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Smoky Mountain NP로 이동
2020년 7월 18일(토) 맑음
먼바다를 홀로 항해하는 세일보트처럼(나의 또 다른 바께쓰리스트중의 하나가 작은 세일보트를 타고 먼바다로 항해하는 것이다) 필요한 짐들을 RV에 차곡차곡 실었다. 무엇보다도 비상식량을 챙겼다. 비상식량으로 라면과 쌀국수를 잔뜩 실었고, 한국식 밑반찬 - 김치, 고추 절임, 깻잎 절임 등 - 을 잊지 않고 RV에 부착된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었다. 어제 한국 장을 보고 오면서 족발 한 팩을 견물생심으로 사 가지고 왔다.
요즈음 한국 마켓에 가보면 여러 종류의 찌개들도 진공 팩되어 있어, 급할 때는 냄비에 붓고 데우기만 하면 되니까
나같이 장기 여행이나 캠핑 가는 사람들에겐 필수 아이템이다.
내 RV에는 물을 35 갤런까지 넣을 수 있고, 설거지 한 물을 저장하는 gray water 탱크가 17.5 갤런, 샤워나 변기 내린 물을 저장하는 black water 탱크가 17.5 갤런 각각 차 밑에 달려있다. 35 갤런 가득 채우면 차 무게가 쓸데없이 많이 나가 가솔린 주행거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대략
10-12갤런 정도만 실었다. 그리고, 가급적 화장실 이용은
RV에서 보지 않고 휴게소 화장실을 이용하여 물 사용을 아껴 쓰면 며칠간 별걱정 없이 다닐 수 있었고, 식수는 RV 탱크에 받은 물을 사용하지 않고 병물 한 두 박스를 별도로 실어 그걸로 찌개나, 커피 빼는 식수로 사용하였다.
일단 첫 번째 방문지를 GSM NP로 하였다. 처음에는 갈까 말까 망설였다. 왜냐하면 이전에 아날로그 카메라 시절에
서너 번 갔다 왔기에 새삼스러울 게 없을 것 같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NP를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견주어보다가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가보기로 하였다.
거리를 재보니 약 450 마일 정도로 쉬지 않고 달리면 7-8시간 정도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동부 출발점을 찍고 서부로 달렸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미국 국립공원을 돌아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대륙을 동서로 횡단하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어 예전 서부시대 미 개척자들의 염원처럼 <서부로, 서부로>를 외치며 길을 재촉하였다.
마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라 하면 한국의 그것처럼 어묵 꼬지나 한 끼를 때울 수 있게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나, 차 기름을 보충하는 주유소나, 주전 버리를 살 수 있는 매점이 있는 그런 시설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그림이 아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남녀 구분된 화장실뿐이다. 조금 규모가 큰 휴게소에는 음료수와 과자 부스러기를 파는 Vending 기계가 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Food를 파는 매점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눈을 씻어 봐도 찾을 수 없다. 미리 먹거리를 준비하지 못했거나, 차 연료가 달랑달랑한 사람은 이런 휴게소를 찾으면 안 되고, fast food점이나 식당 또는 주유소가 있다는 사인 표지를 보고 일단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내차처럼 먹거리를 냉장고나 아이스박스에 가득 준비해서 온 차들은 휴게소에 비치된 피크닉 테이블을 잡아 놓고 한 판 거나하게 한 끼 식사를 마치곤 한다. GSM NP를 향해 달려가던 나도 저녁 식사시간이 되어 고속도로 휴게소로 들어가서 차를 주차시켜놓고 야외 피크닉 테이블로 가지 않고 그냥 내 차 안에서 쌀국수와 족발로 저녁 한 끼를 때우고 해가 완전히 넘어간 고속도로를 어둠 속에서 운전해서 내려갔다.
미국 동부 대서양에 연한 메인 주 호울 턴(Houlton)에서 시작하여 동부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 뉴 햄셔,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커네팃컷, 필라델피아, 매리랜드, 와싱톤 DC, 버지니아, 노드 캘로라이나, 사우드 캘로라이나, 조지아주를 지나 마침내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까지 이어지는 Interstate 95번 고속도로는 장장 전체 길이는 약
3,090 km로 동부 13개 주를 관통하는 미국에서 6번째로 긴 고속도로이다. 이렇게 길다 보니 고속도로 보수 정비를 연방정부에서 하질 않고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주에서 맡도록 하며 각 주에서의 exit 번호도 주별로 부여되어 있다.
즉, 메인주에서 I-95번 exit 번호가 1에서 시작하여 올라가다가 주가 바뀌면 그 주에서 새로 I-95번 exit 번호가 1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각 주의 고속도로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휴게소를 Welcome Center라고 하는데 통상 그 규모나 꾸며놓은 정성이 다른 휴게소와는 완연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그 주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인쇄물이 가득해서 반드시 들어가서 둘러보고 가면 많은 도움이 된다. 주에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하나가 아니고 동서남북으로 여러 개가 있다면 각
고속도로별로 첫 번째 만나는 휴게소를 Welcome 센터로
꾸며 놓고 있기 때문에 통과하는 고속도로 수가 많으면 그 주의 Welcome Center 수도 그만큼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일단 야간 운전을 해서 가급적 GSM NP 근처에서 잘 수 있도록 맞추어 보았다. 그래야만 내일 아침 일찍 NP로 들어가서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것이 쉬울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처음으로 해보니 내가 원하는 장소에 RV를 안전하게 주차해놓고 차에서 자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이런 어색함은 하루 이틀 여행을 계속하다 보니 차차 익숙해졌다. 두 달 차박 여행을 끝내고 결론적으로 차박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know-how를 터득하였는데 여러분에게 공개한다. 출발해서 무사히 돌아오는 날까지 전체 숙박수를 계산해보니 총 59박이었는데 호텔 숙박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틀, LA에서 사흘 해서 총 5 박이었고 RV에서 차박 한 날 수가 54일이었다.
RV에서 안전하게 잘 수 있는 곳이 크게 보면 다음과 같다
1) 고속도로 휴게소:
2) 대량 할인 매점인 Wal Mart나 Costco 파킹장:
3) 규모가 매우 큰 NP의 Visitor Center나 전망대:
4) NP안에 있는 캠핑장:
5) 사설 캠핑 그라운드:
NP 간 이동하면서 고속도로상에서 잘 곳은 뭐니 뭐니 해도 고속도로의 휴게소가 제일이다. 일단 합법적으로 잘 수 있는 곳이고, 경찰들이 야간 순찰을 도는 곳으로 시큐러티가 잘 되어있어 전혀 사고가 없는 곳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NP로 이동하면서 local 도로에서 안전하게 잘 수 있는 곳이 Wal Mart나 Costco 같은 대형 할인매장의 파킹장이다. Wal Mart의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RV 차량들이 자기네들 파킹장에 밤새 주차하는 것을 허용하는 곳이 많다. Yellowstone NP로 들어가기 직전의 어느 Wal Mart 파킹장에 저녁시간에 들어갔더니 파킹장 한쪽으로 Yellowstone으로 향하는 RV들이 다 모였는지, 대형 버스 타입의 RV에서 중형 RV, 나 같은 소형 RV들이 마치 RV 딜러의 전시장처럼 마국에서 생산된 RV들이 종류별로 다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어떤 대형 할인매장의 파킹장에는 밤새 주차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포스트를 한 곳도 있어 들어갈 때 잘 살펴보아야 한다.
NP마다 방문객들이 들리는 Visitor Center가 있다. 여기에서 NP의 전체 지도나 NP관련 제반 info를 얻어가는 곳인데 공식적으로 Visitor Center의 주차장에 밤샘 주차를 금지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어떤 NP의 Visitor Center에서는 밤사이 주차하는 것을 허용하는 곳도 있기에 주차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차박하는 것이 중요하다.
NP안에 대부분 캠핑장이 있어 텐트 사이트나 RV 사이트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NP 캠핑장은 그 유명세에 따라 6-12개월 전에 이미 예약이 완료되어 얻어걸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어느 NP에 들어가서 캠핑장에 가보았더니 빈자리가 많이 있어 관리인에게 빈자리가 많아 한 자리 얻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다 예약된 자리라고 하였다. NP 관리인 측에서는 이미 돈 받고 예약된 곳이기에 예약자가 오던 오지 않던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렇게 예약 없이 갈 수 있는 캠핑장이 바로 사설 캠핑장이다. NP 바깥쪽에는 이런 사설 캠핑장이 많이 있어
1박에 시설에 따라 20-60불 정도 한다. 비싼 캠핑장에는 풀장 같은 시설에다 전기 및 물까지 넣어주고 유선 TV 케이블까지 연결해주는 캠핑장도 있지만, 나는 선뜻 가기가 싫어 59박 동안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나는 호텔 5박을 뺀 54박 동안 고속도로 휴게소, 대량 할인매장의 파킹장, 그리고 NP 안에 있는 Visitor Center나 전망대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숙박비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안전하게 54박을 할 수 있었다.
결국 첫날밤을 GSM NP 들어가기 직전에 있는 휴게소 같은 Welcome Center를 찾아서 길고 긴 하루를 마무리하고 훌쩍 자란 억새풀이 훤히 보이는 파킹장에 RV를 주차하고 잠자리로 들었다.
연평균 방문객 수로 NP 순위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Great Smoky Mountain NP, 테네시/NC 주
2. Grand Canyon NP, 애리조나주
3. Zion NP, 유타주
4. Rocky Mountain NP, 콜로라도주
5. Yosemite NP., 캘리포니아주
6. Yellowstone NP, 와이오밍주
7. Acadia NP, 메인주
8. Olympic NP, 와싱톤주
9. Grand Teton NP, 와이오밍주
10.Glacier NP, 몬타나주
2,5,6번이 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NP-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