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 배낭여행기 - 미국 국립공원 유람기 32

Great Sand Dune National Park

by 지노킴

2020년 8월 31일(월) 쾌청


Donde Voy(어디로 가야 하나)

https://youtu.be/lZKJ1MiZ0Yw

멕시코계 미국 가수 티시 이노호사(Tish Hinojosa)가

1989년에 발표한 곡으로 그의 앨범 <Homeland>에 수록되어 있다. 이 곡은 1990년대 초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제목과 함께 멕시코 이민자의 애환을 담은 노래로 알려져 있다.


Badlands NP를 마치고 나에게도 Donde Voy가 찾아왔다. 정말 애매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시간 제약으로 집에서 멀어지는 서쪽이나 북쪽은 접어야 하고 동쪽으로 가야 하는 게 정답이다. 근데 동쪽에는 여기서 무려 1187마일이나 떨어진 Ohio 주에 Cuyahoga Valley

NP 한 군데밖에 없어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동부에는 국립공원이 드물다. 대안으로 남쪽을 훌터보니 Colorado 주에 Great Sand Dunes NP가 있었다. 거리는 578마일 정도로 Cuyahoga Valley NP 가는 거리의 절반이다.




Colorado로 간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밤새도록 운전을 했다. South

Dacoda 주에서 Colorad 주로 가려면 중간에 끼여 있는 Nebraska 주를 북에서 남으로 관통해야 한다. 그게 제일 부담이 되는 구간이었기에 속 시원하게 밤샘 운전으로 해결해 버렸다. 예전부터 장거리를 가야 하는 경우에는 낮에 하는 것보다 교통 트래픽이 뜸한 밤에 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 밤샘 운전을 선호하곤 했었다.


멀리서 누런 띠가 보이는 곳이 저곳이 그곳인지?





Great Sand Dunes NP 입성

미국에서 가장 높은 모래 언덕과 주변으로 펼쳐지는 상그레 데 크리스토산맥(Sangre de Cristo Mountains)의 풍경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모래 언덕이 이어지는 이 평원은 78 km² 를 커버하는데 가장 높은 언덕은높이가 약 230m나 된다. 이곳에서는 사시사철 두 발로 트레일을 걷거나 샌드보딩 또는 모래 썰매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하이킹을 하고 모래 언덕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태양이 높지 않은 이른 아침과 초저녁이다.


가장 큰 볼거리가 모래 언덕이지만 이외에도 시간이 충분한 방문객은 초원, 습지대, 침엽수와 백양나무 숲, 고산지대 호수와 툰드라까지 다양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2004년 9월에 국립공원으로 등록되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저 멀리에서부터 누런 모래 둔덕이 시야에 들어왔다. 전체가 모래언덕인지 아니면 벌거벗은산인지 구별이 안되었다. 가까이 가서야 모래언덕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Visitor Center


공원은 크게 Two Part로 분리되어 있다. 왼쪽의 짙은 황색 부분이 Sand Dunes이고 오른쪽 옅은 황색이 자연보호 구역이다. 자연보호 구역 안에 초원, 습지대, 다양한 나무들로 우거진 숲, 고산지대에 있는 호수와 툰드라 등을 경험할 수 있는데 도로가 사륜구동이어야 가능한 비포장도로라서 트레일을 걸어가야 하는 단점이 있다. 고산지대 호수로는 Upper Sand Creek Lake와 Lower Sand Creek Lake 두 개가 있는데 해발고도가 각각

3,580m 와 3,497m로 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공원 내에서 제일 높은 산은 Upper Sand Creek Lake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Milwaukee Peak인데 해발고도가 4,122m를 찍고 있다.


공원에서 아스팔트 길은 Visitor Center를 지나 여기에 있는 유일한 캠핑장인 Pinon Flats 까지다. 여기서부터는 비포장도로로 튼튼한 사륜구동을 이용하던지 아니면 건실한 두 다리를 사용해야 한다.


차를 주차시키고 카메라만 둘처 메고 모래언덕으로 들어섰다. 모래 언덕까지 가려면 꽤 많이 걸어야 했다. 8월 말의 태양 열기가 그렇게 부담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벌판을 걷는다는 게 그리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모래언덕이 조금 가까이에 보이는 걸 보니 좀 걸어온 것 같았다. 모래언덕 위를 좀 더 자세히 보면 이곳저곳에 까만 작은 선 같은 게 보이는데 언덕을 오르고 있는 방문객들의 모습으로 도대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길래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까만 선으로 보이나?


구름도 별로 없는 맑은 하늘이다. 많은 방문객들이 모래언덕을 향하여 열심히 걸어가고 있었다. 한줄기 구름이 태양의 눈을 잠시 가리자 모래언덕에 짙은 장막이 드리워졌다. 저 멀리 모래언덕에는 이제는 까만 선이 아니고 아예 까만 점으로 변신한 방문객들의 화신이 점점이 박혀있었다.


모래언덕 좌우로는 높다란 산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서두에서 말한 무슨 산맥의 줄거리가 여기까지 흘러내려 다양한 자연환경 조건을 제공하는 모양이다. 그 주된 사유를 모래언덕에 흐르는 개천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래언덕의 생존 비밀은 위에서 흘러내리는 두 개의 주요 개천에 있었다. 자연보전 구역의 위쪽에 존재하는 두 개의 산정호수 Upper Sand Creek Lake와 Lower Sand Creek Lake에서 발원한 Sand Creek이 아래로 흘러내려 우리 신체에서 피가 핏줄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듯 Sand Dunes의 밑바닥까지 적셔 주기 때문에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모래 벌판 위의 모녀. 엄마인듯한 방문객이 혼자서 고개를 숙인 채 땅만 응시하고 걸어가고 있는데 딸 같은 어린애가 엄마 염소를 쫄래쫄래 따라가듯 뒤에서 총총걸음을옮기고 있었다. 고개를 떨어뜨리고 걸어가는 엄마나 뻘쭘하게 엄마 뒤를 밟고 있는 새끼 염소나 둘 다 모래사장을 걷는 게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작은 사막에서 주의할 사항

사막 같은 모래언덕이 있다 보니 방문객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려준다.

- 더운 여름철에는 모래바닥이 뜨거우니 적절한 신발을 준비해야 하고 피부 보호를 위한 선크림과 충분한 물을 준비해야 한다.

- 추운 겨울철에는 변동이 심한 날씨에 대비하여 복장을 갖추어야 하고 때론 강풍이 불어오니 체온 유지에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 공원의 해발고도가 2500-4000m 정도로 고산 증세를 느끼는 방문객들이 많다. 숨쉬기가 불편하고 두통이 오고 메스꺼움이 찾아오면 자주 휴식을 하면서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 특히 여름철에는 모래언덕에 번개가 치는 경우가 많은데 번개가 치거나 폭풍이 올 전조가 보이면 즉시 모래언덕을 벗어나야 한다.



추상화만 몇 점 그려보고

모래언덕까지 걸어가는 것도 쉽지는 않고 모래언덕을 오르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았다. 아득히 저 위 모래언덕에있는 사람들을 보니 어떻게 저기까지 걸어 올라갔는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모래언덕 중간쯤 올라와서 숨을 돌리고 주위를 돌아보니 완만한 모래언덕 곡선이 눈길을끌어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지역 탐험의 기록들

1806-1807년 사이 이 지역을 미육군 Pike 중위가 소대원을 이끌고 탐험한 기록이 남아있다. 1803년 프랑스로부터 Lousiana 영토를 매입한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의 명령으로 뉴멕시코 지역의 서남부를 탐험하게 되었다.

그의 일기를 보면•••••


1807년 1월 27일(화)

••••• 우리는 까마득하게 먼 곳에 새로운 산맥에서 뻗어내린 산줄기를 보았다. 두 산맥 사이에는 평평한 평지가놓여 있었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졌다. 나는 캠프로 돌아가서 이런 지형이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소대원에게 알렸다. White Mountain 밑으로 흘러내린 모래언덕이 족히 15마일이나 길게 뻗어 있었고 그 폭은 5마일 정도였다•••••



약관 27세의 소대장 Pike 중위 탐험대가 지나간 루트가 위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지금의 국립공원 오른쪽 경계를 따라 San Luis Valley 남쪽으로 내려갔다. 탐험대가 야영한 지점이 표시되어 있는데 Zapata Creek 근처라고 되어있다.


탐험 도중에 스페인 군대에 포획되어 멕시코로 이송되어

약 1년간 포로 생활을 하다 석방되었다. 1810년에 그의 탐험일지를 책으로 출판하여 대중들의 호응을 얻어 유럽각국에도 번역판이 출판되었다. 1810년에 출판된 그의 탐험일지를 지금도 아마존에서 구할 수 있어 시간 나면 한번 읽어 볼 참이다. 근 215년 전의 영어 문체와 탐험 생활상이 궁금하기도 하고 온갖 난관을 극복하며 명령을수행한 탐험대원들의 불굴의 의지를 높이 사고 싶다.



Zapata Falls은 탐험대의 캠핑사이트 주변을 흐르는

Zapata Creek이 만들어 낸 폭포로 약 백만 년에 형성된 폭포라고 한다. 주변의 산에서 녹아내린 빙하수 폭포로 폭포는 매우 희귀한 조류인 Black Swift의 서식처로 유명하다고 한다.


지도가 광범위해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지도를 키워 보면

오른쪽 아래 자주색상 지역이 Great Sand Dunes 국립공원이고 그 왼쪽 그린색상 지역이 Baca National Wildlife Refuge를 표시한다.


San Luis Valley는 Great Sand Dunes NP의 바로 서쪽에 인접하고 있다.


San Luis Valley North는 길이 틀려 들어가 보지 못하고 대신 South는 공원 들어가는 길에 있어 South 입구까지 갔다 왔다. Valley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산등성이를 제외한 평지에는 주거지가 촘촘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주변 산들이 높아 트레일을 선호하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내가 Pikes 탐험대처럼 걸어서는 하지 못하고 비록 차로

San Luis Valley South를 누비고 다닌 덕분에 이 지역의 탐험 역사를 일부분이나마 알게 되어 가슴 뿌듯하다.


시간이 부족해 국립자연 보전구역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공원을 떠나야 했다. 어디를 가더라도 원 없이 전부다 보고 가는 경우는 없다. 완성이란 게 있으면 재미가 반감되는 것처럼 어느 한 곳이라도 가슴 한 곳에 미진하게 여운과 미련을 남기고 떠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돼버렸다. 시원하게 뻗은 길을 따라 다음 여정을 향해 힘차게 달려간다. - J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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