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보다 독립적인 사람이 아니었어
잘하고 있어요 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
내일이 멋있다. 어른스러운 이별
시간이 흐르면 다 지나간 인연이지만, 사랑이든 이별이든 우리에게 이렇게 멋진 기억을 남겨 주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인 거 같아.
사랑과 이별이 항상 아름답고 멋진 것만은 아니잖아
나도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금까지도 행복해지는 기억들로 남은 사람도 있고, 그냥 스치듯 지나간 사람들도 있었어. 분명 연애하면서 싸우거나 속상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을 텐데, 기억에 남는 건 몇 되지 않는다.
어렸을 때는 싸우거나 서로 기분이 상하게 되면, 그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는 게 너무 싫었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거고,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도 있는 건데, 내가 기분 나쁜 상태로 있는 걸 못 참아했던 거 같아.
이런 감정에서도, 상대의 감정보다는 나의 감정을 먼저 생각했던 거 같아.
한 번은 그때 남친의 친구들을 만나고 있었는데, 나의 기분이 너무 상해서 나도 모르게 소리 질러 버렸어. 지하철역에서 소리 지르며 울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왜 서운했는지, 왜 화가 난 거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
그저 그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싶기만 했었던 것 같아. 아마 그때 남친은 참 곤란했었을 거야
때때로 나의 삶에 너무 집중해서 상대에게 너무 무신경할 때가 있어. 같이 있는 시간에는 상대에게 잘하려고 하는데, 나의 전부가 상대에 의존하게 되는 건 또 싫거든
나의 삶이 있는 거고, 상대의 삶도 있는 거니깐...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며 지내자 이런 거지
연애 초반에는 내가 자기를 안 좋아해서 그런 건가 하고 서운해하기도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성향을 알아주고, 오히려 더 편안해하기도 하더라고.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상대에게 불편한 게 있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더라도 잘 표현 안 해. 원래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 습관이 다 있는 건데... 거기다 이래라저래라 하기 싫어서
그래도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런 건 좀 불편하다, 나는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게 되는 거 같아.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거 같아.
그래도 연애하면서 엄청 상처받고,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거 같아.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였던 거 같아. 아직까지는 말이야...
아무리 좋아했고, 또 좋았던 사람도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좋아하는 마음이 줄어드는 것처럼 사랑의 크기가 얕아서라기 보다는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라고 할게
배우자 기도라는 건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나는 이상형을 만들어간다 라는 생각은 해봤어. 처음부터 이상형을 세우는 건 너무 어려우니깐
내가 이런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내가 이런 부분을 싫어하는구나 하면서
나는 이런 부분이 없는 사람을 만나야지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
내 맘에 안 든다고 상대를 바꾸는 건 세상을 뒤집는 거랑 같은 난이도라고 생각하기에 말이야
아 이건 있다. 난 나에게 요리 잘해주는 사람이 좋아. 요리를 못하더라도 요리해주면 너무 좋아 ㅎ
동역자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서 검색해봤어
같은 목적으로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참 어려운 거 같아. 그것도 평생을 말이야.
우리 집에서는 4 가족이 모이면 각자 다른 술을 마셔.
각자 좋아하는 취향에 맞춰 먹고 싶은 걸 먹는 거지. 음식도 마찬가지야
고기를 구워 먹을 땐 아빠는 소금장, 동생은 고추장, 엄마는 쌈장, 나는 아무것도 안 찍어
굳이 다른 이의 취향에 맞춰 나의 취향을 양보하지 않아.
억지로 주장하기보다는 그냥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 주는 거지. 각자 선호하는 게 다르니깐
이렇게 자라온 나로서는,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독립해서 살아온 나는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게 약간은 두렵고 낯설어
그래서인지 나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왔어.
하지만, 요즘 들어 느끼는 건 내가 누구보다도 주변 사람들에게 참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는 거야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일상에서도... 나를 항상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
"잘하고 있어요"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잘 보낼 수 있는 큰 힘이야.
2022.04.29 일기를 쓰면서 감사함을 배워가는 오늘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