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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ul 09.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23

Cannes의 자유로운 새처럼

칸느(cannes)하면 국제 영화제말고는 휴양지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영화는 내가 참 좋아하는 장르가 되어 이바구가 길어질지도 모른다. 일단 칸느는 세계 3대 영화제(베니스, 베를린)에 들어가고 요즈음 부산도 국제영화제로 이름을 날린다.


 2009년 62회 칸느영화제 포스트. 주로 5월에 영화제를 하는 모양이다. 5월 13일부터 24일까지이다.


한국 영화가 삼성이나 엘지 제품처럼 세계적인 상품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많이 있겠지만 그간 한국영화가 정책적인 잘못으로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이건 그냥 내 생각이니까 문화공보부에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옛날에는 배급제로 한국영화 몇 편을 제작해야 수입 외화 1편을 허용했기 때문에 영화 배급사들이 외화 배급받아 돈벌이 목적으로 한화를 그냥 저예산과 말초신경 자극용 바이그라식으로 영화를 찍어내다 보니


애마부인 1,2,3,4,5,6,7,8, 산딸기 1,2,3 무릎과 무릎 사이, 젖소부인 바람났네 이런 쓰레기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직배로 바꾸면 저번처럼 영화 제작사 및 관계인들은 데모다 농성투쟁에 나선다. 왜냐하면 자기들 밥통이 작아진다고 그런다. 그렇더라도 일단 직배를 해서 외화와 경쟁력을 갖춘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어야 한국영화가 이런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어디로 갈까요?


아비뇽을 떠나 마르세이유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표지가 갑자기 마르세이유와 칸느로 갈라졌다. 고민 고민하다가 마르세이유 항구 선술집에 색시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해서 항구는 많이 보았으니 세계적인 영화도시 칸느로 가자고 해서 그리로 빠져 버렸다. 이런 게 나 홀로 여행과 자동차 여행의 장점이다. 만일 단체 여행이었다면 일단 스케줄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나 홀로 여행은 그런 게 없다. 사람이 모여 구경하는 데에도 시간 제약이 없고, 마음 내키는 대로 내 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다. 이번처럼 칸느와 니스를 빨리 가보려고 원래 예정했던 마르세이유를 건너뛰고 칸느로 달려가고 있다.


프랑스 남부 휴양지 Cote d’Azur





     프랑스 최고의 휴양지 - Cote d’Azur


칸느로 가는 길에 새로운 이정표가 나왔다. 세인트 라파엘(St.Raphael). 여행 가이드에서 본 지명이라 차를 세우고 책을 보니 무엇이 있는 것 같아 일단 칸느로 가기 전에  그리로 빠졌는데, 분명히 해안으로 내려가는 사인판을 보고 내려갔는데 길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유럽에서 자동차 몰아보면 잘 알 텐데 한번 길 잘못 들어가면 엄청 힘든다는 것) 고생 고생 다시 길 찾아 칸느로 직행하였다. 뒤에 알고 보니 세인트 라파엘이 COTE D' AZUR(코닷 주어)라고 하는 프랑스 남부의 유명한 휴양지가 시작되는 바닷가 마을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세인트 라파엘을 시작으로 칸느, 안티베스, 니스, 망통까지가 코닷 주어에 들어가는 지역이다.

 


칸느의 밤거리

칸느에 도착하니 해는 벌써 넘어갔고 거리엔 가로등이 환하게 켜졌다. 집 없는 나그네도 배도 채워야 하고 구경도 해야 되고 해서 바쁘다. 흠, 그래도 환한 칸느 밤거리를 운전하는 나 자신을 보니 약간은 대견스러웠다. 칸느까지 발을 들여 놀고…. 잘 찾아왔군.




컨느의 롱비치

칸느에 도착해서 물어 시내 해변을 찾아가니 캘리포니아 지명이 보였다. 이름하여 롱비치. 해변을 걸어보니 이름대로 진짜로 해변이 길었다. 해변이 활처럼 둥근 곡선으로 희어져 있는데 시민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어 나그네도 그냥 같이 따라서 해변을 걸었다.


칸느 밤거리. 왼쪽이 롱비치라는 해변가


조명으로 밝힌 칸느 해변

사진처럼 빨간 조명을 보도로 비추는데 주기적으로 푸른색으로 바뀌게 해서 조명빨이 살아 있다. 나도 지금은 칸느 시민이 되어 이 시간을 즐기기로 하였다. 칸느 해변의 파도는 처얼썩  처얼썩 내 귀를 때리는데 그 파도소리를 듣고 있자니 그래  이런 시 한 구절이 생각났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님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유치환의 그리움)



해변 보도에 걸린 피카소 그림

걷다 보니 해변가에 그림이 붙어 있네. 피카아아아소.

제목은 Bay of Cannes.  칸느 현재 모습대로 왼쪽으로 빌딩이 숲을 이루고  오른쪽으로 굽은 활대처럼 푸른 바다가 그려져 있다. 역시 재주가 좋으면 죽어서도 그림을 남기는데 난 재주가 미천하니 죽어서 무얼 남기고 가려나.



칸느의 칼톤호텔

해변이 너무 길어 다 걸어 보지는 못하고 다시 차 있는 대로 돌아가다 보니 진짜 멋진 호텔을 보았다. 밤이 되어 사진이 조금 어둡게 나오는데. 칼톤 호텔이었다. 리즈 칼톤 계열은 아닌 것 같았다. 작년에 마이애미 가서 리즈 칼톤에서 2박 했는데 명성대로 호텔 서비스 죽여준다. 들어가서 한번 물어봐 하룻밤 얼마 하는지? 근데 혼자 와서 저런 호텔에서 폼 내면서 잘 이유는 없지 않을까?





    어느 중년 부부의 아이쇼핑


명품 쇼윈도 앞을 지나가는데 키가 ike(미국 보스턴에 사는 내 절친)만 하게 큰 중년 남자와 마누라가 예쁜 여자 옷가게 앞에서 열심히 둘이서 이바구를 주고받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 하지만 매우 궁금하였다. 그냥 내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유추해보니 이런 시추에이션이 아닐까 한다.

- 여보, 저 옷 예쁘네. 나 사줘. 부인이 졸라댔다.

-그래 예뿌네. 근데 당신은 목이 길어서 그게 매력인데 저 옷은 칼라가 목을 덮어서 파이다. 남편이 이유를 댔다.

-그래요. 그 옆에 있는 것은 목이 파여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부인이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 그건 색깔이 너무 칙칙해서 안 어울려.

(이 핑계 저 핑계 대지 말고 원할 때 잘해 줘야지)


    



      부동산 투자


부동산 광고

상점 구경을 하다 복덕방 앞을 지나치게 되었다. 매물로 나온 집들이 사진과 함께 가격들이 붙어 있었다. 광고들을 찬찬히 훑어보니 공통적으로 집 규모를 설명하는데 piece란 용어를 사용한다. 위 광고는 큰 2 piece 집을 166천 유로(당시 환율로 약 300천 불)에 내놓았는데 2 piece란

미국식으로 말하면 studio란 소리로 방 하나에 욕실 하나라는 소리다.



부동산 광고

이 광고는 공용 수영장과 테니스코트가 딸린 4 piece 집으로 통상 침실 1, 욕실 1, 거실, 주방/식당 방 1을 말하는 경우이다. 면적이 110평방미터로 평수로 환산해보니 1평이 대략 3.3057이니 약 33평 정도이다. 가격은 560천 유로로 미화 990천 불에 해당한다. 2009년 당시 환율이 1 유로가 미화 1.80 불이었다.



부동산 광고

이 집은 5 piece이지만 면적이 172 평방미터로 약

52평으로 큰 집이다. 그래서 가격도 990천 유로로 미화

170만 불이다. 5피스로 침실 2, 거실 1. 욕실 1, 주방/식당 방 1로 된 집이다.


대략 둘러보아도 만만치 않은 부동산 가격들이다. 프랑스 남부 최고의 휴양지 칸느에 있는 고급 주택이다 보니 장만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저녁 늦도록 칸느 밤거리를 이리저리 구경하다 옆동네 니스 해변에 있는 호텔에 방을 예약해 놓고 밤늦게 그리로 달려갔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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