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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an 16. 2019

지노 배낭여행기 - 남태평양편 26

고갱의 섬, 타히티로

2017년 6월 9일(금) 쾌청



   타히티(Tahiti)로 날아서


쿡아일랜드 수도 아바루아(Avarua) 공항을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에 떠나 다음 기착지 타히티로 향했다. Rarotonga 작은 섬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광활한 남태평양의 바다가 또다시 끝없는 사막처럼 연이어 펼쳐졌다. 흔히들 프랑스 인상파 화가 중의 한 명인 폴 고갱(1948-1903)이 사랑한 섬, 남태평양의 천국으로 타히티를 알고 있지만 타히티가 무슨 나라 이름인지, 아님 단지 휴양지 지명인지 물어보면 잘 모르고 있다. 때때로 커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하이티(Haiti)와 혼동하기도 하는데 타히티는 나라 이름이 아니고 프랑스의 해외영토로 관리되는 프렌치 폴리네시아(French Polynesia)에 속하는 118개 섬들 중의 하나로 여기에 FP의 수도인 파페에테(Papeete)가 있어 문화, 행정과 교통의 중심지로 FP 국민의 75%가 모여사는 곳이기도 하다.


남태평양 지도

타히티가 광활한 남태평양 어디쯤에 있는지를 보여 주려고 지도를 찾아봐도 하도 섬이 작아서 작은 점으로 밖에 표시되지 않아 내가 찾아 적어 넣었다. 솔로몬제도, 바누아투, 뉴칼레도니아, 피지, 사모아, 아메리칸 사모아, 통가, 쿡아일랜드 그리고 프렌치 폴리네시아는 국가명이다. FP 위에 보이는 마르케사스는 나라 이름이 아니고 FP에 속하는 5개 제도(islands)중의 하나이다. 마르케사스 제도 중의 한 섬인 Hiva Oa에서 1903년  폴 고갱이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FP 밑에 핏케언(Pitcairn) 제도라고 표시된 섬들은 영국령으로 관리되는 곳으로 타히티와 역사적으로 관련이 있는 섬으로 <바운티호의 선상반란: Munity on the Bounty> 사건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상세한 사건 전말은 후에 하기로 하고) 핏케언 제도 오른편에 보이는 Rapa Nui는 그 유명한 이스트섬(Easter Island)으로 현재는 칠레 영토로 남미대륙에서 3000km 떨어져 있는 절해고도로 미스터리 한 Moai상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섬이다. 타히티 일정을 마치고 이스트섬으로 가는 뱅기편을 운 좋게 구할 수 있어 이번 남태평양 배낭여행의 마지막 여정이 된 곳이었다.


칠레 이스터섬의 Moai 석상들





  타히티 국제공항 파아아(Faaa)


타히티에 있는 국제공항 Faaa

그런 진부한 표현들이 많은데 그중에  <꿈에 그리던 XXX> 란 표현이 있다. 잘 모르겠다. 내가 꿈속에서 타히티를 그렇게 그리워했는지, 그것도 반쪽도 없이 이런 낭만으로 가득 찬 관광지에 혈혈남아로 혈혈단신으로 배낭여행을 왔다는 사실이 가슴 뿌듯한지 아님 별 감흥도 없이 무미건조하게 바싹 메말라버린 감성을 서러워해야 하는지 그걸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공항에서 맞아주는 격한 환영 인사

해가 지고 땅거미가 스멀스멀 기어 나올 즈음에 타히티 파페에테에 있는 관문 국제공항인 Faaa에 도착하였다. 배낭을 둥쳐 매고 공항 청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3인조 환영팀이 열심히 알바 뛰고 있었다. 타히티 전통음악인지 전통춤인지는 모르겠고 담을 수 있는 대로 비디오로 저장했다. 세기의 스파이 마타하리가 잘 추었던 배꼽춤 비스무리한 것으로 Belly Dance라고도 한다. 배꼽춤답게 belly button(배꾸멍)을 내놓고 골반을 요사시리 이리저리 흔들어 대고 있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 개요


프렌치 폴리네시아 지도로 5개 제도(island)로 구분된다

FP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원전 10세기 무렵부터 이주민이 배를 타고 건너오기 시작했으며, 기원 후 5세기부터 10세기에 걸쳐 전성기를 맞이했다. 1767년에 영국의 사무엘 웰리스(Samuel Wallis)가 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타히티를 발견했고, 1768년에 프랑스인인 브겐빌(Bougainville)이 타히티에 상륙하였다가 본국으로 돌아가서 남태평양에 파라다이스가 있다고 입소문 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 바람에 폴 고갱도 남태평양의 야자수가 그리워 파리 생활을 집어치우고 타히티로 야반도주하듯 떠나 남태평양 타히티에서 새살림을 차리게 되었다. 1769년에는 영국인 제임스 쿡 선장이 타히티를 방문했다. 또한 1788년에는 <전함 바운티호의 반란>으로 호되게 당한 블라이(Bligh) 선장이 타히티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 후 타히티는 원주민들의 포마레(Pomare) 통일 왕조에 의해 얼마 동안 지배되다가 1842년에는 프랑스 보호령으로 전락되었고, 1880년에는 결국 강제로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다. 1957년에는 프랑스의 해외 영토로 승격된 후 현재는 광범위한 자치권을 확립하고 있다. FP는 118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인데 위 지도처럼 5개의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archipelago)로 구분되어 있다.


1. 소시에테 제도(Societe):   내가 도착한 타히티섬이 여기에 속한다. 타히티섬은 French Ploynesia 여러 섬들 중에서 가장 면적이 크고 FP 전체 국민의 75% 이상이 타히티섬에서 살고 있어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지라 할만하다. 소시에테 제도 이름의 유래가  선장의 임무가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하기 위하여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로부터 1769 파견되었기 때문에 학회(Society)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제도에 속하는 섬들로는 타히티 말고 바로  15km 떨어진 Moorea, 북쪽으로 50km 떨어진 Tetiaroa 있고, 신혼 여행지로써 각광을 받는 보라보라섬이 북동쪽 230km 위치하고 있다. Tetiaroa섬은 1965 타히티에서 영화 <바운티호의 선상반란> 촬영차 방문한 영화배우 Marlon Brando  섬을 99년간 빌려 호텔 영업을 하고 있지만  주변의 lagoon FP정부의 해양보호지역으로 정부재산이라고 한다.  섬에는 생전의 말론 브란도가 세운 The Brando Hotel 있어 현재도 관광객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보라보라섬의 환상적인 항공사진으로 운좋게 낚았다


타히티 옆에 있는 무레아섬의 황홀한 낙조


화산섬인 무레아섬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들


2. 투아모투 제도(Tuamotu):약 80여 개의 환초로 이루어져 있는 제도는 1519년 마젤란이 세계일주를 시작하여 남미대륙 끄트머리에 있는 파타고니아와 Tierra del Fuego를 돌아서 올 때 처음으로 발견한 섬들로 섬들이 작고 관심이 없어 처음엔  “Unfortunate Islands”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그 뒤, 1606년에 남태평양 Solomon 제도를 탐험한 Pedro Quiros가 Tuamotu에 속하는 여러 개의 섬들을 발견하였다. 타히티 현지어로 “motu”는 섬이란 뜻이고 “tua”는 open sea 또는 high sea란 의미로 Tuamotu라고 작명되었다. 거주하는 인구도 적어 생활상이 매우 원시적이지만 풍광은 뛰어나다고 하니 그곳에 가고픈 맘이 꿀떡 같다고나 할까?


인터넷에서 두레박으로 퍼올린 투아모투제도의 절경


3. 마르케사스 제도(Marquesas): 고갱이 동거하다 도망친(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원주민 타히티 여자를 찾아 이 섬까지 왔다고 하며 여기에 있는 Hiva Oa섬에서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문명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동떨어진 섬들로 식인의 풍습이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고 한다.


역시 인터넷에서 퍼올린 마르케서스 다도해


4.감비어 제도(Gambier): 타히티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들로 남서쪽 1013마일(1630km)  곳에 위치하고 있다. 1797년 영국인 James Wilson 선장이 발견하였다. 제도 이름은 이 남태평양 탐험에 재정적으로 지원해준 James Gambier 제독의 뜻을 기려 그의 이름을 기념하여 명명하였다. 몇 년 뒤 1841년 프랑스 Pere Laval 신부가 섬에 가톨릭을 전파하여 원주민을 교화하여 다신교를 버리고 가톨릭으로 개종시켰다. Mangareva섬이 여기에서 가장 면적이 큰 섬으로 인구의 80%가 이 섬에 거주하고 있다. 섬 주민의 대부분은 진주 양식업에 종사하며 그들의 진주 양식법이 독특하여 여기서 생산되는 진주는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 섬의 유일한 산이 Monun Duff(해발 441m)에 오르면 섬 주변의 수려한 파노라마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역시 인터넷에서 길어 온 사진들


5. 오스트랄 제도(Austral): FP 중에서 제일 남쪽에 위치한 섬들로 전체는 두 개의 다도해(archipelago)로 구성되어 있는데 Tubuai와 Bass 다도해이다. 거리는 파페에테에서 남쪽으로 600km 떨어져 있다. 총 7개 섬으로 있는데 2개 섬에만 주민이 살고 나머지 5개 섬은 무인도로 문명이 거의 오염되지 않아 원시 그대로의 자연미 - 아름답고 하얀 백사, 조용한 해변, 수정같이 맑은 라군, 울창한 수림으로 뒤덮인 계곡, 기암 같은 봉우리 - 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내가 다음번에 남태평양을 다시 여행할 수 있다면 여기로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인터넷 출처 - 오스트랄제도의 절경





      바다가 육지라면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왕년의 인기 가수 조미미가 부른 노래 중에 <바다가 육지라면>이란 유행가가 있다. 꾀꼬리 같은 목청으로 불러대는 청승맞은 가사가 이렇다.



            얼마나 멀고 먼지 그리운 서울은
        파도가 길을 막아 가고파도 못 갑니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가 육지라면
          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을
      아아~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을



Tahiti 항공사의 잡지

Rarotonga에서 Tahiti로 타고 간 뱅기 회사가 알고 보니

Tahiti 항공이었다. 그 회사의 비매품 항공잡지를 기념품 삼아 한 권 가지고 와서 들쳐보니 매우 흥미로운 사진을 한 장 발견했는데 바로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그 노래 가사가 번쩍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 아래 지도였다.


타히티 항공의 노선을 보여주는 지도

항공잡지에 실린 항공사의 노선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무엇인가 하면 노선 출발지가 있는 타히티를 유럽지도의 프랑스 파리에 놓고 그곳에서 연결되는 5개 제도(Islands)의 각 섬을 표시하여 놓았다. 실제로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노래처럼 FP의 바다가 육지였다면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영토가 유럽을 합한 그것과 맞먹는다는 소리다. 다행히 바다가 바다로 되어서 다행이지 세계 판도가 바꾸어질 뻔하였다.


내가 어제 떠나온 쿡 아이랜드의 Rarotonga가 왼쪽 아래쪽에 표시되어 있는데 보니까 위치가 유럽 스페인의 마드리드 같다. 거리를 확인해보니 파리 - 마드리드 비행거리가 1060km이고, 타히티 - 라로통가의 비행거리가 1156km이니 얼추 비슷한 거리인 셈이다.



타히티로 들어오는 외국 항공 노선표

눈에 띄는 게 일본 도쿄에서는 직항이 있으나 아직 인천에서는 없다. 해외영토의 관리인답게 프랑스 파리에서도 직항(무려 21시간 비행시간)이 있고 제일 무난한 노선이 미국 하와이에서 들어오는 직항이다. 미국 서부에서는 LA에서, 남미에서는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들어오는 직항노선이 있다. 제일 가까운 외국 항공 노선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들어오는 노선으로 6시간 짧은 비행시간이 소요된다.



Societe 제도의 유명 로컬 노선

대부분의 타히티 여행자들이 가는 코스가 바로 여기다. 10 비행거리의 Moorea - 나도 Moorea 갔는데 페리보트가 있는 줄도 모르고 뱅기를 타고 갔다- 1시간 거리의 Bora Bora 제일 많이 가는 코스다. 여기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기  군데를 많이 가는지. 결론은 여행자들이 다른 섬들을  몰라서 그랬던  같았다. 그래서  나의 남태평양 여행기를 보고 타히티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은 Moorea Bora Bora 건너뛰고(상업적으로 손때가 너무 많이 타서 신선함이 없어) Marquesas 제도의 Hiva Oa Gambier제도의 Mangareva, Tuamotu 제도의 Rangiroa, Austral 제도의 Rurutu 같은 손때가 묻지 않은 새로운 섬으로 가보기를 강추한다.


내가 여행한 지역은 타히티 본섬과 Moorea , Huahine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이 섬이 좋다고 추천을 해서 그냥 하루 둘러보았다) 그리고 Bora Bora 이기에 앞으로 이어질 여행기는 이 4개의 섬에 대하여 피상적으로 보았던 것들에 대해서 두서없이 올리려고 한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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