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노킴 May 18. 2016

지노 배낭여행기 호주편 44

지상낙원 GKI로

2014년 12월 4일(목) 맑음


  지상낙원  Great Keppel Island로


남회귀선 표시 입간판

남회기선(Tropic of Capricorn)을 통과하다


지구축이 23.5도로 불량 비행청소년처럼 담배 입에 물고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북(남)회기선이 무엇인지 잘 알거다. 아침에 Rockhampton 관광센터 앞에 이 표말을 보고 지도로 확인해보니 진짜로 여기가 남위 23.5도 위도선이 통하는 곳이다. 마찬가지로 북반구 위도 23.5도에 북회기선(Tropic of Cancer)이 통과하는데 해가 북회기선 정점에 있을 때가 하지가 되므로 북회기선을 다른 말로 하지선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남회기선을 동지선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북회기선은 미국 작가 헨리 밀러(1891-1980)의 소설 제목으로도 유명하다. 외설문학의 시초로 마광수 교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 같은 외설 문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발표된 소설은 1930년 당시에는 외설으로 출판 금지되었고 1934년에 프랑스에서는 출판되었다. 유연한 필치로 남녀 성생활을 적나라하게 그려내었기에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출판금지된 것이다.  그뒤 1939년에는 남회기선이란 소설을 발표했는데 역시 외설적인 작품으로 미국에서 출판금지되었다. 북회기선이 프랑스를 무대로 그린 창작적인 외설 작품인데 반하여 남회기선은 미국 뉴욕이 무대로 헨리의 자전적인 본인의 젊은 날의 경험을 토대로한 소설이다. 북남회기선 두 소설은 1960대 후반이 되어서야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 겨우 미국에서 출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북회기선은 책은 봤는데 영화로는 아쉽게도(?) 아직 보지를 못했다.  




  관광 포인트가 15군데


Queensland 주의 남회기선상에 위치한 여러 관광지를 보여주고 있다. 차근차근하게 읽어보니 총 15군데를 소개하고 있다. 박물관부터 95백만년전 공룡 화석을 보여주는 화석터, 오팔 원석을 캐내던 오래된 탄광촌, 미국 서부영화에나 나올 듯한 소도둑을 쫒는 사나이들이 지키는 전망대(Lookout), 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나무 화석(Fossil), 남반구에서 사파이어 매장량이 제일 큰 Volcano 지역, 검은 황금이라고 불리는 석탄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박물관, 호주에서 제일 오래된 금광촌, 380백만년이 된 산호초를 볼 수있는 지하 석회동굴수백만년전에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해안지형을 볼 수 있는 Capricorn 국립공원등 여러가지 흥미로운 볼거리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그러나, 이런걸 다 제쳐두고 우리의 눈길을 한방에 사로잡는 것은 …..바로 아래 사진의 광고판이다.



Lady Mugrave Island & Calm Coral Lagoon 으로 분명 이 근방 어딘가에 가는 크루즈배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이것만 보면 되니까 저 곳으로 가는 배타는 곳만 알면되는데…... 그래서 정보를 얻기위해 퀸즐랜드주 Info 센터를 찾아 왔더니 우리가 너무 아침에 일찍 온건지 센터가 아직 문도 열지 않았다.



계속 기다릴 수가 없어 지도를 보고 여기서 제일 가까운 항구마을로 차를 몰았다. 지도를 보고 찾아 간 마을이 Emu Park로 조그마한 그러나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마을이다. 이 마을 끝자락에서 바라본 청정 바다의 물색은 하늘색과 거의 같은 남색으로 바위에 부서지는 작은 파도만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저 푸른 바다로 나가면 대산호초를 볼 수 있을까?





  Emu Park 주민들과 함께 아침을


제목이 거창한데 걍 우리 먹을 빵사서 이곳 주민들과 함께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바구나 주고 받으면서 한 끼 때웠다는 말이다. 배가 고파 아침을 빵으로 때운다. Northern Territory 주도인 다윈에서 여기로 이주해 왔다는 영감님은 여기가 늙은이들 지내기에는 매우 흡족하다고 한다. 그러나 어딘들 살다보면 정이 들고 제2의 고향이 되는 법이다. 대산호초로 가는 배편을 알아보니 여기서는 없고 조금 위에 있는 마을 Yeppoon에 가면 있단다. 아침을 마치자마자 부랴부랴 Yeppoon으로 달려갔다.



Emu Park 마을 전경과 마을 해변에서 바라본 바다




  Yeppoon에서 섬으로 건너가다


Yeppoon 근처 지도를 조금 크게 확대해서 보여주면 위와 같다. Cappricorn NP와 Keppel Bay NP가 있어 해변 경치가 뛰어나다. Keppel Bay Marina 선창에는 맑고 푸른 하늘아래 각종 보트들이 간지런히 정박되어 있고 바람 한 점없는 하늘에는 하얀 구름 몇 점이 뭉실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우리가 필요한 Day Cruise 광고판이 있어 혹시 그런 크루즈가 있는가 싶어 찾아보았더니 없다. 필요하면 개인적으로 배를 Rent하는 Private Rent를 해야 한단다.  또 다른 광고판에는 헬기 투어 프로그램을 선전하고 있는데 60불이면 무지하게 싼 헬기 투어 요금이라 물어보니 대산호초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고 근처 경치를 공중에서 한번 돌아 보는 것이라고 한다.



헬기 밑에 보이는 섬이 Great Keppell Island이다


헬기 투어와 크루즈 투어 광고판

Marina 사무실에 들어가서 배편을 알아보니 바로 앞에 있는 섬인 Great Keppel Island로 가는 크루즈배가 아침에 떠나고 없다고 한다. 하루에 1편으로 아침 일찍 출발했다고 한다. 그 때만해도 어느 섬이던지 근처 섬으로 건너가면 대산호초를 구경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일단 섬으로 건너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음 대안이 헬기를 타고 섬으로 건너 가는 방법인데 요금이 거의 300불 부른다. 그래도 섬에 가면 대산호초를 볼 수 있겠거니하고 300불에 흥정을 하고 간단하게 짐을 챙겨 사무실로 가보니 오늘은 헬기 조종사가 일이 있어 헬기를 뛰울 수가 없다고 한다. 망연자실하고 사무실에 죽치고 있는데 여직원 한 명이 어디에 전화를 걸어보고 하는 말이 자기 아는 사람이 오후에 섬으로 낚시하러 가는데 태워줄 수 있다고 개스비 조금만 주면 될 것이라고 갈련지 물어본다. 횡재라고 하기전에 전혀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다보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을까. 크루즈 배를 타도 인당 40불(One Way)이면 80불인데 50불정도 주면 될 것이라하니 어찌 좋지 않을손가. 아마 여기서부터 벌어진 상황은 그 때 실황으로 카톡을 통해서 친구들에게 중계되었다. 적어도 내 셀폰이 물에 빠져 통신 두절이 될 때 가지는 말이야.



보트타러가는 모델 K

정오경 배주인과 그의 친구 부부를 만나서 배를 타고 MARINA를 출발했다. 배낭을 매고 걸어가는 모델K의 발걸음이 힘차게 느껴진다. 작은 횡재라 할까? 가만 생각해보니 이렇게 주선을 해준 그 사무실 여직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충분히 못 한 것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내일 나가면서 감사를 다시 한번 표시해야 할 것 같다.  




  섬으로 들어가다


보트가 정박되어있는 Yeppoon Marina

중간 사이즈의 모터보트에는 배주인장 피터와 그의 친구 마이크와 그의 배필 그리고 나와 모델 K 이렇게 5명이 타고 출발했다. 피터는 친구와 함께 섬 근처로 낚시가는 길에 우리를 태워 준 것이었다. 친구인 마이크 부부는 아침에 만난 영감님처럼 북쪽 다윈에서 여기로 이주해서 살고있다고 했다.  



배위에서 인증샷. 왼쪽부터 마이크, 배주인 피터 그리고 마이크 반쪽

오늘은 바람불어 좋은날이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방법으로 섬으로 들어가는 것이 그렇다. 배를 마치 PRIVATE RENT한 배처럼 말이야. 그것도 단돈 50불로 말이야. 배 안에는 다양한 릴낚시대가 걸려있다. 낚시대를 보니 문득 중학교때 친구 부친을 따라 부산 용호동 너머 이기대로 낚시간 일들이 생각난다. 그 때는 고기잡으러 간다는 것이 그렇게 마음이 설레이는 일이었다. 그 후로는 낚시는 거의 하지도 않아 Fishing은 내 취미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배를 운전하고 있는 Skipper 피터에게서 보트 조작법을 배우고 있는 모델 K는 그게 그렇게도 재미가 있었는지 집으로 돌아가면 보트를 사자고 조른다. 개인 보트를 타고 들어가다보니 섬에는 접안시설이 없다. 내릴 때는 발을 둥둥 걷고 물에 들어 가야한다.  마이크가 배낭을 내리는데 도와주고 배를 끌어내고 있다. 그렇게 허허 백사장에 둘이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덩그라니 남게 되고 피터의 보터는 멀어져 갔다.



피터한테 보트 조작법을 열심히 배우는 모델 K
수심이 얕아 우리가 내리고 난 뒤 마이크가 배를 밀어 내고 있다

지상낙원 GKI 의 해변을 맨발로 걸어보니 맑은 물에다 부드러운 백사가 발가락 사이사이를 간질어준다. 게다가 사람들이 거의 없다. 푸른 하늘에 떠 있는 몇 점 하얀 구름말고는 보이는게 없어 마치 우리 둘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해변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런 착각내지 환상 속에서 무인도에 상륙한 로빈슨 크루소처럼 배낭을 매고 뜨거운 백사장을 가로 질러 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JH-


섬에 내리자마자 해변 풍경을 보고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가                          혹시 여기가 지상낙원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청정한 바닷물에 부드러운 모래바닥이 푸른 하늘과 어우려질 때                  지상낙원이 어디 이보다 더 나은 곳이 있을까 싶었다


주인없는 빈 낚시배만 덩그라니 놓여있고


좌우를 살펴보아도 인적이 없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 상륙한 모델 K. 마실거라곤 뭍에서 산 음료수 뿐




작가의 이전글 지노 배낭여행기 - 호주편 5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