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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May 02. 2016

지노 배낭 여행기 - 아프리카편 14

탄자니아 국경을 하늘로 넘어

11/06/2015(금) 맑고 쾌청



  하늘로 국경을 넘어


탄자니아 옛수도 Dar Es Salaam으로 가는 비행기는 Pemba에서 정오를 넘긴 12시 45분에 출발하였다. 공항에 들어서자 여자들 옷차림새가 다르다. 무슬렘 여자들이 머리에 두르는 '히잡'과 몸전체를 감싸는 옷인 '차도르'가 그런 것이다. 국민전체의 과반수 이상이 무슬렘이고 두번째 비율이 크리스챤이다. 용케도 서로 으르릉거리지 않고 잘 지내는 듯하다.


수단이 종교적 이유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비하면 훨 나은 편이다. 하여간 무슬렘 여자들의 옷을 보면 항상 신비스러운 환상이 있어 사진을 무진장 찍고 싶었는데 여행서에 무슬렘지역으로 여행가서 함부로 히잡과 차도르를 찍지 마라고 경고해서 예전에 모로코와 이집트가서도 별로 찍어 보지를 못했다. Pemba로 오면 탄자니아로 가는 방법이 있을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일단 그건 맞아 떨어졌어 쉽게 탄자니아로 날아간다.



2010년 이집트 피라미드가 있는 기자(Giza)에서 택시운전사 집에 가서 무슬렘여자 4명을 찍었다. 두 며느리와 딸(오른쪽)과 함께 행복한 미소의 Big Mama




  고구마 감자 전도법을 응용하여


대합실에 단정하게 생긴 무슬렘 아지매가 애 둘을 데리고 앉아있었다. 그 앞 의자에 앉아서 일단 은근한 수작을 걸어 보았다.
"영어하세요?" 친근하게 물어 보았다.
"그럼요. 왜요?" 하얀 얼굴만 내놓고 나머지는 검은 차도르로 몸을 꽁꽁 싼 애 엄마가 매우 궁금하듯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쳐다본다. 그녀의 큰 눈속으로 내가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아, 예. 자녀분들이 하도 예쁘서 제가 사진을 찍어 드릴까해서요." 그러면서 어제 호텔 앞 광장에서 마을 애들 찍어 준 프린트를 샘플로 보여주었다. 일단 내 카메라만 보면 보통 사람들은 사진작가냐고 물어 보니까 묻지 않은이상 내가 구태여 아니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내 카매라와 프린트 샘플을 보니 괜찮은 것 같으니까 찍어 달라고 한다.


공항 대합실에서 한 건 하고

이 접근법은 김기동 집사의 '고구마 감자 전도법'에 나오는 전술을 그대로 응용한 것이다. '고구마 감자 전도법'에 따르면 전도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이런거다. 애를 유모차에 태우고 왕래가 많은 백화점이나 대형수퍼 앞에서 전도할 때 아무리 ET같이 못생긴 애를 유모차에 태우고 오더라도 전도하는 사람은 애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해야한다. "애가 어쩜 이렇게 귀여워요. 몇 개월되었어요," 그러면 애 엄마가 기분이 좋아서 꺼뻑 넘어간다. 그 때 잽싸게 날려야 한다. "혹시 예수 믿으세요? 아니면 한번 믿어보세요. 제가 믿어 보니까 너어무 너어무 좋아요."(제가 여러분 독자에게 믿어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니까 오해하시지 마시고 좋다하니까 가 볼 사람은 함 가보세요.)

그러고보니 옛날 이집트 기자(피라밋 있는 마을)에 가서 택시 운전사가 저그 집에 하도 가자 해서 갔더니 저그 엄마, 여동생, 아내 그리고 제수씨까지 무슬렘 여자 4명을 한 방에 찍어 준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시작부터 잘 풀려 나간다.





  비행기에서 항공사진 찍기


이건 거의 버릇이다. 비행기타면 일단 무조건 창가로 좌석을 달라고 한다. 구름이 세상 아래를 이불퍼럼 덮지 않으면 그리고 운좋으면 카매라로 지상의 구조물이나 자연물을 잘 잡으면 훌륭한 추상화를 얻을 수 있다. 비행기에서 사진찍는게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유리창이 이중으로 되어있어 빛이 굴절되어 정상적으로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결은 성능좋은 렌즈로 일단 구도 위주로 여러 장 찍어 놓고 

Photoshop 같은 프로그램으로 이미지를 후보정해주어야 한다. 오늘은 구름이 없어 몇 장 찍어 놓았다.



사행천으로 뱀과 같이 꼬불꼬불하게 흘러간다


비가 와서 물이 흐른 곳에는 물길이 형성된다


우기때 큰물이 흘러가면서 형성된 물길 흔적





  탄자니아 동부 해안선을 따라


비행기 경로가 상당히 궁금하다. 만일 모잠비크

Pemba에서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으로 가려면 동부 해안선을 따라서 북상해야 하는데 그렇게 간다면 탄자니아 동부 해안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운좋게도 나중에 햇볕에 반짝이는 해안선을 계속 보여주길래 나도 카메라와 캠코더로 동부 해안선을 계속 촬영했다. 이 비행기도 정원의 1/3정도 채우고 출발했기에 자리가 많이 남아 편한대로 아무 좌석에 앉아서 사진찍으며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른다하듯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르에스살람까지  갔다.


탄자니아 동부 해안선. 얕은 모래톱이 파도를 막아준다


사행천이 굽이쳐 내려와 바다로 흘러든다. 탄자니아 동부해안


탄자니아 동부해안의 하얀 파도선이 해안선을 형성하고 거의 녹색에 가까운 청정한 인도양의 바다색이 멋지게 보인다


얕은 모래톱이 형성된 탄자니아 동부 해안


뱅기에서 내려다 본 탄자니아 동부 해안선 풍경




  탄자니아의 탄생


원래부터 하나의 국가로 출발한게 아니고 섬나라인 잔지바르와 본토 국가인 탕가니카와 병합하여 탄자니아가 탄생한 것이다. 섬나라 잔지바르는 원래는 포르투칼이 점령하였으나 그 후 아랍의 세력으로 넘어가서 술탄이 통치하다가 독일과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고 다음해

1964년에 본토 탕가니카와 합병하여 국명을 탄자니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영국 영향으로 화폐를 실링으로 쓰고 있는데 미화 1불이 2000 실링으로 물가 계산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일반 가게에서 작은 물 한병이 500 실링이니 미화 25센트로 싸다. 시장에 가서 이것 저것 가격을 물어보니 1000 실링 즉 미화 50센트로 살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관광객을 받는 호텔에서의 음식 가격은 거의 바가지 요금으로 그런걸 따지면 안되고 현지인들이 거래하는 시장에 나가보면 물가를 금방 감잡을 수 있다. 배고프면 노점상에서 미화 2불 즉 4천 실링으로 이것 저것 군것질해서 한 끼 정도를 충분히 때울 수 있다. 물가가 이렇게 싸다는 것은 국민 소득이 형편없이 낮기 때문에 물가가 그렇게 따라 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 수치로 비교하면 짐바브웨에서 생수 1 병이 미화 1불인데 여기서는 25센트이니 1/4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짐바브웨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탄자니아 그것보다 4배냐 하면 그건 아니다. 내 생각엔 짐바브웨 물가가 소득 대비 엄청 높다는 결론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유명한 나라가 짐바브웨이다보니 2007년 화폐개혁으로 미국 달러를 쓰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본다.



다르에스살람의 국제공항 Julius Nyerere. 초대 대통령이름을 공항명으로


펨바에서 비행기로 날아 2시간 반에 도착한 다르에스살람


인도양에 접한 해안도시 다르에스살람의 해안 경치


하늘에서 내려다 본 다르에스살람 2





  선박대신 경비행기로 잔지바르 입성


다르에스살람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잔지바르로 가는 배가 오후 4시에 마지막이란다. 아무리 시간계산해보아도 오늘은 잔지바르로 들어가는게 힘들것 같았는데 환전하면서 잔지바르로 가는 배가 몇 시에 마감되는지 다시 물어보니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누구를 불러 주었다. 히잡을 쓴 몸이 좀 빵빵한 여자가 오더니 자기 사무실로 나를 데리고 가서 경비행기로 가면 오후 5시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하였다. 비용을 물어보니 65불 이라면서 배를 타도 40불이라면서 또 배를 타려면 선박 터미널까지 택시를 타면 5불이 더 드니 별 차이가 없다고 경뱅기를 타고 가라고 꼬운다(그 속 마음을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 내가 계산해봐도 내일 배를 탈려면 오늘 여기서 호텔에 묵어야 하니까 20불 더 쓰고 지금 잔지바르로 들어 가는게 좋을듯해서 경비행기로 가기로 하였다.



잔지바르가는 경비행기. 보통 12인승(기장 부기장 포함)



눈에 띄는 각종 계기판

경비행기 각종 계기판. 저건 비행기 수평을 보여주는 수평계와 고도계. 경비행기를 조종해 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구름 한점없는 맑은 하늘에 같은 색의 바다색이 어우러지면 하늘에 떠 있어도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1999년 7월 자가용 경비행기를 몰고 별장이 있는 메사추세츠 대서양에 떠 있는 섬 Martha's Vineyard Island로 가다가 근처 바다로 추락 사망한 전 케네디대통령의 아들 JFK 주니어의 사고 원인도 이것일 수도 있다고 언론들이 보도한 기억이 난다.



인근도시 갱뱅기 운항 시간표

경비행기의 인근 도시 운항 시간표. 내가 잔지바르 다음으로 갈 행선지 Moshi도 있고 사파리 투어를 할 응고론고로(Ngorongoro: 마사이족들의 집단 거주지)와 Arusa도 보이고 탄자니아 수도인 Dodoma도 간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교통편으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기는   걷는 , 걷는   나는 


경비행기타러 가는데 택시가 아니고 개인 승합차를 태워 주는데 알고보니 경비행기도 방금 내가 내린 같은 활주로를 이용한다. 그러니까 공항 한 쪽 구석에 있는 곳에서 탑승수속을하니 시간되면 걸어가도 될 거리이다. 가서 보니 인근 주요 도시로 운항하는 노선이 많다. 아주 약식으로 보안검사를 하고 나를 여기로 데려다 준 친구는 돌아가고 다른 사람에게 인계해 주었다. 이 친구가 가기전에 잔지바르 갔다와서 다음은 어디로 갈건지 꼬치꼬치 캐물어 킬리만자로산 등정이 아니고 산사진찍으러 Moshi로 간다고하니 또 경비행기타고 가라고 꼬신다. 요금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150-200불 사이란다. 그래서 그건 너무 비싸서 버스타고 가야겠다고 했더니 거리가 500km이고 버스가 별로니 하면서 계속 마케팅을 하고 있어 그려면 일단 섬에 갔다 와서 보자고 하고 입을 막아 버렸다.



경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공항 청사

안으로 들어가보니 운행하는 항공회사가 여럿이 있는 모양으로 각각의 손님을 받아서 이용가능한 비행기로 연결시켜주는 모양이다. 새로 인계받은 친구가 대합실에서 좀 기다리라고 하길래 앞에 안내보는 히잡쓴 여자에게 Moshi 가는 비행기 요금을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물어보니 저쪽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돌아 가면 오피스가 있다고 알려 주었다. 그곳에 가서 알아보니 나에게 잔지바르표를 65불에 팔아먹은 그 놈의 영업비밀을 내가 다 알아버렸다. 다르에스살람-잔지바르 편도 요금은 여기서 꾾어면 45불이고 여기서 Moshi가는 편도 요금은 110불로 그 녀석이 그렇게도 Moshi 행 뱅기표를 나에게 팔려고 한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결국 내가 이곳에서 경비행기 표를 살 수 있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바가지 뒤집어 쓴 것인데 덕분에 여기서 호텔비 안들고 바로 잔지바르로 들어 가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결론으로 말하면, 65불주고 잔지바르표 산 지노는 긴 셈이고 20불 이득챙긴 그 녀석은 걸은 셈인데 만약 내가 Moshi로 110불 주고 간다면 난 걷는 놈 위에 진짜로 경비행기 타고 나는 놈이 된다.



경비행기 공항에서 통제하는 관제탑





잔지바르 입성


잔지바르섬 서북부 해안 경치

배를 타면 다르에스살람에서 잔지바르까지 1시간이상 걸리는데 경뱅기로 20분만에 날아 들어왔다. 승객 10명중 9명은 검은 차도르를 걸친 현지 아지매들이고 나혼자 관광객이다. 머리카락 길이로 판단하면 내 멀가닥도 길어 아지매 수준에 들어간다. 버릇대로 경뱅기에서 항공사진을 몇 장 찍었다. 낮게 뜨서 착륙할 때 섬 주변을 잡았다.


인도양에 접한 이 섬이 유명한 휴양지로 이름이 알려지고 특히 코발트색 바다가 일품인 이 곳이 스쿠버다이빙으로도  유명하여 많은 스쿠버다이버들이 찾는 곳이다. 하늘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잔지바르가 눈속으로 속속들이 파고든다.



잔지바르 중앙통인 Stonetown 전경


중앙통인 Stonetown 시내 부근


Pemba 라파엘 호텔에서 찍은 그림. 원주민의 한판 춤판을 보여준다


Pemba 공항 기념품 판매점에서 찍은 그림. 일상을 그린 것으로 길쭉한 인물과  원형 오두막을 간결하게 형상화한 것이 깔끔하다





 호텔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호텔에 게양된 태극기

 괜찮은 호텔에서는 그 날의 투숙객 국적에 따라 그 나라의 국기를 게양해준다. 마치 UN 총회를 할 때 참가한 나라의 국기를 올려주듯이. 모잠비크 Pemba에서는 성조기를 달아주더니 여기서는 태극기를 달아준다. 출생 국가와 현재 국적을 동시에 적게 되어있어 이 호텔에서는 출생 국가로 게양한듯하다. 어디든지 밖으로 나가면 어디서 왔냐고 묻는데 미국서 왔다고 대답하면(코쟁이같이 생기지 않고 누렇게 메주뜬 얼굴색이니까) 미국 오기전에 어디서 살았냐고 꼭 다음 질문에 한번 더 답을 해야하기에 그냥 한국서 왔다고 해버린다. 한국을 모르는 무식한 놈들은 그냥 그대로 넘어 가는데 쪼매 아는 애들은 꼭 다시 한번 더 물어본다. 남쪽인지 북쪽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요령이 생겨 한 방에 조용하게 넘어가기 위해서 내가 아예 Korea 앞에 친절한 금자씨처럼 South를 붙여준다.

"남조선에서 왔어요."



Pemba 공항에서 이륙한 후 잡은 Pemba 전경. 위쪽 바다가 인도양


지노 배낭 여행기 전용 카매라. 캐논 1Ds Mklll에
70-200mm/2.8 렌즈로 두개 합한 무게가 3kg을 조금 넘는다. 손목이 때론 시큼거린다. 다른 한대는 5D로 16-35mm 와이드렌즈를 달고 다닌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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