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금지국 쿠바로
2011년 7월 31일(일) 쾌청
바하마는 영국의 식민지로 있다가 1973년 독립하였다. 미국 플로리다주 서남쪽 카리브해에 위치한 바하마는 인구는 고작 35만 명으로 29개의 주요 섬과 661개의 작은 섬(cays), 그리고 2400 여개의 암초로 이루어진 작은 나라다. 그러나 국민소득은 2만 불이 넘어 세계랭킹 37위다. 수도는 낫소로 다른 섬나라처럼 많은 국민이 낫소에 몰려 산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바하마에서 쿠바로 뱅기로 건너가는 것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바하마로 날아가는 것과 별 차이 없다.
사랑이 우연히 찾아오는 것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가보기를 동경하는 나라 중의 한 곳이 Cuba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쿠바에 대하여 장밋빛 환상을 가지게 하는 것일까? 쿠바를 흔히 말하기로 "카리브해의 흑진주" 또는 "카리브해의 떠오르는 해(Rising Sun)"라고 찬사를 늘어놓는다. 쿠바에 대한 그런 막연한 동경심과 호기심이 나에게도 없지는 않았지만 구태여 별도로 여행 계획을 세워 가 볼만큼 그런 열정은 없었다. 그러나, 사랑이 우연히 찾아오는 것처럼 원래 없었던 쿠바 여행도 이상한 기회로 나에게 다가왔다.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 가서 살고 있는 처남이 바하마로 휴가 겸 출장을 가게 되어 멋진 콘도를 잡았다고 숙식 무료이니 뱅기만 타고 오라고 하길래 바하마로 가는 김에 쿠바로 가볼까 하는 막연한 호기심을 가지고 바하마로 갔다가 그냥 쿠바를 보고 오게 되었다. 그게 딱 10년 전 일이었다.
쿠바 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쿠바 하면 그냥 피델 카스트로, 체 게베라,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떠 오른다. 피델과 게베라는 혁명동지(게배라가 한 살 어리다)로 조국 건설에 힘을 합쳐 오늘의 쿠바가 있게 되었고, 한량인 헤밍웨이는 그냥 쿠바의 아름다운 풍치와 순박한 쿠바 사람들 그리고 심해 바다낚시에 끌려 1939년에 쿠바로 이주해서 그곳에서 약 20년 거주했다. 그곳에서 집필한 "노인과 바다"로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 지금도 가면 그 소설의 작품 배경이 되었던 어촌 꼬히마르(cojimar)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당시 그 작은 어촌의 가난한 어부들은 헤밍웨이와 어울려 카드 도미노 게임도 하고 선술집에서 럼주를 마시면서 입담이 굉장한 소설가가 들려주는 이바구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어네스트가 자주 들렸다는 아바나 선술집들은 지금도 그 명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럼주 칵테일인 모히토(mojito)로 라임주스에 박하 등 민트와 미네랄 탄산수에다 럼주를 혼합한 것으로 쿠바 대표 칵테일이 되었다고 한다. 모히토가 한국인에게 최근에 잘 알려진 계기가 영화 <내부자>에서
무식한 조폭 이병헌이 엘리뜨 검사 조승우에게 폼나게 한마디 던진 대사가 <모히토에서 몰디브 한 잔 하지>라고 해서 폭소를 터뜨렸다.
2014년 이전에는 미국 시민권자라도 쿠바 여행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미정부 허가 없이 갔다 온 사실이 발각되면 구류에 벌금이 최고 25만 불이라고 하는데 잘만 갔다 오면 그 돈 버는 것이 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들이 갔다 오는데 미국서는 바로 들어갈 수는 없고 캐나다 토론토나 멕시코 캔쿤에서 아바나(havana로 발음은 하바나가 아니고 아바나)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쿠바 정부도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미국 여권에 비자를 찍어주지 않고 별도로 비자 사증을 발급하여 미국 시민권자가 쿠바에 갔다 와도 여권에는 흔적이 남지 않도록 도와준다.
쿠바에 가서 어떻게 구경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2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4박 5일짜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호텔, 가이드 관광에 교통편까지 포함되어 편리한데 아바나 주변만 보고 나머지는 볼 수가 없는 게 흠인데 그게 아니면 저번 지중해 여행처럼 차를 렌트해서 발길 닿는 대로 싸질러 다니면서 사진이나 듬뿍 담아 올 까 생각 중인데 그렇게 혼자 헤집고 다니다가 그곳이 마지막 여행지가 될는지 그것도 매우 궁금하다.
2014년 이전까지 쿠바는 미국 시민권자가 관광하기에 굉장히 불편한 나라였다. 일단 미국서 발행된 크레디트 카드는 절대 안 받는다. 심지어 미화도 받지 않는다고 하는데 혹 받아 주는 한전소가 있기는 한데 surcharge가 15-20% 이란다. 그래서, 제일 편리한 화폐는 캐나디안 달러나 유로화를 가지고 가야 한다. 화폐도 쿠바 본토인이 쓰는 페소 쿠바노(Peso Cubano)가 있어 약자로 CUP로 쓰고, 외국인 관광객들만이 쓸 수 있는 전환 페소(Peso Convertible)가 따로 있다. 본토인 화폐인 Peso Cubano를 Moneda Nacional(모네다 나시오날)이라고도 하는데 약자로 MN으로 국가 통화라는 뜻이다. 반면 관광객 전용화폐 Peso Convertible은 약자로 CUC로 표시하는데 1 전환 폐소(CUC)는 미화 1불이다. 그리고 1 전환 페소는 24 쿠바 페소(CUP)와 맞먹는데 외국인은 쿠바 페소(CUP)를 사용할 수 없다.
쿠바 관광 소개서를 읽어 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세계적인 남자 모델이 있는데 체 게베라 아저씨다. 체에 대한 전기나 영화도 많이 소개되어 이 잘 생긴 아저씨가 세계적인 모델이 되어 버렸는데 그의 심벌로 수염에 별 달린 베레모, 구겨진 카키색 군복에 쿠바 시가를 물고 있는 사진은 전 세계에 게베라 열풍을 불러일으켜 그의 전기는 유럽이나 아시아에서는 꾸준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고, 젊은이의 우상으로 티셔츠와 포스트는 지금도 그에 대한 열광으로 잘 팔리고 있다. 그는 짧은 생애 39살 나이(1928 - 1967)로 사회혁명 투쟁가로서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갔지만 현재는 상업주의에 물든 기업가들에 의해 게바라의 사진은 내의, 핀, 포스터로 팔리고, 스위스의 시계회사 스왓치는 체 게바라의 얼굴 사진이 든 시계를 제작 판매하고, 영국의 모 맥주회사에서는 ‘체’라는 이름의 맥주 시판에 들어가는 등 그의 이미지는 유럽 각국의 디스코텍, 소형 승용차, 백화점 등의 광고에 자주 등장하고 있어 이제는 그가 그토록 혐오한 자본주의 제국주의자들의 잘 나가는 모델이 되어 버렸다. 그가 하늘나라에서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쿠바의 유네스코 지정 유산
쿠바 전역에 유네스코 지정 유산이 9군데 있는데 7군데가 아바나 구시가지를 포함한 문화유산이고 2군데가 자연유산이다. 문화유산은 주로 스페인 정복자들이 건설한 시가지와 성채들로 바로크 및 신고전주의가 혼합된 건물 형태가 남아 있고, 섬을 방위하기 위해서 세어진 성채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2군데가 자연유산으로 그중 1군데는 지구 상에서 생태학이 다양한 열대 섬 중의 하나로 고유 식물종이 잘 보호되어 있다고 한다.
낮이나 밤이나 춤과 노래를 놓지 않는 쿠바 사람들은 인생을 재미나게 산다고 하는데 가서 그것도 어떻게 하는 건지 한 수 배워 부침이 심한 나의 끄터머리 삶에도 한번 갖다 붙여 보는 것도 나쁘지도 않을 것 같다.
오래간만에 스페니쉬 공부도 좀 하자.
ME LLAMO JINO(메 야모 지노=내 이름은 지노)? COMO SE LLAMA USTED(꼬모 세 야마 우스뎃= 니 이름은 뭐꼬)-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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