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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Nov 05.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46

불가리아, EU 따라잡기      

2009년 11월 24일(화) 맑음


 그리스에서 불가리아로 들어가는 국경 검문소 표지판

 

 

  아른 아침의 불가리아 국경 검문소

 

불가리아 입국할 때 쪼매 긴장했었다. EU 멤버가 아니니까 이태리 경찰 아들처럼 차 반출증 가지고 시비 걸면 지금까지 온 길을 다시 내려가서 배 타고 다시 이태리로 가야 하니까. 입국 시 전혀 문제없었고 입국세 5유로 징수하더라고. 스위스는 50유로 받는다는데 5유로쯤이야 새발의 혈이다.  


 

그라스-불가리아 국경지대의 카지노

국경 통과하자마자  눈에 보이는 것이 CASINO 간판이네. 외화벌이 사업으로 시작한 모양인데 여기는 아니다. 그리스 국경 변방에는 큰 도시도 없고 전부 가난한 농부들인데 좋은 고객이 될 수 없다.  



불가리아 높은 산

가다 보니 산세도 좋아 한국 설악산 가는 길하고 비슷하더라. 다른 유럽 나라처럼 산들이 폼나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산이 높고 그 가운데로 맑은 물이 산에서 흘러내려 여름에는 캠핑해도 좋겠다.


 

불가리이  늦가을 풍경

이 길을 따라가면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 간다.  저 먼 산 위에는 벌써 흰 눈이 온 것 같다. 곧 겨울이 다가 올 모양이다.  소피아까지는 길은 외길 남도 천리길이다. 길을 따라가다 멈추어 서서 사진을 찍었다. 가로수보다 더 높이를 자랑하는 불가리아 산이 끝없이 길 양쪽으로 서있는 앙상한 가지만 무성한 이름 모를 가로수와 함께 늦가을의 풍미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칼칼한 아침 공기는 이제 꽤 쌀쌀해졌다.



근처 관광지 안내판

이런 표지판을 보고 근처에 있는 수도원이나  만물상 같은 절경을 한번 구경하려고 길로 들어섰는데  다시 보니 수도원은 여기서 31km나 떨어져 있어 선뜻 가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수도원은 접고 만물상같이 생긴 stob’s

pyramids로 향했다. 겨우 7km 거리에 있다고 해서.



Stob’s Pyramids 입간판

가서 보니까 INFO 센터에는 문이 잠겨있고 아무도 없었고 앞에 세워놓은 사진을 보니까 금강산처럼 기묘한 바위들로 되어있는데 관광지를 소개하는 영어 번역판도 없고 하니 누가 그 오지로 찾아갈까. 이런 걸 흔히 관광 인프라가 안되어 있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불가리아 산업 인프라의 기본인 도로망이 잘 안 되어 있어 경제가 낙후될 수밖에 없다.  수도원은 31킬로 먼 것 같아 중간에서 돌아 나왔다.



  

눈매가 매서운 열성당원 동상

관광 안내판 따라 시골길로 들어갔다가 어느 마을 중앙 광장에 서있는 동상을 만났는데 아마도 공산 정권 시절에 세운 열성 핵심당원인 것 같다. 그러나, 눈 맵새가 너무 매서워서 두 번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소피아 시내 거리를 달리는 마차

구닥다리같이 보이는 소달구지이지만 그래도 매연이 전혀 없어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하여간 불가리아가 EU를 보고 자기들도 따라가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이 처음 가는 내 눈에도 역력하다. 문제는 경제가 발전하려면 사회 간접 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게 안되어 있어 우선 그것부터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다. 소피아로 가는 길 군데군데에는 대형 간판에

EU 협조로 도로 확장공사 PROJECT가 언제부터  시작됨 을 알리는 그런 내용의 홍보용 설명이 군데군데 적혀 있었다.


  

깨끗한 소피아 시내

소피아 시내는 반듯하다. 그리스 아테네 시내보다 빌딩이나 시민들 옷차림들이 우아하다.


 

시내를 달리는 고금 차량들

차도 벤즈부터 BMW, LEXUS(유럽에서 보기 힘들다) 포르셰 등 삐까번쩍한 차들로 고급 호텔이나 CAFE등에는 잘 차려입은 남녀들로 붐비고 있더라. 어제 그리스- 불가리아 국경 근처에서 본 농부들하고는 너무나 차이가 있어 역시 여기도 빈부 차이가 극명한 나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들(주로 조그마한 아기 안고 앉아 있는 여자들이고  남자는 거의 보이지 않아) 한두 명 있어 그건 서울에도 지하도로에 가보면 흔한 풍경인데 그래도 여기는 HOMELESS 들은 안 보인다. 그리스 아테네에는 홈리스가 제법 보이더라.



  

                    소피아시내에 있는 국립미술관.


소피아 시내에도 관광객들이 많지는 않지만 제법 있는데 다른 유럽국 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아. 이태리 로마는 그중 제일 엄청나는데 여름 성수기에는 바티칸 박물관 입장하려면 최소 1 시간 줄을 서야 하고 성 베드로 성당 안에는 사람들로 차 버리면 성당 바닥이 안 보인단다. 그러니 없는 나라는 그런 문화유산마저도 빈곤해서 외화벌이도 신통찮아  CASINO를 만드는데 소피아 시내에도 간간이 CASINO 간판이 붙어 있더라.





    어디 가도 만나는 SAMSUNG


삼성폰 판촉하는 불가리아 현지인

그곳 유명한 성당(알랙산더 네브스키)에 가다가 우연히 삼성 셀폰 프로모션 하는 버스를 만났다. 아주 특이하게 만들어진 버스 안에다 삼성 새 모델 셀폰을 전시해놓고 시민들 오면 DEMO 해주고 볼펜에다 목에 거는 ID 액세서리 주면서 홍보 판촉을 하고 있길래 그래도 옛날에는 한때 밥줄이었는데 싶어 한번 들러보았다. 두 명의 판촉 아가씨가 산타 같은 복장을 하고 있길래 영어가 되는지 보니까 그중 한 명이 영어가 조금 되더라고.  이름이 INNA라 하던데 내가 옛날에 삼성맨이었다고 소개하니까 반가워하더라. 이런 애들은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이니까 현지 회사 직원이 아니라 별 회사에 애착을 가질 수는  없겠지.  사진 몇 장 찍자 하니 오케이. 나올 때 볼펜 하고 ID 목에 거는 액세서리 하나 주길래 받아 챙기고 왔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 있는. 그리스 정교 예배당.


녹색의 지붕과 구리색의 둥근 모양의 지붕이 눈에 확 들어온다. 중간 부분에는 페인트 칠이 벗겨져 보수를 해야 할 판이다.  



소피아 시내 중앙에 서있는 동상들로 불가리아 독립전쟁을 묘사한 것으로 군대 행진, 전투 상황, 회담 등을 좌우로 돌아가며 새겨 놓았다.


동상 밑부분에는 군대와 시민이 서로 도와주며 행군하는 뒷모습을 정겹게 새겨 놓았다.


다른 밑부분에는 치열한 전투 장면을 부조 형식으로 새겨 놓았는데 터키군과 백병전을 벌이는 불가리아 군을 묘사해 놓았다.



시내에 있는 소피아 대학 건물.


  

공원의 어린이 상

소피아 시내로 들어가기 전 조그마한 공원에 있는 어린애 조각상인데 언놈이 스프레이로 장난질로 황칠해 놓고 갔더라.   



소피아 시내 관광도 제법 볼만한 것은 있다. 그리스 정교회 건물인 알렉산드 네브스키 성당,  세인트 소피아 교회, 국립 미술관, 국회 의사당, 시립 미술관, 모스크, 국립극장 등이 있는데 국립 미술관만 6 레프(3 유로)만 받고 나머지는 전부 공짜. 성당이나 교회 등은 유료 입장해도 관광 온 사람들은 돈 내고 볼만한데도 불구하고 없는 처지에 유료로 하지 않고 무료입장시키고 있다. 불가리아 관광국 직원 중 기획 관리 부서 몇 명을 이태리 피사에 한번 출장 보내봐야 하는데 말이야. 피사 탑에서 받는 요금 15유로이면 30 레프인데 그걸 어떻게 받아 처먹는지 가서 보고 오면 야들도 무료에서 유료입장시킬 거야.  


알랙산드네브스키 성당

소피아 시내에서 관광객이 제일 많이 가는 곳이 알랙산드 네브스키 성당이다. 그리스 정교 건물인데 신 비잔틴 양식으로 1912년경에 세워진 성당으로 발칸 반도에서는 세르비아에 있는 세인트 사바 사원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알랙산드 네브스키는 이름에서 풍기는 대로 러시아 사람인데 러시아 왕자 출신의 성인이다.  


 

알랙산드네브스키 성당

그가 1877-78년에 걸쳐 러시아-터어키 전쟁에서 전몰한 러시아 군인을 위하여 지은 성당인데 이 전쟁에서 러시아가 이김으로써 불가리아가 오토만 터키로부터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건물이 비잔틴 양식을 본받아 매우 아름답고 지붕의 둥근 곡선이 전체적으로 포근하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성당의 창문만 별도로 CLOSE-UP. 창문틀에 새겨진 장식이 섬세하고 정교하다.



성당 창문

창문의 반월 형태의 섬세한 조각과 아래 부분의 반월형 처마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기하학적으로 조화를 보여준다.



성당 지붕

군용 헬멧 같은 지붕 양식인데 이슬람 사원의 지붕도 이런 양식이다.



성당 창문

   성당 창문의 양식이 매우 아름답다.  


    

  

노을에 물든 성당

마침 떨어지는 낙조에 홍조로 물든 성당 외벽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앙팡진 성당의 돔 양식의 지붕이 전체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주고 있다.



 

성당 내부 모습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가톨릭의 그것과는 좀 상이한 모습들이다. 제단인데 각종 성화로 된 병풍이 특이 하다.  그리스 정교회의 전형적인 내부 구조다.


 

성당 내부 모습


구원의 빛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그런 구원의 메시지가 모 든 종교의 본질이라면 그리스 정교던,  개신교던, 구교던, 회교던 불교던 무슨 차이가 있을 수 있을까.


 

성화의 화법이나 구도, 채색이 특이하다.  성모 마리아와 그의 아들 그리스도를 표현한 것 같다.


성화로 한 벽면을 가득 채워 놓았다.  


기도하는 현지인

촛불을 켜고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는 현지인의 모습이 조명도 없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얇은 빛으로  참으로 경건하게 보인다. 무얼 저렇게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을까.  



성당의 돔 지붕

둥근 돔 지붕의 작은 창문으로 흘러 들어온 세상 밖의 빛들이 어둠을 이겨낸다.  


  


나의 어머니와 같은 불가리아 할매

성당 입구에서 꽃을 파는 할머니들. 보니까 그동안 못 뵙던 우리 어무이 생각이 팍 나길래 할무이들 꽃 하나씩 팔아주고 기념사진 찍어왔다.    


야외 골동품 시장

 성당 건너편에 있는 골동품 시장.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으로 각종 진귀한 진짜, 짝퉁 골동품을 팔고 있다.  나치 문양이 새겨진 단검, 훈장, 지갑 등을 비롯하여 그림, 모피, 목제 인형 등 볼거리가 많다.


 

야외 골동품 시장

난 기념으로 나치 문양과 독수리가 새겨진 단검을 살려고 했는데 보기보다 가격이 만만찮고 짝퉁이 많다고 해서 접고 대신에 그리스 정교 성화로 작은 목판에 새겨진 그림을 20 유로 달라기에 10유로로 흥정해서 하나 사 가지고 왔다.


  

소피아 시내에 있 는국립 미술관

불가리아 역사는 아는 것도 없이 국립 미술관에 가서 오전 내내 그림 설명이나 읽어 보았는데 거기서 불가리아 역사가 조금 보이더라. 자기들 원래 조상인 불가리아 원주민이 있었는데 지역상 아시아계인 훈족으로부터 민족이 동화되어 오다가 동로마 시대에는 비잔틴 제국의 통치 아래 있다가 오토만 제국이 비잔틴 제국을 멸한 후에는 그 후 500년간 그들 통치 아래 있다가 독립운동이 지속적으로 계속되었다가 1908년 터키로부터 독립하여 왕정이 복고되었는데 불가리아가 왕정복고를 위하여 1차, 2차 발칸전쟁을 발발하여 이것이 결국 우리가 잘 아는 사라예보 황태자 부부 암살 사건으로 이어져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막 퍼지기 시작한 민족주의(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윌슨 대통령의 민족 자결 주의가 영향을 주고)에 힘입어 대슬라브 민족의 통합 구심점 역할을 하려던 세르비아에 선전 포고함으로써 당시 서로 이해관계에 있던 나라들이 편을 만들어 한판 붙은 것이 1차 세계대전인데. 나도 옛날에는 발칸반도의 민족주의가 결국에는 인종주의에 기인하여 그 후 지금까지 민족 문제로 갈등을 빚어 코소보 인종 말살 사태까지 발전하였던 것을 신문에서 읽어보았던 기억이 있다.


  

국립 미술관 입구

미술관에서 그림 보니까 불가리아나 루마니아나 터키의 영향이 워낙 크서 거의 터키쉬 같은 느낌이더라. 저그들은 절대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러니 그리스, 터키. 불가리아, 루마리아 같은 인접 국가들 간에는 아직도 영토권 주장이 계속되는 모양이다. 이 영토가 옛날에는 천하를 평정한 알렉산더 대왕이 세운 마케도니아 제국의 일부분이었는데 그것들이 전부 다민족 그 이유 하나만으로 갈갈이 찢겨져 오늘날에는 전부 다 어중쭝하게 살아가고 있는 걸 보면 역사가 무심하다는 그런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런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를 내일 가서 일단 구경하고 하룻밤 자고 헝가리로 갈 예정인데 세르비아 민족하고 내하고는 아무 원한 관계가 없으니 별일이야 없겠제. 그래도 조금 찝찝하다.



소피아 시내 어느 빌딩 앞을 지나 가는데 선명한 태극 마크가 붙어 있더라고 으잉. 저게 뭐지 하고 차를 세우고 보니 빌딩 기둥에 불가리아- 코리아 인터넷 플라자라고 영문으로 된 플래크가 박혀 있길래 반가워서 혹시 여기가 한국 대사나 영사관인지 싶어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인터넷 서핑에 푹 빠진 소피아 시민들

 20여 석 정도 인터넷 할 수 있도록 pc가 준비되어있고 안에 큰 방에는 50석 정도의 교육장이 준비되어 있어 현지인이 관리하길래 물어보니까 유료로 인터넷 하는데 시간당 0.5 유로 정도이고 10명 이상 단체가 교육을 원할 경우에는 교육장으로 활용하는데 혹시 한국인이 상주하냐 물어보니 없단다.

한국 정부가 불가리아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금만 대주고 불가리아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모양이더라고. 하여간 태극기가 선명하게 박혀있어 보기에 좋더라고.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내 여권은 무궁화 표가 아니고 독수리표인데 별 상관이 없는듯한데 이렇게도 반가운 이유가 무얼까.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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