 입구에 걸린 그림

박물관 입구에서 이 그림을 보는 순간 <꽃과 여인의 화가>라고 불리우는 천경자(1924-2015)화백의 그림이 번개같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전남 고흥태생으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화가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1940년 17세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일본여자미술대학>에 입학하여 당시 대세였던 서양미술보다 섬세한 일본화를 선택하여 그녀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하였다.



머리에 꽂은 꽃들이 바로 눈에 들어 왔다.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은 입구에 걸려 있던 저 사진 뿐이었다. 입장할 때 관리인이 말하기로 박물관에 전시된 자료를 사진으로 찍을 수 없다고 했다. 혹시 돈을 내고는 찍을 수 있는지(동유럽의 가난한 국가에서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사진찍을 수 있는 티켓을 별도로 판다) 물어보니 그런 것도 없다고 한다. 사진을 못 찍으면 내 여행기를 어떻게 쓰라는 말인지....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몰카를 해보려고 해도 감시의 눈초리가 나의 뒤통수에서 반짝거렸다. 박물관에서 내가 본 것들을 전부 기억해서 고상한 언어로 다시 토해 보라는 말인데 초라한 나의 기억 장치에서 끄집어 내는 것조차도 불편한데 그기에 무슨 옷을 입혀 세워 놓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술관처럼 유화그림도 많이 있었고 박물관처럼 쿡아일랜드의 역사도 전시되어 있었지만 눈으로 보고 기억하기에는 한계가 있기보다는 사진찍지 마라는 그 말에 나의 심사가 틀어져 버렸다. 그런 맘으로 무엇을 볼 수 있었을까? 심드렁하게 그냥 건성으로 한바퀴 돌아보고 박물관을 나와 버렸다. 그동안 무거운 카매라는 내 어깨에 매달려 쿨쿨 자고 있었다.






  국민학교 체육시간을 훔쳐보고


좁고 단조로운 섬안에서 특별히   곳도 없었다.  야자수가  늘어진 밋밋한 해변이 전부였다. 지도를 따라  중앙에 우뚝 솟아 남북 관통 샛길을 막고있는 최고봉(413미터) 찾을 심사로 해변도로를 빠져 나왔다가 체육시간에 운동장에서 뛰놀고 있던 현지 학생들을   있었다.


학교 담장에 그려진 벽화로 강렬한 원색이 눈길을 끌었다


샌님 호각소리에 맞추어 경기를 하는 학생들

인솔 교사의 호각소리에 맞추어 공을 패스하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일종의 럭비같은 게임이었다.  개의 팀으로 나뉘어서 그렇게 뛰어 놀고 있었다.


통통한 몸매가 눈길을 끄는 현지 학생

자세히 애들을 관찰해보니 소위 말하는 우량아들이 눈에 띄였다. 이쪽 지역은 폴리네시안 계열에 드는 인종으로 하와이, 뉴질랜드, 사모아, 통가, 쿡아일랜드, 프렌치 폴리네시아 국가들이 여기에 속한다. 폴리네시안은 일반적 체격이 크다. 빅마마도 흔히   있다.


휴식시간에 잡담으로 이바구꽃을 피우는 학생들


통통한 통실이가 부잣집 맏며늘 감으로

아마도 폴리네시안 인종이 가지는 DNA 저런 우량아들이 탄생하는 것일련지 모르겠다. 사모아와 통가의 남녀는 일단 거구들이 많음은 내가 가서 보고 느꼈서 수긍이 가는 편이다. 쿡아이랜드에서 만나는 현지인도 더러는 그런 거구들이 많다.


푸짐한 점심 식사로 해산물을 튀기고 굽고 해서

아니면 이런 음식에서 기인하는 것도 있을 수 있을까? 점심으로 시킨 해물 한접시가 반은 기름에 튀긴 채로 나왔다. 기름에 튀긴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비만 체질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하니까 그렇게 유추해볼 수도 있다.






 낮은 산들이 동서남북을 가로막아


렌트카로 섬을 좌우로 한두바퀴 돌아봐도 시간이 남아 돌아 섬지도를 보고 중앙에 우뚝 솟아 오른 봉우리를 오르려고 길을 따라 나섰다. 제일 높은 봉이 겨우 413m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현지어 이름이 Te Rua Manga라고 하는데 봉우리가 뾰족하게 솟아 올랐다고 별명으로 The Needle 이라고 부른다.


Rarotonga섬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413m로 바늘봉우리

차가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도로를 따라 가서 적당한 빈터에 차를 세워두고 카매라만 들고 트레일을 따라 걸어갔다. 관광객 렌트차 몇 대가 벌써 주차되어 있는걸로 보아 산으로 올라간 모양이었다.


울창한 나무로 뒤덮인 중앙부 산봉우리

500m 남짓한 산을 오르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산으로 들어가는 초입 도로 옆으로 가옥들이 드문 드문 자리를 잡고 있었다. 혼자 산길로 접어 드는 것이 탐탁치않아 초입도로를 조금 오르다가 차를 주차해놓은 곳으로 내려와 버렸다.


산봉우리들이 톱날처럼 뾰족하게 튀어 나왔다


멀리서 바라본 섬 중앙부의 산들 형상이 예사로운 모습은 아니었다


산에서 뭍으로 다시 해변가로


개신교 종파중의 하나인 제칠일안식교 또는 제칠일재림교의 교육기관을 만났다. 입구에서 안쪽 건물을 슬쩍 훔쳐보니 매우 훌륭한 목조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이런 작은 섬에 저런 교육청사가 있다니. 아마 남태평양 전역을 총괄해서 교육을 담당하는 모양이다.

인물로 치면 잘 생긴 봉우리들



공동묘지 입구에 세워놓은 목조각상


원주민의 독특한 양식으로 조각되어 있다






  쿡아일랜드의 본토인들


풍경사진은 찍는데 별로 어려운게 없다. 항상 조용하게  자리에서 언제까지나 기다려 주기 때문에 다른 볼일을  보고나서도 찍을  있다. 그러나,  여행길에서 시시각각으로 만나는 현지 본토인들의 이색적인 사진을 담아 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망원렌즈로 숨어서 몰래 찍을 수는 있지만 피사체에게 감정을 이입하여 ( 매운 김치나 느끼한 치즈를 외치게 하거나, 얼짱 각도로 돌려 세우거나, 극대 효과를 위하여 다양한 포즈를 주문하는 경우를 포함하여) 상호의 소통이 들어 있는 그런 따뜻한 사진을 찍을  없다는 말이다. 일단 찍고 싶은 피사체 당사자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 대부분 부드럽게 응해 주지만 매번 운좋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간을 찡그리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때론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거부의 의사를 확실히 밝히는 현지인들도 더러 있다.


어감이 내포하듯 투쟁과 정쟁의 화신인 <시누와 올캐>

첨에는 머리에 쓴 화관이 독특해서 관광객이냐고 물어 보았다. 입고 있는 원색의 원피스가 빅마마에게 잘 어울려서 관광객일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어린 애들처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제각기 한 손에 들고 (조화가 아닌) 생화로 만든 화관을 머리에 쓰고 시내를 활보하고 있는 피사체를 보았을 때 사진을 찍을 요량으로 그렇게 물어 보았다. 의외로 쿡아일랜드 현지인이라고 했을 때 무조건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쿡아일랜드 방문을 추억할 수 있는 어느 기념품(돈주고 사야 하겠지만) 보다도 이런 따뜻한 현지인 사진이 더 끌리는 것은 나만의 싸구리 (돈 안들이도 되니까) 생각일까? 둘의 관계가 예상했던 절친이 아니고 시누와 올케라고 했을 때 나의 머리속에 박혀있던 고정관념이 조금 흔들렸다. 시누 올케가 화관을 쓰고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고 정답게 시내를 활보하다 어느 관광객의 카매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는게 <시누 올케>보다는 <절친>에 가까운 그림이니까. 쿡아일랜드의 절친같은 빅마마 시누와 올케. 부디 변함없이 그렇게 한평생 잘 지내시구려



공항 활주로에서 일하는 현지인

당연히 <한 판 찍어도 될까요>하고 물어본 뒤 <그래도 되요>하고 승락을 받은 뒤에 샤터를 눌렀다. 뒷 배경을 없애려고 조리개를 f2.8로 맘껏 열고 눌렀다. 머리에 쓴 생화 화관에 눈낄이 끌려서.... 타히티로 떠나는 날 뱅기를 타러 활주로를 걸어 가면서잡은 또 다른 하나의 쿡아일랜드 기념품.


뉴질랜드 처자

마지막  쿡아일랜드에서 타히티로 이동할  널널한 뱅기 뒷좌석의 좌우 창가에 각각 따로 앉아 있다가 눈이 마주쳐서 기록에 남게된 뉴질랜드 처자. 처자 모친과 할머니랑 세치서 쿡아일랜드 거쳐 타히티로 여행가는 중이라고 했다. 처자 모친을 보니까 100% 뉴질랜드 토박이 마오리족인데 처자는 그렇지 않는걸로 보아 부친이 본토인이 아닌 외부인인  같다. 늘씬한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톤에 모델을 해도  어울릴듯한 균형잡힌 몸매를 지닌 그런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현지인이었다.





 뱅기에서 잡은 우수(?) 항공 사진

 

산호초로 둘러 싸인 해변

섬의 동쪽 지역으로 하얀 백사장이 섬을 돌아 가는데 밀려오는 파도들이 산호초에 부딪혀서 하얀 포말로 뚜렷한 경계선을 그어 놓는다. 그래서, 백사장과 산호초 사이에는 완만한 파도가 없는 강물처럼 조용한 풀장이 형성된다.


쿡아일랜드 해안

섬이 작아 북부해안과 남부해안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섬 중앙에 솟아오른 작은 봉우리들이 남과 북을 갈라 놓고 있었다.


Rarotonga 활주로

활주로를 오른쪽으로 달려 하늘로 날아 올라서 잡은 항공사진으로 남태평양 섬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항공사진을 찍을 수 있는 창가쪽을 미리 알아 주는게 좋은 항공사진을 건질 수 있는 첩경이다. 잘못 앉으면 빈 하늘이나 광활한 바다만 보이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탑승하기 전에 항공기 관계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쿡아일랜드 해안선

 왼편 풍경으로 하얀 백사장을 가르는 노란선과 산호초에 깨어지는 하얀 파도선이 일정한 간격으로 평행선을 그리며 달리고 있다.  백사장 노란선 안쪽으로 내가 달렸던 해안도로가 눈에 들어 온다.





   타히티(Tahiti) 섬으로


망망대해의 남태평양

별로 기억에 남을 일도 없이 - 대부분의 배낭여행이 머리에  박히는 사건이 별로 없다 - 쿡아일랜드의  섬인 Rarotonga에서 여정을 끝내고 이번 남태평양의 마지막 기착지가 될지도 모를 Tahiti 향했다. 쿡아일랜드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니 또다시 그동안 뱅기 위에서 지겹도록 보았던 남태평양의 푸른 하늘과 아래로 낮게 깔린 구름과 잔잔한 호수같은 바다만 눈에 들어왔다. 계속 그걸 보고 있자면  쓸쓸해지는 기분이 든다.  꼬집어  그런 기분이 드는지 말하기는 힘들어도, 우리의   자체가 남태평양의 광활한 바다에서 돌고 돌다가 만나는 코딱지만한 섬처럼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는  같았다.  옛날 화산의 폭발로 운명적으로 생성된 남태평양의 섬처럼 인간의  또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억겹의 시간전에 이미 이렇게 보편적인 민밋한 일상으로 짜여진  속에서 발부둥치면서 살도록 약속된 것은 아닐까.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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