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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Oct 30.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42

고조 섬을 뒤로하고

2009년 11월 20일(금) 맑음

귀티나는 호텔 내부

아침에 일찍 일어나 구겨진 와이셔츠 4장, 바지 2장, 티 1장을 다리미로 다린 후 대강 정리하고 오늘은 고조 섬 나머지를 보고 오후에는 다시 말타로 돌아가서 시실리 가는 배를 오늘 저녁에는 타고 나갈 작정이다.

 


삐까번쩍한 호텔 내부.


호텔 레스토랑

시실리에서는 mount etna 활화산만 보고 이태리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바로 그리스로 건너가던지 해야 되는데 몸도 마음도 고달프다. 독자들 보기에는 호사 여행이라 생각할는지 몰라도 결코 그건 아니다.  

 


고조섬 마을

고조 섬을 구경하면서 여러 마을을 지나면 동네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이는 옛날에 한국에서 여행하려 다닐 때 벽촌을 지나면 시골 농부들은 비지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폼 잡고 구경하러 다니고. 그때처럼 되기 미안한 마음도 생긴다.

 

 

삼천포 타령 지도

나의 대책 없는 호기심과 방랑벽으로 너무 멀리 내려온 것 같아 이제부터는 자중하면서 좀 계획적으로 여행을 해야지 하고 맴을 묵어보는데 그게 잘될는지.

 

 

섬 해안도로

어제는 고조 섬을 해안도로 따라 돌아보는데 이정표가 잘 안되어 있어 가다 보면 길이 끊어지고 때로는 개인 사유지로 들어가고 때로는 절벽 위로 아무런 보호 방책도 없이 외길이 있길래 가보니 진짜 차 한 대 겨우 지나갈만한 길이라 벌벌 떨면서  가도 별 탈 없이 구경을 잘했는데 그런 외길은 지도에도 없는 길이라 관광객들은 아무도 오지 않고 간혹 동네 농부들이 경운기 몰고 온다.

 


하늘같이 푸르고 호수처럼 맑은 지중해

 

 

 여기저기서 강태공들이 낚싯대 하나에 시름을 잊고 나그네는 그걸 보면서 외로움을 잊어버리고.

 

 

  악어바위 대가리 부분.

 

 

 

곰팡이 바위와 창문 바위

아무도 오지 않는 절벽 위에 차를 세우고  아래 펼쳐지는 바다와 바위들이 어우러져 색채도 없이 그냥 회색으로 보이는데 그걸 그냥 보고 있자니 그냥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데  이유를 알듯하면서도  모르겠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순수하지 못한 것도 많았고, 가족  부모 형제들에게도 성의껏 잘해 주지도 못했고, 힘들게 살아온 것은 아닌데도  번쯤 돌아보고 반성을 하면서도 살아야 되는데 잘난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내가 어떻게 그렇게 외고집으로 살아왔는지. 반성의 눈물인지, 회한의 안타까움인지 아니면 혼자만의 외로움에서 오는 센티멘탈인지 아니면 이런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뭉쳐 저서 표출된 것인지 그런 뜨거운 눈물을  바람 부는 절벽  벌판에서 끝없이 펼쳐진 지중해를 바라보면서 흘리고 말았다.

 

 

염전이오니 바베쿠 하지 마세요. 우리들처럼 고기 구워 먹고 노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풍상에 깎여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는 바위탑.




  쉬지 않고 바위를 때리는 파도들.

 

 

 


고조섬 북부 해안 경치

고조 섬 북쪽으로 올라가도 해안은 거의 바위로 다듬어져 있었다. 주로 사암으로 형성된 바위돌들이 해변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무슨 특별한 관광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청정한 바다를 끼고 있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경치만은 훌륭한 관광지가 된다.



산길에서 우연히 본 야생 장미. 너무 고와 한 떨기 장미꽃을 담아왔다.

 

 


 바위가 소라 고동처럼 돌돌 말리면서 속이 비워 있다.

 

 

  창문 바위를 멀리서 다시 한번 잡아보고.

  


  고조 섬 페리 선착장에 가지런히 파킹 된 보트들.

 


고조 섬을 떠나면서 배 위에서 바라본 고조 섬 페리 선착장 므가르(mgarr) 전경과 하늘 위에 떠있는 마을.

 

 

말타 본섬으로 가는  뱃길.  폭풍 치면 물결이 사나운지 방파제를 제법 높게 쌓았다.

  

 

45분 간격으로 고조 섬과 말타 본섬을 오가며 승객과 차를 실어 나르는 페리보트.

 

1가구 사는 코미노 섬

 고조 섬 바로 옆에 있는 comino 섬. 여름에만 가는 배편이 있고 지금은 없다. 달랑 1가구만 살고 있다 한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잘 있거라 고조섬아. 마치 정들은 연인과 헤어지듯 그렇게 손수건 쥐어짜며 다시 말타 본섬으로 돌아갔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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