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룰루로 가는 길
2014년 12 월 10일(수) 맑음
아래 사진은 (1)번 앨리스 스프링에서 (20)번 울룰루까지 가는 길을 보여주는 지도이다. 이 길의 백미는 두군데가 있다. 하나는 (4)번부터 (13)번까지 이어지는 West Macdonnell 국립공원을 구경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17)번 Watarrka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Kings Canyon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울룰루가는 최단 코스는 위 지도에서 검은 실선으로 표시된 Alice Spring에서 Stuart Hwy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서 Lasseter Hwy로 바꿔타고 가는 것인데 (지도에서 검은 선으로 표시. 약 450Km) 대신 West Macdonnell 국립공원이나 킹즈캐년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우리는 물론 더 많은 것을 보려고 빨간선으로 표시된 시골길을 택하여 West Macdonnell 국립공원과 Kings Canyon을 구경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은 (14) (15) (17)로 이어지는 길이 비포장도로(지도에서 빨간 점선으로 표시) 길이라서 험하고 빨리 달릴 수 없다는 것을 가 보고서야 알게된 것이다. 우리 차가 사륜구동이 아니라서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타이어 빵구날까봐 엄청 맘졸이면서 운전하였다. 결과적으로 저녁에 울룰루에 도착할 수 없었고 (18)번 근처 Curtin Spring에서 자고 그 다음 날 아침에야 울룰루 바위를 볼 수 있었다.
아침에 앨리스스프링을 출발할 때 위 사진처럼 이정표가 중간 중간 중요한 볼거리를 구간별 거리로 보여준다. 이 길이 Alice Spring에서 Ululu로 향하는 먼 여행길의 출발점이 된다. 하늘엔 구름 한두점이 여유롭게 떠 있고 날은 쾌청한게 여행하기에도 적합한 날이다. 앨리스 스프링 마을을 벗어나 외곽지대로 빠지자 맥도널 산맥으로 들어 가는 길목인지 보이지않던 산들이 좌우로 그 모습을 보여준다. 낮은 산에는 나무라곤 볼 수 없고 암석투성이로 민둥산이다.
앨리스 스프링에서 약 10km정도 달리면 지도 (4)에 표시되어있는 Simpson Gap에 도착한다. 입간판에 쓰여진 말그대로 서맥도널 국립공원의 Window라고한다.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말이다. 차를 파킹장에 대고 트레일로 조금 올라가 보았다. 지리용어로 Gap은 산과 산사이에 벌어진 계곡으로 번역이 산협 또는 협곡 정도이다.
차를 파킹장에 대고 트레일로 내려갔다. Simpson Gap 바닥에는 물이 말라 겨우 가느다란 한줄기 물이 흘러가고 내리쬐는 따끈한 햇살로 모래 위를 걷는 것도 해도 약간 숨차게 만든다. 우기에는 이 곳이 작은 강으로 변하여 또 다른 풍광을 보여줄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WEST 맥도널 국립공원구역이다. 저만치 걸어가서 Gap 반대 방향에서 안쪽으로 바라보니 물 가장자리로 아웃백의 명물인 Gum Tree들이 즐비하게 줄지어져 서있고 반대편 한쪽에는 고사된 나무둥지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다. 나무들만 없다면 텅빈 사막의 그것과 흡사한 정경이다. 시간상 트레일 저 쪽 끝까지는 들어 가보지 않고 이번에는 Gap 입구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할 것 같다.
심슨갭에서 약 30km를 더 달리면 Stanley Chasm에 다다른다. Chasm은 영국 및 영연방등에서 쓰는 영국식 단어로 카즘으로 읽는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본 적이 없는 카즘이 뉴질랜드, 호주에서는 자주 보인다. Gap하고 비슷한데 틈새란 뜻으로 계곡과 계곡사이, 산과 산 사이에 끊어진 부분을 말하는데 이와 비슷한 Gorge는 좀 깊은 계곡을 뜻하는 협곡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Canyon이라고 표현한다. 이 길을 따라가면 Gorge, Chasm 그리고 협곡을 뜻하는 Canyon도 만난다. 차를 타고 계속 들어 가보니 Stanley Chasm을 설명하는 입간판이 보였다. 읽어보니 원주민 아보리진이 운영하는 캠핑사이트이다. 어제 본 Devil's 공기돌에서는 2불도 안하는데 여기는 입장료가 인당 10불이다. 게이트를 들어서니 차도 별로 보이지 않길래 그냥 돌아서 나왔다. 여기를 통해 국립공원내 여러 Trail로 갈 수 있는 모양이다.
West 맥도널 국립공원의 황량한 경치는 지금까지 지나오면서 본 다른 Outback의 그것과 별 다를바가 없다. 황량한 벌판에 Gum Tree만 듬성듬성하고 풀이라곤 누런 낙타풀정도만 자라고 있었다. 저런 밋밋한 경치를 구경하며 계속 길을 따라 갔다. Stanley Chasm을 지나니 길이 두갈래로 나뉘어진다. 지도를 자세히 보니 Scenic Route는 5번 스탠리카즘에서 7.8.9.10.11.12.13.14.15 번으로 통하는 길이고 다른 길은 중간에 아무것도 없이 그냥 17번으로 가는 길이었다. Scenic Route는 말 그대로 웨스트맥도널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길로 많은 볼거리를 볼 수 있다는 관광코스다. 우리는 이번만큼은 천천히 늦게 가더라도 산천유람이 목적이니 Scenic Route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오늘 저녁까지 울룰루바위까지 못 가고 그 전에 있는 캠핑사이트에서 하룻밤 묵어야 했다.
시원하게 국립공원 속으로 직선으로 뚤린 길을 기분좋게 달려 나아갔다. 맥도널 산맥의 산줄기가 오른쪽에서 연이어 나아간다. 길 양쪽으로 연속되는 먼 산들의 형태가 점점 뚜렷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얼마쯤 달리다보니 지도 (7)번의 Ellery Creek 표지판이 보였다. 들어 가보지는 않았지만 캠핑 사이트모양이다. Ellery Creek 근처의 기묘한 암석 모양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장구한 세월동안 풍화침식을 거친 형태로 마치 돌을 손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것 같았다.
Creek을 지나 좀 더 달려가니 지도에서 표시된 (8)번 Serpentine Gorge까지 3 km 거리라는 이정표를 만났다. Gorge는 앞에서 말했듯이 계곡을 말한다. Serpent는 영어로 뱀이란 뜻으로 Serpentine은 뱀같이 꾸불꾸불하다는 뜻으로 Serpentine Gorge는 꾸불꾸불하게 굽은 계곡이란 의미다.
(10)번 Ochre Pits은 가까워 차를 파킹해 놓고 걸어서 눈으로 보고왔다. 말그대로 크다란 깊은 웅덩이같은 계곡인데 색색의 광물질이 암석에 층을 이루어 여러가지 암석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PITS 의 단면이 여러가지 색색의 암석으로 웅덩이처럼 푹 파인 계곡면을 병풍으로 치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 모델K와 함께 계곡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돌맹이중에서 특색있는 모양이나 색상을 띤 것들을 찾아 보았다.
(11)번 Ormiston Gorge으로 여기 움푹하게 파인 계곡에는 14미터 깊이의 물웅덩이가 있어 날씨가 좋으면 여기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한다. (12)번 Glen Helen Gorge에는 산장도 있고 주유소까지 있다.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산장내에 전시된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는 헬기 투어도 신청할 수 있어 하늘에서 국립공원의 경치를 구경할 수도 있다.
산장이 있는 Glen Helen Gorge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근처에서 찾기 힘든 주유펌프도 있어 먼 길을 가는 여행객들은 여기서 기름을 채워간다. 산장은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위치하는데 별로 크지도 않고 아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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