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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Nov 17. 2019

지노 배낭여행기-Atlantic Canada편 11

Cartwright 마을에서

2011년 6월 6일(일) 맑음


어제 오는 길에 호텔찾으러 Charlottetown에 들어 갔다가 허탕치고 다시 나오는 바람에 Cartwright에는 밤늦게 도착했다. 근데 아침에 나와보니 뒷쪽 오른쪽 바퀴가 내려 앉아 있다. 저녁까지 운전할 때는 별 문제 없었는데…  spare tire는 있는데 그것으로 장거리를 갈 수가 없어 일단 flat tire를 때워야 하는데……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이 마을에 auto service center가 있냐고 물어보니 없단다. 여기서 370킬로 서쪽으로 가야만 한단다. 난감해 있는데 마을에 차수리하는 사람이 있기는 있는데 본업이 아니고 부업이란다. 오후가 되야만 연락이 된다고 하길래 간만에 오후까지 호텔방에서 뒹굴면서 여행기나 정리했다.


바람을 넣어보니 조금씩 새고 있다. 체크하고 있는 호텔 직원

타이어 바람만 조금 샌건지 아니면 어디 구멍이 났는지 시가렛차저을 빌러 바람을 불어 넣어 보니 중간에서 바람이 샌다. 결국 비포장 도로때문에 flat이 된 모양이다.



Cartwright Hotel

이 호텔은 다행히 open되어 잠을 잘 수 있었다. 지금도 내부 수리를 하고 있어, 본격적인 여름철이 되어야 관광객들이 찾을 것 같다.





       타이어를 때우고


마을에 있는 유일무이 Garage로 제설작업 서비스도 하는 모양이다


응급실로 간 렌트카

오후가 되어 차를 몰고 빵꾸 때우러 갔다. 바람을 빵빵하게 집어 넣어면 겨우 1시간 정도는 달린다. 다행히 타이어 빵구 정도는 때울 수 있다고 한다.



비포장 도로의 먼지들

어제 하루 종일 비포장도로를 달렸더니 차에 허연 먼지가 봄날의 꽃가루처럼 덕지덕지 붙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정비사

수리사 Doug Clark 영감님. 부업이 아니라 전업 비슷하게 가라지에 수리센터를 차려 놓았다. 영감님이 솜씨좋게 땜빵 해 주었다.





       무료 야외 사진관 개업하고


Cartwright 마을의 아이들

차를 수리하고 들어오다 공터에서 놀고 있는 애들을 만났다. 다 모아  놓고 기념사진을 한 판하고 이것저것을 물어 보았다. 그래도 애들이 기특하게 동생들을 잘 데리고 논다. 그래서 형제나 자매끼리도 따로 한판 박고 이맬 주소받아 왔으니 보내줄 수 있었다.


심심하던차에 이방인이 등장하니 나에게 던지는 질문도 많다. Korea를 아냐고 물어보니 이 촌놈들이 잘 모른다. 축구를 모르고 그냥 아이스하키만 죽기 살기로 하니 박지성을 알리가 없다. 여기서 토론토 구경가 본 사람 손들어 봐랬더니 4명이 갔다 왔다. 나이는 11살짜리 친구들부터 10살, 제일 꼬마가 7살로 왼쪽에서 4번째 계집애가 Olivia인데 이 계집애의 이맬 주소가 olivialovejohnny@xxx.com이라서 쟈니는 어디있는지 물어보니 Nain에 있단다. Nain이 어디냐 하면 도로가 없어 페리보트가 올라가는 제일 위쪽에 있는 마을인데 둘이 어떻게 사귀는지 알 수가 없다.


도로가 없어 해안마을은 Ferry boat로 연결되어 있다. 마을 Nain은 현재 제일 북쪽에 있는 오지중의 오지마을이다

근데 진짜로 궁금한게 뉴펀들랜드에서 Labrador 로 넘어오니 비만끼있는 남녀들이 많다. 저 사진에서도 5명 정도가 비만끼가 있는데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은 70% 이상이 비만 증상이 있어 보인다. 이게 무슨 기후나 음식에 영향이 있는지 아님 체질적으로 그렇게 타고 나는지 궁금하다. 호텔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데 대부분이 튀긴 음식이다. 그래서, 비만끼가 있는 미국 흑인애들이 제일 선호하는 음식이 튀긴 음식이기 때문에 난 음식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 추측하는데 그외에도 기후가 추우니까 기후와 관련한 다른 요소(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나 조리방식)가 있을 것 같다.


붕어빵 형제


둘이는 사촌지간이라고 한다


친자매로 동생을 잘 데리고 노는 언니


Olivia와는 친구 사이

올리비아 남동생이 누나하고는 사진을 안 찍는다고 버티는 바람에 대타로 친구와 같이 찍어 주었다.


세계 어디를 가보아도 제일 아름답고 순수하고 해맑은 피사체는 아이들이다. 빈부 차이나 용모에 관계없이 카메라를 갖다 대어도 성인들처럼 가식이나 허식이 하나도 묻어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세상을 덜 살아서 때가 덜 타서 그럴 것이다. 그런 피사체를

마주할 때면 얼마나 즐거운지 수고스러움도 잊어 버린다.


아프리카의 미소

2015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섬에서 찍은 아이들로 제목을 <아프리카의 미소>로 했다. 지금까지 찍은 무수한 인물 사진중에서 제일 귀중한 작품으로 언제 어디서 꺼내 보아도 아이들의 미소에 내 마음이 사르르 녹아 내린다.


아프리카 모잠비크 북부에 있는 마을 Pempa의 동네 아이들로 지독하게 가난한 마을의 아이들이지만, 그들의 올망쫄망한 눈을 보면          천사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왼쪽 녀석이 Olivia 남동생인데 무슨 일로 몽니를 부리는지                누나하고 사진을 찍지않으려고 떼를 쓴다



    

      Cartwright 마을 구경


이제 발을 손봤으니 돌아 다녀 봐야지. 마을 전체 인구가 약 600명인데 거의가 어업에 종사하고 일부가 여름 한철에 관광업에 종사한다. 주 관광객이 유럽인들로 여기서 유빙이나 고래보러 보트투어하는데 열흘후에야 시작한단다.


물가에 자리잡은 Cartwright 마을


잔설이 아직 바닷가에 남아 있다. 추운 지역인가?


이렇게 바닷가에 있는 집들은 잘 지은 것들은 아니지만 일단             물가라서 그런지 운치가 있다.


내만이 폭이 넓고 길어 바다가 조용하다

일단 이 마을이 마음에 드는 이유가 지도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내항이 엄청나게 길고 넓다. 마치 활처럼 길쭉하게 늘어져서 그 바닷가에 자리잡은 집들이 물을 보고 앉아있다. 집들이 크고 좋은 것들은 아니더라도 여름이나 겨울에 조용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완전히 물러나 앉을 때 한번쯤 고려해 볼 수 있는 후보지중의 하나로 점찍었다.





       흑곰들이 도처에


마을 쓰레기장

애들과 헤어지고 마을 전경이나 잡아 보려고 뒷산을 향해 차로 한참 올라가니 저런 쓰레기장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집집마다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고(그런 공공 서비스가 없는 모양이다) 개인들이 공용 쓰레기장으로 갖다 버리는 모양이다. 조금 더 올라 가다 기절할 뻔 하게 마주친 놈이 있었는데………



거대 몸집의 흑곰

쓰레기장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흑곰을 또 만났다. 이번에는 일대일로…… 나를 짜려보면서 달려들 자세를 취한다. 흑곰의 쓰레기 뒤지는 탐구생활을 내가 방해해서 화가 잔뜩 난 모양이다. 차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창문을 내리고 챤스를 놓치지 않고 사진이나 몇 장 훔쳤다.



쓰레기장의 흑곰

쓰레기장의 흑곰이라고 하니 좀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가 동물다큐에서 보면 싱싱한 연어나 잡아 먹고 사는 곰인줄 알았는데 퍽 실망스럽다. 그런데 저 녀석들은 아마 죽을 때 까지 저 곳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인간들이 먹는 짭짤한 음식지꺼기 맛을 본터라 쓰레기 더미나 뒤지며 평생을 살아 가겠지. 주민에게 물어보니 근처 쓰레기장에 흑곰이 버글버글 하단다.



엄청나게 비대한 몸집의 흑곰

약간  쪼리고 있는데 마을 주민차 한 대가 쓰레기를 버리려고 올라 오니 그제서야 흑곰이 어거정 어거정 몸을 흔들더니 숲 속으로 사라졌다. 이게 2번째 흑곰과의 대면이었다. 혼자 사진찍으러 차에서 내리면 큰탈도 날 수 있겠구나 싶었다.





      Black Head를 찾아서


성수기에 보트 투어를 비지니스로 하는 부부가 한 수를 가르쳐주는데 마을 뒷쪽에 Black Head라는 곳에 올라 가면 근처에서 제일 훌륭한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길래 그 말듣고도 보지않고 그냥 갈 수 없어 호텔 체크아웃하면서 가는 길을 호텔 주인장께 물어 보니 지금 눈이 있어 올라 갈 수 없다고 초를 친다. 속으로 지금이 6월 여름인데 길에 아직도 눈이 있다니, 그리고 설사 눈이 있다고 해도 4 X 4 찦차가 있는데 하면서 길을 물어 Black Head로  향하였다. 그러나, 그 말을 애당초 들어야 했었는데…



얼음 구덩이에 빠진 렌트카

진짜 눈이 아직 녹지 않은 구간이 있는데… 가다가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서 어디로 갈 지 몰라 고민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차가 뒤따라 오길래 물어보니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한다. 그래서 첨에는 일이 잘 풀려 간다고 생각했는데, 그만 조그마한 구덩이에 바퀴가 빠져 앞으로 뒤로도 못 나간다. 앞차는 Ford

F-150 트럭이라 쉽게 지나가는데 내 차는 쉽게 나갈 수가 없었다.



왼쪽 앞바퀴가 얼음 구덩이에 빠졌다

앞서 가던 차가 돌아 와서 주민 2명이 밀어줘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보니까 밑에 얼음이 얼어 있는데 얼어 붙은 눈밑으로 길을 가로 질러 물이 흘러 그곳만 녹아 움푹 구덩이가 파졌는데 글로 바퀴가 빠져 버렸다.



도끼로 얼음을 깨고

저 친구가 도끼로 얼음을 깨고 해도 차가 힘이 없고 (4기통이고) 내 차 바퀴가 너무 작아 얼음 구덩이를 박차고 나올 수가 없다.



한 30분 사투를 벌여도 승부가 나지 않아, 일단 동네 주민차로 Black Head에 올라 가서 구경이나 하자 하고, 그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올라 가보니 내 차는 방금 그 웅덩이를 빠져 나와도 도저히 올라 갈 수 없을 정도로 길이 험해 보였다. 주민에게 왜 Black Head에 가느냐고 물어보니 이 친구왈, 사실 지금은 눈길 때문에 여기가는 것이 쉽지 않는데 오늘 일도 없고 해서 갑자기 Black Head에 가고 싶어 나왔다고 한다. 어찌보면 누가 나를 도와 주러 그냥 보낸걸로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말하면 누가 이 친구들에게 말하기로, “ 너희 둘은 오늘 Black Head로 가거라. 가다보면 멀리서 온 동양인 한 놈이 눈구덩이에 차가 빠져 낑낑대고 있을테니 도와주도록 해라.” 이 친구 말로 지금은 아무도 여기 오지 않으니 내 차도 그대로 놓아 두어도 괜찮단다. 그래서, 구덩이에 빠진 내 차도 그냥 팽개치고 카메라만 챙겨서 정상으로 올라 갔다.(이런 두둑한 배짱의 여유는 도대체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



Black Head 정상

여기가 Black Head 정상인데 정말로 멀리까지 보이는 경치가 일품이다. 정상은 평평한 구릉으로 사방으로 탁 트여있어 바다 경치를 먼 곳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블랙헤드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 경치

저곳에 무슨 전설같은 이바구가 있다고 하는데……사진에 보이는 저 섬이름이 Wonder Land인데, 그 옛날에 바이킹족들이 그린랜드에서 출발하여 빈랜드를 찾아 남하할 때 항해중 파손된 배를 수리하려고 저 섬에서 벌목하여 배를 고치고 다시 남으로 향하여 뉴펀들랜드에 정착하였다고 한다.


저쪽이 Cartwright 마을에서 큰 바다로 나가는 길목이다. 내만이 길고 넓어 파도가 없는 조용한 Bay가 형성되어 있다.



Black Head  정상에서 바라다 본 바다 풍광으로 먼 산에는 아직도 하얀 눈으로 덮여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다른 말이 필요가 없는 경치다. 먼산에는 아직 녹기에는 이른 잔설이 수북하고 간간이 이어져 있는 섬들과 구릉은 물위에 차분히 앉아 있고 바다로 나가는 출구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이 발아래 가득하다.





     Inuit Stone Man


정상에 있는 stone man

여기 사람들의 특유의 길 표시판인데 일종의 돌무 지 모양으로 사람이 팔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다. 보통 Inuit stone man이라고 부르는데 이눅슈크(Inukshuk)라고 한다. 북미대륙의 추운 지방인 알래스카에서 캐나다 극지역과 그린랜드에서 발견되는 돌무지 형태로 방향을 표시하는 이정표나 부족 사냥 구역을 표시하는 경계석으로, 때로는 식량 저장소 위치 표시로 사용된다고 한다. 블랙헤드 정상에 서있는 이눅슈크를 만났다.


이정표 아래 서있는 Stone Man으로 에스키모로 불리는 이누이트족들의 상징적인 돌무지이다


오늘의 천사들

왼쪽은 48세 Dale로 싱글이고 직업은 Fishing Guider라고 하는데 어부란 말이겠지, 오른쪽은 63세의 Quaily로 직업없이 노는 백수 영감님. 좀처럼 Black Head에는 올라오지 않는데 오늘은 그냥 올라 오고 싶었다고 하는데…… 혹시, 설마, 그 분이 보내신건 아니겠지요?



마지막 시도

Dale이 자기가 걸어 내려가서(내 차가 막고 있어 지차로 내려 갈 수가 없다) 다른 토잉차를 가지고 올테니 내보고 영감님하고 같이 있어란다.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 친구 Idea로 재키로 바퀴를 들어 올리고 그 밑으로 널판지를 양쪽으로 대 놓고 차를 앞으로 움직여 보란다. 그랬더니 신기하게 빠져 나왔다. 다 그들의 경험에서 나온 해결책이라 할 수 있겠다.



오늘의 구세주 Dale Brown

누가 보내 주었는지는 몰라도(이부분이 잘 이해가 안된다. 무단히 구경하러 나왔다는 그의 말이….) 하여간 나는 그들 덕분에 내 발품을 팔지 않고 Black Head에 올라 가서 구경잘하고 내려 온 셈이다.




    Snow Crab 산지에서 직수입으로


구경을 마치고 Black Head 정상에서 내려 오면서

Dale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 아침에 일본인 두명이

Snow Crab(이 지역에서는 랍스터는 안 나고 Snow Crab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을 사 갔다고 이야기하길래, 난 그냥 건성으로 그저께 나처럼 여행와서 랍스터2 마리 사가지고 쪄 먹는 줄 알고  “ 가들은 몇파운드 샀대?” 물어보니 무지무지하게 많이 샀다 하길래 속으로 여행와서 스노우크랩이 졸나게 땡긴 일본 여행객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여기 직산지에서 싸게 도매금으로 구매해서 일본으로 배로 직송했다고 한다. 그 말은 중간 도매상을 없애고 산지에서 바로 사 간다는 소리인데 대규모 비지니스란 말이다. 약간 귀가 쫑끗해지는 대목이었다. 혹시 한국에서도 Snow Crab 유통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검토해 보시길…… 잘 하면 캐나다 원산지 왕도매가격으로 스노우크랩을 수입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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