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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Oct 26.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39

삼천포 타령

2009년 11월 18일(수) 맑음


우리말에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의 뜻은 마산에서 진주로 가려면 그냥 직선으로 가면 되는데 무슨 일인지 삼천포로 가려고 90도 좌회전하다 보니 그런 말이 생긴 모양이다. 내가 오늘 진짜 삼천포로 가버렸다.

 

 

시실리 남부 해안

루이지의 마지막 유언 시를 생각하며 시실리 3번째 도시 시라쿠사로 향하는 길을 열심히 가고 있는데 길을 챙겨 보려고 잠시 쉬면서 지도를 보니까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시실리 남부 해안 도로다.

 

시실리 남부 해변

그런데 리카타(licata)라는 마을에서 말타로 가는 뱃길이 있다고 나와있어 말타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뭇 궁금해지네. 일단 시라쿠사로 바로 가지 말고 리카타로 가서 배편을 알아보자. 배 타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요금이 비싸면 가지 말고. 여려분도 말타 공화국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말테의 수기에 나오는 말테말고 말타 말이야. 그 말타 가는 뱃길이 바로 시실리 남부 해안에 있다는 이야기다.

 


도로를 덮어버리는 해무

근데 시실리 남부 해안도로를 운전하는데 거의 해가 늬웃거리며 떨어지는데 갑자기 도로가에 구름 한 뭉치가  길을 막는다. 가만 보니까 바다 안개 해무다. 지표에서 받은 열기 있는 따뜻한 공기가 바닷가 찬 공기와 만나면서 짙은 안개를 생성하는 모양이다. 몇 분간 도로를 점령하는 바람에 운전하는데 십겁 했다.

 


리카타 백화점

오후 5시경 리카타에 도착해서 부두를 찾아 가보니 장사가 잘 안되는지 지금은 배 운항을 안 한다네. 대신 여기서 동쪽으로 130 킬로미터 떨어진 파잘로에 가면 배편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배가 있다면 오늘 저녁 여기서 자고 내일 일찍 배를 타려고 했는데. 피곤하고 해서 부두 가까운 호텔을 찾다가 리카타 시내에서 쇼핑센터를 우연히 만나 들어가서 pc mouse하나 사고 사진 메모리 카드 8기가 2개를 사면서 가전제품 가격을 비교해 보니 미국보다 엄청 비싸다. 가전제품은 역시 미국이 제일 싸다.

 


삼성 셀폰 코너

셀폰 코너에 가 보니 역시 여기서도 삼성제품이 판을 친다.

 


코끼리타는 애기들

백화점 안에서 알라들 둘이가 코끼리 타고 놀고 있길래 사진 찍어 저그 엄마 보여주니 되게 좋아했다. 어디 프린터 하는데 있어서면 한두 장 빼 주고 싶었는데.

 




        호텔이 미술관 수준


날도 어두워지고 아그리 겐토에서 신전 찾아다닌다고 발품을 좀 팔았더니 몸도 피곤해서 바닷가 근처 호텔을 찾아 들어가니 로비에 괜찮은 그림들이 눈을 끈다.

 

물고기 유화


고기잡는 어부들

전부 유화인데 호텔 로비에 걸어 놓으니 미술관 분위기가 물씬 난다.

 


끼 유화

끼가 살아 꿈틀거리는 같다.  삶아서 깨 묵고 싶다.

 


아랍 여인

이건 아랍풍의 그림 같다.

 

 

미녀와 헤라클레스

말초신경을 확 끄는 이런 그림도 있는데 여자 모델보다 뒤를 자세히 보니 헤라클레스 조각상이 있다. 이 그림을 보자 영어문법책에 나오는 정관사 + 형용사 어법인

THE BRAVES DESERVE THE BEAUTY.라는 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야동보다는 명화로 감상하자.

 

 

끝내주는 해물 한 접시

이 호텔에서 먹은 저녁 메뉴인데 해물 한 접시다. 홍합, 새우, 조개, 오징어에다 약간 맵고 진한 토마토소스를 올려 주는데 빵과 같이 먹었는데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접시를 싹싹 홀 탔다.

 

 

 

 

       말타 가는 페리보트 타러

 

시실리 남부 해변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말타배를 타는데 가려고 서둘러 가는데 시실리 남부 해안 경치도 그냥 놓칠 수 없어 그냥 시럼 시럼 해안도로로 차를 몰아 구경하면서 파잘로까지 갔다.  남부 해안의 경치도 북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단지 북부처럼 바위산 같은 기묘한 풍경을 연출하는 비치는 없어도 물은 어디를 봐도 맑고 깨끗하다.

 


시실리 남부 해변

방파제같이 작은 돌로 파도를 막아 내항을 만들었다.

 


시실리 남부 해변

부산 송정 해수욕장을 연상시키는 해변 비치. 맑은 물이 그냥  투명하다. 시간이라도 넉넉했으면 물로 뛰어들고 싶었다.

 


시실리 남부 해변

이런 장소 보면 우리들은 니나 내나 할 것 없이 무슨 생각을 하냐 하면 저 넓은 바위에다 돗자리 펴고 삼겹살이나 등심 고기나 구워가지고 상추에 쌈 싸 먹고 소주나 한잔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겠지. 그런데 그런 먹는 거 밝히지 말고 자연을 감상하는 여유도 좀 가지자. 하기사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먹는 것도 중요하다. 갑자기 허기지게 배 고프다. 저 바위 위에서 차돌 빼기 구워 먹고 싶다.

 

 

 그냥 평범한 시실리 남부 해안가의 모습과



세계적인 관광지 프랑스 니스 해변을 비교해 보니 시실리 바닷물이 더 푸른 것 같다.

 

 

말타 가는 배편이  있는 PAZZALO 항.

 


이태리 해양 경찰서

배편 알아보려고 가서 본 이태리 해양 경찰서. 배 타는 곳이 바로 옆에 있다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이렇게 외국으로 여행하게 되면 동양인 모습 때문에 어디 가서 길 물어보는 데는 편하다.  뭘  물어봐도 아마도 이 동양사람이  여기 처음 오는 모양이구나 하면서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매표소 가니까 배편이 저녁 7시 있는데 30분 전까지 와서 표를 끊고 타면 된단다.

 


 투시율 110%로 맑은 물이다.

 

 

시실리 남부 해안의 청정 바다

시간이 남아 저녁이나 일찍 하려고 가까운 해변가 식당을 찾아갔는데 식당 창문 너머로 바닷가를 보니 물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었다.

 

 

Pazzallo에서 말타로 삼천포

삼천포로 빠진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 지도를 불러왔다. 마지막 구경이 나폴리 밑에 있는 폼빼이 유적지를 보고 상구 밤새워 차를 몰아 본토 남단에 있는

REGGIO에서 페리에 차를 싣고 시실리 관문인 MESSINA를 지나 북부 해안도로를 타고 수도 PALERMO를 구경하고 가로질러 남부 해안 도시 AGRIGENTO에서 신전과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가는 길에 뱃길을 발견하고 무슨   타봐서 환장한 사람같이 POZZALLO에서 페리 타고 말타 발레타로 건너간 것이 오늘 내가 지른 삼천포 타령의 1막이고   삼천포 타령 2막이 펼쳐진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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