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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ul 14.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24

니스(Nice)의 자유로운 새처럼

2009년 11월 9일(월) 맑음


자갈마당의 니스 해변

밤중에 니스로 들어와서 시내 구경도 못하고 호텔에 짐을 풀고 차 파킹 비로 7유로 따로 내고 안전하게 주차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니스의 아침 공기를 맛보는 찰나에 밖을 보니 아니 저게 뭐야. 해안으로 착각하고 밤에 달려왔는데 아침에 보니 니스 비행장이잖아. 니스 비행장이 해안을 따라 길게 자리하고 있어 비행장 치고는 세계 제일의 경치를 보여 주는 것 같다. 니스 인구도 근 40여만 명이 되니까 큰 도시이지만 관광객으로 인하여 니스 공항이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이착륙이 빈번한 공황이라고 한다. 하기야 근처 칸느, 니스, 모나코 몬테칼로로 가려면 니스 공항으로 들어와야 하니까 그렇겠지.


니스 해안 도로

니스 해변으로 가요

별이 춤추는 니스 해변으로 가요.

니스 해변으로 가요. 난 처음 사랑을 느껴 보았네.

불타는 그 입술 처음으로 느꼈네. 짠짠짠.

이런 키보이스 노래를 불러 본 지 몇 년 만에 니스 해변으로 가는지. 사랑할 사람도 없이 혼자서 말이야.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다 했던가. 니스 해변은 그림대로 좋아 보이나, 하나 실망한 것은 이노무 지중해 해변에는 백사가 없다는 것이다. 지불알타에서 스페인 중간까지는 자갈반 모래반 해변이 있었는데 위로 올라 갈수록 백사는 없었다. 몇몇 연인들이 니스 자갈장 위에다 돗자리 펴고 앉아 피크닉을 즐기는데 왜 이런 백사장이 없는 니스가 프랑스 아니 전 세계의 휴양지가 되었는지는 조금 의아해해야 한다.




자갈밭으로 뒤덮인 니스 해변


그 이유는 다음에 있다

Cote d'Azur(코닷쥬어) - 이 뜻을 본토 애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신통치 않네. cote는 해안이라는데. 다음 단어를 영어로 번역해 보라 하니까 전부다 고개를 갸우뚱. 내 추측으로는 보석, 보물이라는 뜻이 아닐까 했는데 어림짐작이 틀렸다. Azur는 불어로 짙은 푸른색이란다. 그러니까 푸른 바다의 해안 정도 되겠다.



하여간, 아비뇽에서 내려오면서 내가 둘렀던 곳 세인트 라파엘보다 조금 아래 해안도시 세인트 트로페즈부터 시작하여 세인트 라파엘, 칸느, 앤티베스, 니스, 세인트 진 캡 페래, 모로코의 몬테칼로, 캡 마틴, 망통까지를 통틀어 코닷쥬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코닷 쥬 어가 지중해의 진주다.. 니스를 코닷쥬어의 캐피털이라고  해서 니스를 중심으로 아래위로 퍼져 있어 니스가 자연히 지중해 중심 휴양지로 명성을 떨치게 된 것 같다.


그러니까 문헌상으로는코닷쥬어가 휴양지로 시작된 것은 1834년 영국인들이 안개 많은 칙칙한 영국 날씨 때문에 생기는 여러 질병들을 여기 해가 짱짱한 코닷쥬어에서 요양하기 시작부터인데, 1882년 빅토리아 여왕이 아들 데리고 그해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즐기고 난 뒤부터 유럽의 어중이떠중이 귀족들이 따라서 코닷쥬어를 휴양지로 찾은 모양이다. 일 년에 300일 이상 해를 볼 수 있는 휴양지이다 보니 전 세계인들의 최고의 지중해 휴양지가 되었다.



  

모래사장이 없는 니스 해변





       코닷쥬어의 셀럽들


코닷쥬어를 찾은 명사(celebrities)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유명인사 명단을 일단 소개할 테니 여러분 아는 인물도 있고 나도 모르는 인물도 있다. 모르는 인물은  각자 알아서 찾아보기 바란다.  


Brigitte Bardot(1934 - )

브릿지 바르도가 배우로서 명성을 얻을 당시, 미국에는

MM이 있고, 이태리에는 CC가, 그리고 프랑스에는 BB가 있다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MM은 메릴린 먼로를

CC는 클라우디아 까르 다날 레 여배우를 말한다.

1953년 BB가 19살 되던 해에 칸느에 와서 영화도 찍고 니스 해변에서 놀았다. 이 할매 아직 살아있나. 1934년생이니까 지금은 꼬부랑 할매가 되었겠지. 몇 년 전에 한국인들 개고기 먹는다고 동물 애호가로서 한마디 해 가지고 우리 보신탕 애호가들의 맴을 우울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 뒤 세계적인 배우로 성공한 BB는 여기 코닷쥬어에 별장을 마련하여 거주했다고 한다.




Pablo Picasso(1881 - 1973)

이 할배는 여자 전력이 하도 화려해서 정리가 잘 안된다. 하여간 피카소가 39살 되는 해 1920년  여름부터 누군가는 몰라도 어느 여자와 사랑에 빠져 코닷쥬어로 왔다는데. 책에 있는 러브스토리를 원문으로 옮겨보면 이렇다.

A tormented, intense, obsessive and fruitful love

story that began in the summer of 1920.......(1920년 여름에 시작된 그 사랑은 고통스럽고 격렬하고 도저히 머리에서 지울 수 없는 사랑이었지만, 그러나 결실을 맺은 사랑이었다)  어느 나라던 마찬가지다. 남이 그라면 불륜이고 지가 하면 로맨스라 카더라. 하여간 피카소는 그 뒤로 코닷쥬어에서 파리로 들락날락하면서 코닷쥬어 작품도 제법 많이 남긴 모양이었다.



마타 하리(Mata Hari)(1876 - 1917)

이 아지매에 대한 책을 봤는데 흥미진진한 이유가 우리가 마타하리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무엇이냐 하면 잘 빠진 얼굴과 몸매로 미인계를 쓰는 여자 첩보원의 대명사이다. 이 아지매 본명은 마가레타 게르트뤼다 젤인데 마타하리는 별명이다. 네덜란드 시골 출신인데 어려서는 부친이 사업을 해서  잘 묵고 잘 살았는데 그때 무용을 배워서 무용가로도 이름이 있다. 그 뒤 부친 사업 실패로 어려운 삶을 살다가 네덜란드 군 장교와 결혼해서 남편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잠시 살았는데 (당시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 식민지였다) 그때 얻은 애명이 마타하리로 "여명의 눈동자"라는 뜻이다. 이 아지매가 원래부터 공주병이 있어 인도네시아 갔다 와서는 자기가 자바섬의 공주인 것처럼 속이고 신분을 위장하여 군 장교들, 정치인들과 많은 스캔들을 뿌리고 다녔다. 1914년 1차 대전 중 마타하리가 베를린에 있었는데 독일 정보기관에 포섭되어 연합군 장교클럽에 들락거리면서 고급 정보를 빼내어 독일 정보기관에 팔아넘겼는데 영국 정보기관에 의해 정체가 발각되어 이를 통보받은 프랑스 정부가 체포해서 총살형으로 저 세상으로 가셨는데 그때 아지매 나이는 41세. 문제는 요즈음 새로 공개된 영국 정보 보고서에는 마타하리가 독일군 스파이였다는 증거가 충분치 않아 마타하리 처형이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 la bella otero(1868 - 1965): 스페인 태생의 여배우
- anais nin(1903 - 1977): 쿠바계 이민자의 딸로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한 소설가

- f. scott fitzgerald(1896 - 1940): 미국 소설가 및 극

   작가로 우리가 잘 아는 <위대한 개츠비> 저자이다.


이세명은 쪼매 어려운 사람인데 시간 나는 사람은 한번 인명사전을 디비보고 알아보기 바란다.



Ernest Hemingway(1899 - 1961)

이 할배의 취향이 내하고 비슷하다. 나도 플로리다주 key west가 무지하게 마음에 들어 여유되면 key west에 집하나 장만했으면 하는데, 이 할배도 코닷쥬어하고 쿠바를 좋아하고, 그리고 세계 여행도 좋아 하지만 나는 글 쓰는 것 하고 낚시는 별로 안 좋아한다.


 - Clark Gable, Humphrey Boart, Rita Hayworth,

    John Wayne: 세계적인 배우로 잘 알려져 있다.

 - Grace Kelly: 모나코 왕비가 된 미국 출신 여배우로 모

    나코 몬테칼로 편에서 상세히 소개한다.






         외로움은 무시로 찾아들고



해변을 지나 끝에 있는 해안도로로 가니 무슨 동상이 있는데 자세하게 보지를 않았다. 여기는 그런 유적지는 아니니까  볼만한 게 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까막눈이 되어 무엇이 있어도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아는 것이 힘이고 모르는 것은 절약이다.



.

불어에 까막눈이니 무슨 말인지 알 수도 없네. 이거 알아내려면 방법이 있기는 하다. 이 앞에서 얼쩡거리는 현지인중 영어 좀 하는 사람 만나서 물어보면 되는데, 오늘은 왠지 누구한테 말 걸기조차  싫었다. 담에 알아보지 하고 사진만 박았다.

 

 

니스 해변을 내려다보며

니스 해변을 끝까지 한번 걸어보고 난 뒤, 차를 가지고 언덕 위로 올라오니 전망대같이 니스 해안이 훤하게 내려다 보인다. 아침부터 구경한다고 돌아다니다 보니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 해가 저물어 간다. 이런 아름다운 낙조를 세계적인 휴양지 니스 해변에서 혼자서 보고 있노라니 내 강하디 강한 맴도 그런 얇은 외로움에 젖어 옛 생각이 구름처럼 일어난다.



                   옛사랑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 가며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보네

찬 바람 불어와 옷깃을 여미우다

후회가 또 화가 난 눈물이 흐르네

누가 물어도 아플 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걸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 맘에 둘 거야

그래 생각이 나면 생각난 대로 내버려 두듯이

흰 눈 내리면 들판을 서성이다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 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가네


이영훈 작사

이영훈 작곡

지노킴 연주





      니스 해변을 떠나 이태리 국경을 넘어


Cap Ferrat 전경

Cap Ferrat도 니스 근처에 있는 해안 도시인데 풍광은 전부 다 비슷하다. 계속 이 길로 올라 가면 모나코 몬테칼로를 지나 코닷쥬어 마지막 도시 망통(menton)을 지나 이태리 국경도시 산레모로 가게 된다. 망통(menton)에는 우리들에게 <내 귀는 소라껍데기 바닷소리를 그리워하오>라는  시로 유명한 프랑스 시인 장 콕도의 박물관이 있다고 하는데 시간상 그대로 패스하였다.


코닷쥬어의 별장들

그냥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콘도미니엄 같다. 길거리 야자수가 깨끗한 도로와 잘 어울린다. 해변가에 서있는 주택들이 그렇게 근사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니스의 멋쟁이 할매

시내에 나가니까 여자들이 전부 다 멋쟁이네. 조그마한 애들부터 할매까지 전부 잘 차려입은 모델같았다. 위 사진 할매가 걸음도 잘 못 걸어 뛰뚱뛰뚱 하시면서도 모자에 치마에 가죽 코트 걸치고 화장도 이뿌게 해 가지고 가시네. 차마 앞에서 찍지는 못하고 뒤에서 한 장. 여자들은 일단 몸매들이 전부 날씬해. 거의 뚱뚱한 사람들이 없고, 옷 입는 스타일도 제각기 멋을 한껏 부려 가지고 개성 있게 입고 다닌다. 일단 젊은 여자들 이야기 나온 김에 내가 여기 와서 보고 느낀 것은 스페인야들이 제일 나은 것 같아. 포르투갈애들은 몸매나 옷 패션이 좀 떨어지는데 스페인 특히 마드리드 애들은 늘씬한 키에 하얀 피부에 옷도 멋떨어지게 입고 다닌다. 프랑스 애들도 예쁜데 느낌이 무척 쌀쌀맞아. 여자애들 담배는 우찌 그렇게도 많이 태우는지. 거의 99%는 담배 태우는 것 같아. 담배와 날씬한 몸매 서로 상관관계가 있나. 하여간 니스도 프랑스이니까 야들도 이쁘기는 이쁘다.



코닷쥬어를 배경으로 해서 많은 화가들이 활동을 하여서 그런지 여기에는 미술 전시관이 많다. 낮에 시내로 가 보니까 어느 한 거리는 거의 미술상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중에서 좀 좋아 보이는 그림 세 점을 야매로 찍어왔다. 누구 그림인지는 몰라도 팔라꼬(팔려고) 가게 쇼윈도에 진열되어 있었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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