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를 거쳐 바하마 입국
2011년 8월 1일(월) 맑음
버지니아 노폭 공항에서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여 마이애미를 거쳐 바하마 낫소에는 늦은 어제저녁 시간에 들어왔다. 기체 점검으로 마이애미에서 1시간 지체되었다. 플로리다주 제1의 도시 마이애미는 키웨스트(key west)로 가는 길목이라 이번이 3번째 드르는 셈이다. 밤중에 뱅기로 날아 들어오니 섬나라 바하마 낫소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도 없었다.
바하마가 영국 식민지로 줄곧 있다가 1973년도 독립하였지만 여전히 영국 놈들의 시스템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영국식대로 우측통행을 하다 보니 운전대를 잡으면 첨에는 무지 어색하다.
먼저 와 있던 처남이 공항에서 pickup 하여 예약된 condo에 도착하니 거의 자정이 되었다. 콘도 수영장 및 근처 비치를 대강 둘러보고 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시차는 없이 미국 동부 시간과 동일하다.
서둘러 쿠바행 뱅기 예약
아침에 쿠바 아바나행 비행기를 예약하고( 8/3일 오후 2시 출발하고 요금은 미화 300불) 바하마에서는 오늘과 내일 이틀 관광하고 쿠바는 1주일 둘러볼 예정이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가능한 많이 보고 가는 것이 뱅기값 본전 뽑는 것이니까. 참고로 비행기 값은 버지니아 노폭에서 바하마까지는 왕복 350불이고, 바하마에서 쿠바 아바나 왕복 뱅기값은 300불이다. 한국에서 쿠바 가는 경로는 2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멕시코 휴양지 캔쿤에서 아바나로 가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캐나다 토론토에서 아바나로 직행하는 방법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낫소의 바다 물색이 옅은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다. 콘도에 접한 비치로 내려가 보니 물이 하도 맑아 바닥 모래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게 다른 어느 바다(특히 지중해)에서도 볼 수 없는 맑고 푸른 물이다.
바하마 수도 낫소(NASSAU)는 진짜로 조그마한 섬이다. 대략 80 평방마일이라고 하니 동서남북이 각각 10마일(16 km) 정도로 차로 섬 일주하는데 차가 막히지 않으면 해안도로를 일주하는데 30분이 족하니 알만하다. 아래 지도를 대강 훑어 보아도 바하마에서 낫소가 있는 섬이 얼마나 작은 섬인지 감이 올 것이다. 궁금한 독자는 바하마 전체
지도를 펼쳐 가지고 낫소가 있는 섬을 한번 찾아보면 얼마나 작은 섬인지 알 수 있다.
지도를 펴 보기 귀찮은 독자를 위하여 바하마 지도 모형을 인터넷에서 퍼 왔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미국 플로리다 주와 그 아래 커다란 쿠바섬 오른쪽에 모여있는 작은 섬들이 바하마로 낫소는 그중 조그마한 섬 New Providence 섬에 위치해 있다. 바하마의 산살바도르섬이 1492년 콜럼버스가 처음으로 발을 디딘 서인도제도 중의 하나다.
잘못된 지명 서인도 제도
서인도 제도란 말 그대로 하면 인도의 서쪽 지역에 있는 여러 섬들을 말하는데 정작 현재의 서인도 제도는 미국 플로리다주 남쪽 커리브 바다부터 바하마 여러 섬들, 쿠바와 인근 섬나라 자메이카, 푸에르토리코, 아이티, 17-18세기 영국,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다가 20세기에 독립을 쟁취한 커리브해 섬나라들 - 버진 아일랜드, 앵귈라, 세인트 마틴 섬, 세인트 키츠 네비스, 앤티가 바부다, 영국령 몬트세랫, 프랑스령 과들루프, 도미니카 연방,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세인트루시아,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 바베이도스, 그레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등 -을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지금처럼 얼토당토않게
사용되는 이유가, 향신료 무역을 위한 인도 뱃길을 개척하려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의 후원으로 탐험에 나선 콜럼버스가 1492년 발견하고 상륙한 섬이 바로 현재 바하마 제도의 한 섬인 산살바도르 섬으로, 그들은 이 섬이 인도 본토의 서쪽에 위치한 섬들로 착각하고 그들이 상륙한 이곳을 서인도 제도라고 명명하였고 죽을 때까지 그렇게 믿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번 잘못 붙여진 지명이 지금까지 그대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처남이 아는 바하마 현지인 여자 둘이 낫소 관광을 시켜 주는 덕분으로 따로 차를 렌트하지 않아도 그들 차로 쾌적하게 구경을 하였다. 영국 식민지였던 관계로 차들이 영국처럼 우측통행하는 게 작년처럼 낯설기만 하다.
현지인인 마리사(왼쪽)와 프랜시스 그리고, 처남댁과 딸
낫소에서 사방 어디로 가도 이런 바닷가가 나오니까 수영복만 걸치면 어디서나 물에 들어가서 자맥질이 가능하다. 실제로 현지인들은 모래만 보이는 해변에서는 삼삼오오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가면서 길가의 열대 야생화도 이쁘서 한컷 하고...
해리티지 역사 공원
바하마 역사가 살아 있는 헤리티지 공원 안에 복원된 노예들이 살았던 집을 복원한 모형인데, 특이한 것은 창문이 세로로 길게 모양 난 것은 탈출 방지를 위해 그렇게 창문을 좁게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카리브해에 산재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의 주 노동력이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흑인 노예였으니 그들의 고단한 삶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통계 숫자를 확인해보니 16 -19세기 동안 약 1200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이 노예로 아프리카를 떠났고 그중 약 80% 이상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 이외에도 다른 곳으로 팔려갔지만,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바하마 여러 섬에도 아프리카 노예들이 팔려와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같은 농장에서 그들의 고단한 삶을 이어갔다.
공원 안에 있는 그들의 집터에는 잡초와 나무들만 무성하게 자라나고 그 노예의 후손들은 어디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그저 흘러간 세월만 무상하게 찾는 이의 발길만 무겁게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침을 챙겨 먹었어도 낮에 여기저기 둘러보니 배가 허하다. 바하마 낫소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레스토랑을 찾아서 점심을 거나하게 걸치고 내가 호기 있게 한턱 쏘았다.
낫소에 있는 이름이 <나침판 식당>
식당 입구부터 총천연색으로 색색으로 단장을 해 놓았다. 호텔업을 겸하고 자그마한 실내 풀장도 있어 투숙객들이 이를 즐기고 있다.
바닷가 쪽으로 시원하게 전망대를 세워 놓았다. 이곳에서 결혼식 피로연을 한 번씩 한다고 한다. 커리비언 바다가 실어다 주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전망대 끝에 서서
바라보는 쪽빛 커리비언 바다가 그냥 사랑스러웠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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