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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May 31.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네팔 중국편 4

카트만두 근교관광(2)

2013년 4월 23일(화) 맑음



  3. Pashupati Nath(파슈파티 사원)


파슈파티 흰두사원 전경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네팔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으로 사원 안에서 따라 붙은 비공식 가이드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가장 큰 흰두교 사원 성지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약 1500년의 역사를 가진 힌두교인의 성지라고 한다. 사원 중앙으로 힌두교인들이 신성시하는 갠지즈강의 지류인 버그마티강이 흐르고 있어 인도 갠지즈강가의 바라나시처럼 화장터로 유명하다. 크기는 엄청크고 사람들 또한 넘쳐 나는데 관광객 수보다는 본토인 수가 훨씬 더 많다.


사원내 힌두교인 전용 사원. 비힌두교인은 절대 입장 불가

전체 사원안에 별도로 흰두교인만 들어 갈 수 있는 사원이 있는데 비힌두교인들의 입장은 절대 불가하다. 경찰이 입구에서 지키고 있어 엄두도 낼 수 없다. 입장료 내고 들어가면 힌두사원답게 소들이 여기저기서 들어 누워서 어제 카트만두 durbar 광장에서 본것처럼 엄청 많은 비둘기떼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사원 입구의 소와 비둘기 떼들


사원내의 화장터


조금 더 들어가면 조그마한 실개천이 나오는데 앞에서 말한 갠지즈강의 지류인 버그마티강이다. 건기라 강이 말라붙어 실개천이 되었다. 개천다리를 사이에 두고 아래 위로 장작 태우는 불꽃이 흰 연기를 모락모락내며 타고 있다. 흰두교인들의 화장터라 한다. TV 세계 테마 기행 방송에서 보여주는 인도 바라나시의 화장터와 똑같다. 화장터가 아래 위로 분리되어 있는 것은 화장터 사용 수수료가 틀려서 그렇다는 것인데 비싼 위쪽은 미화 오백불 정도(4만루피) 이고, 아래쪽은 1/2정도 싸다. 아래 위 가격 차이가 사자에 대한 마지막 종교의식 절차의 편리성 차이에 있다.


망자의 시신을 앞에 놓고 슬퍼하는 유가족들.

자세히 보니 위쪽에는 시신을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바치는 석대가 있는데 사원 안에서 정화된 성수가 나오는 수로가 연결되어 있어 화장전에 이 성수를 사자의 입에 넣어 주어야 환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중간에 따라붙은 이 정통한 가이드 덕분에 책에서도 배울 수 없었던 흰두교 장사치는 법을 알았다. 그외에도 유가족들이 지켜야  하는 장례 예법등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정화수 의식이 끝난 시신을 아래쪽 화장터로 운반하고 있다

아래쪽에는 그런 시설이 안되어 있다 보니까 위쪽에서 그런 절차를 지내고 나서는 유족들이 시신을 다시 아래 화장터로 옮기는 번거로움을 하고 있었다. 돈이 부족해서 가난하게 죽은 망자는 죽어서도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고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사원 안에는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데 여기서 의사들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사원 안 호스피스병동에서 임종을 맞고 여기서 화장을 한다고 한다. 죽은 자가 생전에 장기 기증 의사가 있다면 임종 후 바로 장기를 적출할 수 있는 의료센터가 있다고 한다.


시신을 화장할 수 있는 터가 여러군데 있다


사원내의 화장터


화장터가 바로 강가에 있어서 다 태운 시신은 재와 함께 강물로 밀어 넣는다. 시신을 태우는 붉은 불길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나중에 화장을 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한 줌의 재로 변해 바람에 흩날려 이리저리흩어지는 것이 이른 봄 날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이 짧은 시간동안 피었다가 시들어 꽃이 지고 꽃닢과 함께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우리 인간이나 다른 동물이나 한 떨기 꽃이나 나무들도 어찌 생각해보면 별 다를바 없는 찰나의 시간을 살아가는 미물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해서이다.




   Shiva 의 양성(陽性)과 음성(陰性)


쉬바상과 쉬바링감

힌두교인들이 가장 숭배하는 신이 쉬바신이다. 어딜가나

쉬바사원이 있고 쉬바상이 있고 그의 음성(여자)과 양성

(남자)을 나타내는 심볼이 있다. 이 사원안에도 예외는 없이 물론 그의 심볼을 보여준다. 사원안에 있는 위 사진을 따로 크게 보여주면 다음과 같다.


쉬바상


시바의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시바링감


얼핏보면 우리의 멧돌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힌두교인들이 숭배하는 시바링감이라고 부른다. 중앙 돌출부분을

Ringa(링가)라고 부르고 Shiva 의 양성(陽性)으로 남근을 상징하는  것이고 둥근 원형이 yoni(요니)라고 하는 것이 Shiva의 음성(陰性)으로 여성의 음부를 지칭한다. 힌두교인들은 여기에 우유, 꽃, 향료, 지폐들 모든 것을 봉헌하면서 기원한다. 남녀 모두가 쉬바의 링가(남근)을 몇번이나 문질어대고 그 손으로 자기의 몸에 비벼댐으로 시바의 축복을 몸으로 받아 들이려고 하는 것 같다. 가이드가 뭐라뭐라고 혼자서 설명을 해 주는데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힌두교의 본질이 이 안에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는 든다. 멧돌과 같은 시바링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원 안에 일렬종대로 세워진 시바링감으로 볼록하게 솟은 링가가 탐스럽다

네팔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힌두교 신화와 관련한 책 두권을 샀다. 읽어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황당무계한 것이 신들의 이바구다.




  힌두교와 쉬바링감


힌두교 주삼신(Hindu Triad)을

1. 브라흐마(Brahma) - 창조자

2. 비슈누(Vishnu) - 보존자

3. 쉬바(Shiva) - 파괴와 재생자로 요약할 수 있다.


다른 사원에서 찍은 쉬바링감. 링가에 쉬바얼굴상을 사방으로 새겨넣고 하단에는 천을 감고해서 상당히 치장하는데 공을 들인 모습이다


힌두교 성립이 기원전 1200년경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북인도로 침입한 아리아인들이 만든 종교로 그들의 경전인 Veda를 기초로 하여 성립된 종교이다. 그 뒤 비옥한 갠지즈강 평원으로 이동한 아리아인들은 농경과 목축으로 부를 축적하여 지배계급인 바라문 그룹을 형성하여 사제계급으로 신에게 제사를 지냈고 그 밑 계급으로 크샤트리아로 국방와 정치를 담당한 귀족계급이 있었고 생산 활동에 전념하는 서민그룹인 바이샤가 있고 그 다음 서민계급인 수드라가 있고 최하위에 불가촉 천민계급이 있어 독특한 그들의 세습 계급제도인 카스트를 형성하였다. 그래서 초기 힌두교를 사제계급이 주축인 된 바라문들로 이루어져 바라문교라고도 불리운다. 그러나, 아리아인들이 침입하기 전부터 인도 전역에 살았던 원주민(문다족과 드라비다족)들은 그들만의 전통적인 신앙을 갖고 있었다. 학자들은 지배계급인 브라만(바라문)과 크샤트리아 계급이 신봉한 신이 브라흐마와 비슈누신으로 Veda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Veda 힌두교신이라 하고 서민과 천민계급들이 신봉한 신인 쉬바신을 전통 민앙 힌두교신으로 구분하여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브라흐마와 비슈누 신은 아리아인들의 Veda 신이었고 쉬바신은 원주민 드라비다족의 민속신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놓고보면 쉬바링감에 대한 이해를 한단계 나아갈 수 있다.



   힌두교 샥티즘과 쉬바링감


 종교적 의미에서 샥티는 단순히 여성을 뜻하는 것만이 아닌 양성과 음성의 조화, 음의 기운, 성적 에너지 같은 무형화된 힘의 원천으로 이해한다. 시바와 샥티의 결합에 따른 완전체에 대한 사고는 남신(男神)들이 가지는 무한한 권능도 소위 반려자와의 성적 결합에 의해 창출되는 성적인 에너지가 곧 우주 만물을 지탱하는 에너지이며 창조와 파괴, 유지를 순환하는 에너지의 총체로서 더욱 완벽해 진다는 사상이다. 이러한 남신과 여신 부부의 결합을 샥티즘(샥티 사상)이라 하며 초기의 여신들은 남신의 반려자 즉 샥티로만 존재했으나 샥티즘이 성적 에너지는 곧 창조와 파괴, 유지의 근본임을 강조하면서부터 여신 역시 막강한 지위와 권능을 갖고 인간들로부터 숭배를 받았으며 급기야는 남신보다 더욱 심화된, 독립된 신으로 숭배를 받게 되었다.(이상 위키백과 요약)


이와같이 힌두교 이전의 인도 원주민의 원시 신앙의 모태가 샥티즘으로 그것이 바로 쉬바가 가진 음양의 결합인 쉬바링감으로 표출된 것이다. 결국 초기 Veda 힌두교에 없었던 민간 신앙인 샥티즘을 나중에 힌두교가 받아 들임으로써 지금처럼 주삼신이 힌두교의 최고신으로 자리매김을 하게된 셈이다. 그러나, 현재의 실상으로 보면 굴러 들어 온 돌(쉬바신)이 박힌 두 돌들(브라흐마와 비슈누)을 빼내듯이 숭배자 수에 있어서도 브라흐마와 비슈누의 그것을 능가하게 되어 현재는 쉬바가 대세를 이룬다.




  샥티즘과 힌두교 탄트라(Tantra)


사원 기둥에 조각된 성애상 조각

샥티즘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양성과 음성의 조화에

촛점을 맞추다보면 종교집단에서 항상 이단집단이 파생되듯이 그러한 종파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힌두교에서도 샥티즘을 절대적으로 숭배하는 파를 샥티파라 부르는데 힌두교의 한 종파라고 이해하면 된다. 샥티파는 비슈누파와 쉬바파와 더불어 힌두교의 주요 세 종파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샥티파중에서도 성력 숭배를 강조하고 특히 남녀의 완전한 음양 조화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이질적인

집단을 탄트라파(Tantra)라고 하는데 Tantra는 경전이란 뜻으로 어려운 Veda 경전에 비하여 이해하기 쉬운 하층 계급의 민속 신앙까지 포함하였기에 맨 아래층인 천민계급까지 환영받아 뱅골지방을 중심으로 전인도로 퍼지게 되었다.


사원 기둥에 조각된 성구애 조각상

이러한 탄트라파는 남녀의 완전한 성적 황홀경 속에서 해탈을 얻으려고 하는 탄트라 불교(좌도밀교)에도 영향을 주게 되고 당시 인도 민중 사이에 잠재해 있었던 성(Sex)

숭배사상과도 결합하여 힌두교 탄트라라는 밀교(비밀종교)를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힌두교 밀교는 그 후에 티벳트 밀교와 더불어 중국으로 전파되어 인도 밀교와는 판이하게 다른 중국 밀교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같은 사원기둥에 조각된 성애상 조각


이렇듯 흰두사원의 이런 외설적인 체위 조각은 요즈음의 포르노들이 보여주는 말초 자극적인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이바구다. 어느 인도 여행기에서 인도가서 이런 초기 밀교들의 성체위 조각으로 장식된 사원을 보았다는데 가족끼리 가서 보기가 매우 민망했다고 고백한 글을 봤다. 인도 민중 신앙의 일종인 샥티즘을 이해하지 않고 이런 성체위 조각을 보면 그럴 수 있겠지만 샥티파의 탄트라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본다면 좀 이상한 표현이 될련지는 몰라도 그들의 수행방법의 한가지 방편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TV에서나 보던 Guru


선지자 Guru

사원올라 가다보니 TV에서나 보던 선지자(GURU)들을 보게 되었다. 머리는 온갖 치장으로 장식하고 얼굴과 바디는 페인팅으로 화려하게 칠하고 있었다. 돈 안주고 2장 찍고 1불주고 2장 찍었다. 실제로 축 처진 성기를 내놓고 나체로 있는 구루도 있었는데 차마 사진찍을 용기가 없어 그런 의지를 접어 버렸다.


Guru라고 부르는 선지자


하누만이라고 하는 원숭이신

힌두교 신들 중 하나로 원숭이신 또는 하누만(Hanuman)이라고 한다. 힌두교의 대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라마의 모험)에서 주인공 라마의 부인 시타를 납치해간 악마 라바나로부터 시타를 구출하는데 행동대장으로 영웅적 위업을 수차례 세우기도 한다. 자비로운 수호신으로서 많은 힌두교인들의 숭배를 받고 있다.


결혼식 피로연이 있는 사원

이 사원안에 따로 구루들의 도머터리(기숙사)가 있다고 가이드가 데리고 가서 보여주는데 양철 하꼬방같이 지붕만 얹어 비를 피하게 하고 칸막이로 되어 있는데 문은 없다. 옛날 우리 피난시절 다리밑에 철거민들 생활상하고 똑같아 사진찍기가 싫었다. 가이드는 내보고 조그마한 도네이션(적선)으로 구루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전에 한두장 찍어서 관뒀다.


화장터 연기가 몽실하게 피어나는 파슈파티 흰두사원

다리를 지나 언덕 위로 올라가면 전체 사원이 한눈에 들어 오는데 시신을 태우는 장작불이  타오르며 하얀 연기가 몽실하게 피워 오르는데 사원 뒤쪽에는 결혼식이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문득 생각하니 힌두사원이 생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인걸 알게 되었다. 시작은 항상 끝이 있기 마련인데 죽음이란 것도 끝남이 아니고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여행의 출발로 간주할 수 도 있다. 힌두교의 궁극적인 열락이 윤회로 다음 생에서는 보다 나은

인간으로 환생하는 것이라고 하니 오늘 한 줌의 재로 사그라진 그들의 삶이 내일은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 전생에 누리지 못했던 행복을 맘껏 누려 보기를 마음 속으로 빌어 주었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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