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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May 18.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호주편 59

울룰루로 가는길(2)


Glen Helen Gorge 산장에서


산장 전경

산장은 별로 큰 편은 아니지만 근처 국립공원내에서는 유일하게 주유소가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기름도 넣고 하면서 쉬었다가 가는 곳이다. 여기서 점심을 먹으면서 벽에 걸린 여러 사진들을 구경하였다. 전부 다 항공사진으로 근처 국립공원의 경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 아래 사진은 근처 계곡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항공사진인데 왼쪽편은 우기때 강물이 계곡을 돌아 나가는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그 옆에는 같은 계곡인데 건기때 바짝 마른 계곡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길들을 항공사진으로 보여준다


유구한 세월의 풍화침식 작용으로 독특한 형태로 변한 지형

또 다른 항공사진은 평지에서는 볼 수 없는 풍화침식으로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는 지형을 컬러 사진으로 보여준다. 특히 눈낄을 끄는 사진은 역시 산장 벽면에 걸린 사진인데 처음에는 Ululu 바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다른 곳이었다. 붉은 암반으로 이루어진 그리고 정상은 칼로 싹둑 잘라낸 모양으로 평평한 모습을 한 바위산이 넓은 평원 한 가운데로 우뚝 솟아나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보아도 금방 빠지게되는 그런 멋진 바위산이었다.


울룰루 바위가 아니고 Mount Corner라고 하는 돌산으로 울룰루보다 훨씬 높고 크다. 울룰루로 가는 길에서 보이기에 사람들이 울룰루로 오인한다

Glen Helen Gorge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시간이 꽤 지체되었다. 아직도 Ayers

Rock까지   450k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고 나서야 정신이 후다닥 들었다. 원래 오늘 계획은 Ululu

Rock까지 가는것이었는데 Scenic Route를 군데군데 들러서 이것저것 보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지난 것이다. 그래서 13.14.15번을 그대로  Pass하고 우선 Kings Canyon까지 서둘러 가기로 하였다.  



Ayers Rock까지 450km 남았다는 이정표




  Ayers Rock이 무엇인지?


Alice Spring 모텔에서 울룰루 바위까지 얼마나 먼지 물어보니까 매니저가 대답하는데 Ululu 대신

Ayers Rock(아이어저락)이라고 말을 해서 머리털나고 생전 처음 듣는 소리라서 의아해 했는데 이정표까지 Ayers Rock이라고 나와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Ayers Rock이 울룰루 바위와 같은 말이다. 원주민들이 원래 지은 지명이나 장소에 그들을 정복한 나라들이 새롭게 이름을 명명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힘없는 약소국가들을 식민지로 삼은 제국주의자인 정복자의 우쭐한 소치에서 발생한 결과물이다.



모시오아툰야가 원래 빅토리아폭포의 이름으로 뜻은 "천둥소리나는 연기"

특히 19세기 아프리카를 맛있는 PIE 한 판을 나누듯 서로 맘대로 잘라서 식민지로 삼은 열강들의 권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위치한 세계 제일의 폭포인 빅토리아 폭포의 원래 이름은  Mosi-Oa-Tunya 인데 이를 탐험한 리빙스턴이 영국 여왕의 이름을 갖다붙여 오늘날까지 그렇게 부른다. 아프리카의 산, 강 그리고 호수들이 거의 원래 원주민의 이름이 버려지고 정복자들의 언어로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아이어저락이라고도 불리우는 울룰루 바위

Ululu도 원래 여기 거주하던 아보리진 Anangu부족 언어로 고고학적으로 추적해보니 약 2만2천년전부터 여기서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 이름이 겨우 2백년된 안된 호주 백인들에 의해 새로운 이름이 부여된 것이다. Ayers란 이름은 Henry Ayers 작자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국 출신인 Henry Ayers

 (1821-97)는 영국서 1840년대 결혼하고 바로 호주로 이민을 와서 South Australia주에서 구리광산을 통하여 큰 부를 축적하여 정계에 진출한 인물로 남호주 총리를 1863에서 1873년까지 7번이나 역임한 인물로 남호주 개발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이유로 울룰루바위가 아이어저 바위로 불리게된 사유이다. 백인들(모텔 지배인)은 대부분 아이어저로 부르고 원주민들은 울룰루로 부른다.



2013년 네팔 중국 배낭여행시 에베레스트산 뱅기투어에서 찍은                    사진으로 정상에는 항상 눈보라가 친다

네팔에 있는 세계 제일봉인 에베레스트도 마찬가지이다. 산을 측정한 영국 측량기사인 George Everest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부르지만 네팔에서는 산스크리트어로 “하늘의 이마”란 뜻인 “사가르마타”라고 불리우고 중국에서는 티베트어로 “세상의 어머니”란 뜻인 “초모랑마”라고 불리워진다. 하루빨리 원래 이름 찾아주기 운동이라도 해서 그들에게 제이름을 돌려 주어야 할 것 같다.  





  국립공원을 종주하는 트레일


국립공원 약도

웨스트 맥도널 국립공원의 백미는 야영 준비를 해서 배낭을 매고 트레일을 따라 걸어서 가보는 것으로 위 사진지도에서 푸른 점선으로 이어진 것이 그 트레일이다. Alice Spring에서 Redbank Gorge까지 약 135 km 거리로 기후가 좋은 겨울철에는 많은

Backpacker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차로 도로를 따라 가면서 중간 중간에 내려서 잠깐 보고 가기 때문에 진정한 자연미를 볼 수는 없었지만 트레일을 따라 가면 멋있는 자연환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멀리 연이어 이어지는 맥도널 산맥의 줄기들


Glen Helen 협곡에서 바라본 국립공원 산줄기들.

국립공원 지역을 벗어난 (15)번 Tnorala에서 Kings Canyon Resort 까지를 Mereenie Loop Road 라고 부르는데 비포장도로다. 가보니 그렇게 험한 Offroad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륜구동차가 제격이다. 풍경은 Outback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이 구간은 산이나 구릉이 없고 평지로 이어져 있다.



공원내 풍경은 아웃백의 그것과 비스무리하다


국립공원의 산줄기들

한쪽에는 맑은 하늘이 빼꼼하지만 저쪽 건너편에는 한바탕 소나기라도 휘몰아칠 검은 구름이 하늘에 가득하다. 다행히 검은 구름은 옆으로 비켜나가 비는 오지 않았다. 비포장도로는 황토길에 약간의 자갈이 섞여있는 도로로 속력을 내어 빨리 달릴 수는 없다. 총 길이는 약   80km이지만 시간은 3시간 이상이나 소요되었다. 그런 무미건조한 길을 가다가 반가운 친구를 만났으니........





  자유와 방종의 대명사, 야.생.마를 만나다


혼자 뛰노는 야생마

그 광대한 Outback에서 지혼자 마음껏 뛰놀며 구속을 거부하고 자유를 즐기고 있는 야생마들……새끼들도 옆에서 자유의 가치를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구속을 거부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야생마들만의 본능일까? 그렇지않다. 젊은이나 중년이나 늙은이를 비롯한 남녀 모두들이 추구하는 “자유”도 또한 그것이다. 어찌보면 엄마 자궁에서 이탈된 그 순간부터 인간은 야생마같은 구속없는 “무한 자유”를 외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삭막한  Outback에서 자유의 심볼을 만나니 어찌 기쁘지 않으리요. 그런데 이번에는 야생 당나귀까지 만났다. 이 녀석들은 말보다는 강심장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도망가지 않는다.



야생 당나귀

그러나, 말들은 먼 거리이지만 우리가 보이자 멀리 달아나 버린다. 당나귀도 말과에 속하는 동물로 말과 비슷한 면이 많지만 다른 특징은 귀가 길고 다리가 짧다. 우리가 아는 노새는 당나귀 수컷과 암말을 교배하여 얻은 종이고, 반대로 당나귀 암컷과 수말을 교배하여 얻은 종을 버새라 한다. 또 다른  “무한 자유”의 심볼인 야생동물을 만나 마음이 기쁘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이렇게 모델K와 함께 호주의 광활한 아웃백을 달리고 있는 것이 저 황량한 평원을 달리는 야생마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Kings Canyon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킹즈캐년 전경

울루루에서 약 320km떨어진 곳에 위치한 Watarrka 국립공원안에 위치해 있다. 울루루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들은 꼭 찾을 정도로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다. 남쪽에서 올라와서 울루루를 먼저 본 사람은 다시 차로 위로 올라와서 찾지만 우리같이 앨리스 스프링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은 여기를 보고 울루루로 내려가게 된다. Kings Canyon 전망대에서 국립공원을 내려다보니 킹즈캐년은 이름만큼 그렇게 깊은 계곡은 아니고 깊이가 겨우 100미터 남짓하다. 이 일대가 아주 예전에는 바다밑으로 있다가 그 후 융기되어  수백만의 침식풍화작용을 거치면서 오늘의 사암(Sandstone)계곡이 되었다. 그래서 많은 해양 생물들의 화석을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시간이 넉넉했으면 몇 개의 트레일중 하나라도 걸어보았으면 킹즈캐년의 진면목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었을텐데 그게 좀 아쉬웠다. 킹즈캐년에 도착한 때가 오후 해가 늬엿늬엿 서산으로 넘어갈 때라 석양을 받은 암석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여행안내서에서 2시간짜리 South Wall Trail을 소개하는데 2리터 정도의 물을 가지고 가야 하고 절벽이 있는 곳에서는 너무 가까이 다가 서지말고 선크림을 바르고 창있는 모자를 쓰고 밑창이 단단한 등산화 신발을 신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킹즈캐년(상)과 South Wall 왕복 트레일을 보여주는 입간판(하)

Kings Canyon에서 사진만 몇 장 훔치고 계속 내려가기로 마음먹고 길을 가다보니 Kings Canyon Resort를 만났다. 숙박시설부터 식당, 주유소까지 다 있다. 여기서 늦은 저녁을 호주 스테이크로 배를 채우고 자동차까지 기름을 채우려고 했는데 이상한 상술에 걸려 주유를 못했다. 이상한 상술이란 오후 6시가 넘게되면 기름을 팔지 않는다. 기름이 부족해 갈 수 없으면 자고 가라는 소리인 모양이다. 우린 현재의 기름으로 좀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저녁먹고 나서 계속 내려 가기로 했다. 때맞춰 Kings Canyon이 서서히 노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막 저녁을 먹고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차를 몰아 울룰루를 향해 계속 내려갔다. 다음 Gas Station이

Kings Creek Station인데 가보니 역시 해가 지면 영업을 하지 않았다. 가다가 기름이 떨어지면 아무데서나 야영을 할 생각을 하고 계속 어두운 밤길을  달려 내려갔다. 밤길을 운전하면 보이는 것은 헤드라이트 조명을 받는 도로외에는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다. 그래서 지나온 길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할 수도 없다. 밤 자정 가까이 되어서야 다음 Gas Station이 있는 Curtin Spring에 도착했는데 밤에는 역시 영업을 하지 않는다. 더 이상 갈래도 기름이 떨어져 갈 수 없어 Curtin Spring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고 긴 하루를 접었다.



Kings Canyon Resort에서 저녁만 해결하고 계속 길을 재촉했다


노을에 물든 킹즈 캐년.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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