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펀들랜드 주도 St. John's로
2011년 5월 31일(월) 날씨는 비 오고 우중충
뉴펀들랜드섬 세인트 존스 입성
북미대륙에 대해 간단한 지리 공부나 하고 가자. 거대한 북미대륙 땅덩어리에 동서남북(도자이난보꾸) 4 극점이 있는데 어디인지 한번 알아보자. 먼저 북극점은 알래스카의 Point Barrow, 서극점은 알래스카 반도 최동쪽에 있는 Cape Wrangell, 동극점은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주도(州都) 할리팍스이다. 남극점은 내가 세 번이나 발을 디딘 미국 플로리다주의 Key West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Miami로부터 약 154 mile 정도
남쪽에 위치한 Key West에 세워놓은 표지석. 여기서부터 Cuba까지가 직선으로 90 mile이다. 플로리다州 남쪽에 무려 3개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습지대와 철새 보호지로 유명한 국립공원 에버글레이드(Everglade), 해양 생물 보호지로 청정 바다를 자랑하는 국립공원 비스케인(Biscayne) 그리고 Key West에서 약 113km 떨어진 카리브해에 떠있는 작은 섬 Dry Tortugas 국립공원으로 3주 전에 출사 겸 해서 다녀왔는데 시간이 되면 사진을 정리하여 소개할 참이다.
그러나 대륙에 붙어 있는 땅 말고 북미에서 뜨는 해를 제일 먼저 보는 곳이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뉴펀들랜드의 주도(州都) 세인트 존스다. 그곳을 생전 처음으로 오늘 새벽(여기 현지 시간은 미 동부 시간보다 1시간 30분 빠르다) 2시 45분에 짐을 찾았다. 원래는 어제저녁 11시 30분에 도착했어야 했는데, 토론토에서 제 시각에 출발하지 못하고 근 3시간이나 연발했다. 첫 번째는 뱅기 뒷꼬리 시그날 램프가 고장 나서 뱅기를 바꿔 탔고, 두 번째는 세인트 존스 공항의 바람이 심해 착륙에 문제가 있어 늦게 출발한 까닭이다. 이번에는 출발하면서 연발하지 않은 뱅기가 없다. 좀 불길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는 건지….
새벽 3시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잠자러 호텔에 들어갈 이유가 있나? 공항 내 렌터카 오피스에 가니 아침 6시부터 영업시간이라 그때까지 죽쳐야 할 것 같아 공항 소파에 앉아 여행기나 정리했다. 난 처음으로 기나긴 밤을 공항에서 축쳐 봤는데 일단 공항은 24시간 open이라 절약하면서 세계 여행할 때는 호텔대신 공항에서 개기면서 공항 전기세나 물세를 축 내면서 밤을 새워도 괜찮을 것 같았다.
밤을 홀딱 공항에서 새우고 아침 6시 반에 공항 렌터카 사무실에 갔더니 임대회사 수는 다른 공항과
거의 비슷하게 있는데 물어보니 차가 없단다. 산길과 비포장도로가 많을 것 같아 SUB로 렌트하려고 하니 가격은 하루 미화 백 불 수준인데 마일리지가 하루 100km로 (대부분의 나라는 거의 전부 다 Unlimited인데) 실컷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아 겨우 몇 군데 다른 회사를 Shopping 해서 하루 200km 주는 회사에서 Jeep Patriot를 2주간 빌렸다.
공항에서 차를 찾아 나오니 간밤에 바람이 몹시도 불었는지 하늘이 온통 잿빛 투성이다. 아침인데도
하늘은 우중충하고 바람은 사정없이 얼굴을 할퀸다. 이 섬나라 뉴펀들랜드에서는 이렇게 바람도 심하고 하늘 때깔마저도 뚱하게 심술을 부린다. 이태리 남단의 시실리섬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오 솔레미오(O sole mio)를 멋지게 불러야 환한 태양을 볼 수 있을까?
차를 가지고 아침도 거른 채 그대로 남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무작정 달렸다. 마치 오늘이 아니면 더 이상 이런 기회를 만날 수도 없는 그런 지구의 마지막 여행자처럼…… 일단 코스가 해변도로이니 경치는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자룡이 아두를 품에 품고 한 판 싸움질하러 나가듯, 나는 바다를 왼쪽 가슴에 품고 말을 남쪽으로 몰아 치달았다. 침침한 하늘은 길을 떠나자마자 곧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하는데 여행 첫날부터 모든 것들이 꾸리꾸리 해지는 것 같았다.
위 지도에서 Newfoundland & Labrador(둘을 뭉쳐야 1주가 된다) 중 뉴펀들랜드 섬만 따로 확대해서 보면 아래와 같은데 꼬불꼬불한 해안도로를 쭉 따라가는 것이 그냥 가로지르는 것보다 거리나 시간이 두 배이상 더 걸리지만 길이 그렇게 되어있어 별 수가 없었다.
빨간 줄 친 부분이 오늘 아침 8시 공항을 출발하여 저녁 10시 Marystown 마을에 있는 호텔에 들 때까지 달렸던 구간이다. 오도미터를 보니 근 600km를 달린 셈이다. 일단 세인트 존스 시내 구경은 위에 갔다가 내려올 때 하기로 하고 10번 해안도로를 따라 줄기차게 치고 내려갔다.
Avalon Peninsula
지리학에서 땅덩어리가 바다 쪽으로 돌출한 부분을
Peninsula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한반도가 그런 지형으로 <반도>라고 부른다. 아침에 내가 달려 내려간 이 곳이 Avalon Peninsula로 조선말로 하면
<전복 반도>로 맛있는 전복이 영어로 Avalon이다.
문헌을 찾아보니 1621년 영국의 Baltimore 란 탐험가가 11명의 탐험대를 이끌고 이 곳을 처음으로 탐험하였고, 그다음 해 연말쯤에는 총 32명이 이주하여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주자들이 Irish 출신인지 위 약도에서 보듯 Avalon를 한 바퀴 돌아가는 길을 Irish Loop으로 명명하였다. 그 당시 32명의 이주자로 뿌리를 내린 이 곳이 후에 성공적인 colony 마을로 성장하여 지금의 마을로 자리잡은 것이다.
동부 해안가에서 주립 공원이 눈에 띄어 그중 한 군데를 들어가서 보니 캠핑하기에는 정말 좋은 전망들이었다. 입수 배산은 아니고 입수 배구(그냥 자그마한 언덕배기가 많다)로 바닷가이니까 물은 이리저리 꼬부라진 해안선을 따라 찰랑거리고 있었다. 미국 공원 시스템과 비슷하게 캠핑차(RV)가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캠핑사이트를 구분해 놓고 샤워장, 빨래장등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간간이 찍은 사진을 올리는데 내리는 비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몇 백 년 전에 형성된 마을들
섬의 동쪽 해안 중간쯤 되는 곳의 지명인데 1652년 정착된 마을이라고 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632년에 정착한 32명의 이주자들이 약 20년 후가 되어서야 Calcert마을을 만든 셈이다. 근처에 흩어져 있는 대부분의 작은 마을들이 그 당시에 이주한 개척자들에 의하여 형성되었던 것 같다. 뉴펀들랜드란 지명은 1497년 영국 헨리 7세의 명을 받은 이태리 탐험가 및 항해가인 John Cabot이 아시아 항로를 개척하기 위하여 항해하다 발견한 땅으로 새롭게 발견한 땅(New found land)이라고 해서 뉴펀들랜드라고 하였다.
Witless bay 근방인데 여기서 배를 타고 나가면 바다 위에 떠 있는 빙산을 구경하거나, 고래들이 노는
모습을 배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성수기에는 그런 투어가 있는 모양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 그냥 지나쳐 버렸다.
저런 바닷물이 내륙 얕은 곳으로 깊숙하게 들어와서 언덕 위에 있는 집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 해변에 그림 같은 집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있었다.
위 해안의 바로 반대편 모습인데, 사진의 왼쪽 위 바위 형상이 악어 한 마리가 엎드려 있는 것 같다.
Cape St. Mary’s 조류 생태계 보호지역
Cape St.Mary’s Ecological Reserve로 가는 길인데 저 멀리 중앙에 보이는 산 뒤쪽이 이 곳 바다새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내리는 비를 철벅철벅 맞으며 찾아갔더니…
짙은 비안개에 파묻힌 등대만 외로이 서 있었다. 차를 주차장에 파킹하고 약 1.3km 걸어 들어가면 절벽 위에서 새들이 조산 조해를 이룬다.(난 티브이에서 소개된 다큐를 본 적이 있다). 비 때문에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차에서 비를 피하고 돌아섰다.
뉴펀들랜드에서는 1000미터 이상되는 높은 산이 없기 때문에 파도에 깎인 피요르드 계곡의 높이도 한계가 있어 북유럽같이 그렇게 폼나는 절벽 바위는 많이 볼 수는 없었다.
바다 안개에 산들의 정상이 파묻혀 그 모습을 제대로 알아보기도 힘들다. 바닷가에는 밀려오는 파도만이 무심하게 깨어지고 있었다.
바닷가 사진을 몇 장 찍어보니 알래스카와 비슷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일단 추운 날씨 때문에 자라는 나무도 대부분이 침엽수 종류이고, 긴 세월의 비바람에 깎인 해안의 형상들도 비스무리하다.
근래에 비가 많이 왔는지 멀리서 보이는 바위산 계곡에 하얀 폭포수가 줄줄 흘러내린다. 음산한 바다 안개가 산 정상을 덮어 버려 산들의 높이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바다로 사면이 둘러 싸여 있다 보니 어디서나 풍광이 이런 물과 자연스레이 조화를 이룬다. 이런 곳에서는 멋진 풍광을 보려면 지금 내가 내려다보고 있는 뭍이 아니라,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러지 못함을 스스로 안타까워하고 있을 뿐이다.
노바스코샤의 Sydney에서 차를 페리에 싣고 15시간 항해하면 뉴펀들랜드의 알젠티아(argentia)에 내린다. 알젠티아항은 fortune bay 조금 위 쪽에 있다. 페리에서 내리는 관광객들에 대한 환영 표지판이다. 여름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페리보트에 차를 싣고 섬으로 건너온다고 한다.
얕은 바다가 시원하게 퍼져있는 곳에 전망대를 마련해 놓았다. 정오경 이 곳에 도착해서 김치사발면 하나로 점심을 때웠는데 이번에는 코펠과 가스버너를 준비했더니 점심으로 빵을 먹지 않아도 된다.
노바스코셔에서 들어오는 페리 선착장 부근의 조그마한 내항이다. 길이 언덕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는데 언덕 위에서 바라보니 항구에 정박된 배랑 앞산이 잘 어울려 평화로운 모습을 연출하였다. 마치 험한 풍파를 헤치고 만선으로 돌아온 어선들이 따뜻한 어머니의 품에 포근하게 안겨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 카는지.
앞 사진의 내항을 버리고 길을 따라 한참 위로 올라가면서 다시 한번 잡은 해안의 모습으로 바다 폭이 갈수록 넓어진다.
Seven Islands라고 하는데 언덕 위에서 조망하도록 Seven Islands Outlook이라고 하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조그마한 섬들이 아래 위로 물길 따라 퍼져있어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오늘 하루 내내 하늘이 무거운 구름으로 덮여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가, 오후 8시경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해가 나왔다. 해가 없이 찍는 사진은 대부분 흑백사진처럼 채도가 없는 밋밋한 평면적인 풍경으로 되어 버린다.
Grand Bank란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풍경인데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다웠다. 역시 해안가 마을로 바닷물이 넘실대는 해안가에 물길이 이리저리 굽이쳐 흘러 푸른 숲을 배경으로 평화스러운 풍광으로 다가왔다.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힐링을
마음껏 받아들일 수 있었다.
St. Pierre & Miquelon Island
위 지도에 보면 오늘 저녁 내가 자고 간 마을 Marystown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Grand Bank가 있고 그 마을 바로 밑에 Fortune이 있다. 여기에서 페리를 타고 St.Pierre & Miquelon이라는 섬으로 갈 생각인데 여기에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St. Pierre & Miquelon섬을 보면 괄호 속에 france령이라고 되어 있다. 내일은 무슨 연유로 이런 뉴펀들랜드 섬에서 엎어지면 코 닳을 곳에 프랑스령 섬이 두 개나 붙어 있는지 그것이 알고 싶어 저 섬으로 들어가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해 봐야겠다.-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