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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진화 May 09. 2022

나도 모르게 내 발걸음에 스며든 것들

무엇이 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을까

어제도 오늘도 내일이가 없는 날들을 보냈어

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에 밀린 숙제들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지

내일이가 가족들에 대한 마음이 더 크다는 걸 알기에

아무 말 없이 나의 할 일들을 하면서 내일이가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다리기로 했어


학교 과제를 하고, 수업자료도 만들고, 오늘은 외근도 다녀오고 회의도 했어

퇴근 후에는 집에 안 가고 남아서 이렇게 일기를 적고 있네

내가 내일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내일이가 적어놓은 일기를 발행하고,

나의 일기를 적는 것...


나도 사실은 차별쟁이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잘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그냥 그렇게 지내. 그저 웃고 떠들고 하지만... 그게 다야. 더 이상의 이야기는 나누지 않아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더 심해지는 거 같아

나에게 소중하지 않은 사람들과 잘 지내보려고 애쓰는 시간과 노력을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할애하려고 해

인생은 그렇게 하기에도 너무나 짧잖아.


지난 월요일에는 출근하기가 너무나도 싫었어. 출근하는 발걸음이 그렇게나 무겁더라.

매일매일 지나가는 길인데, 문뜩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다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길을 지나 출근하는 거겠지. 건물도, 차들도, 사람들도...

무거운 발걸음을 데리고 출근은 겨우 했어. 매일 가는 그 길이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더라.


목요일 지나고 금요일 다시 출근하는 길... 어느 날보다도 나의 발걸음이 가볍더라.

나도 모르게 어느새 회사에 도착해 있더라고. 사실 어린이날도 일해서 연휴가 아니었음에도 말이야


같은 길인데 월요일과 금요일 나의 발걸음이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졌는지...


같은 걸 보고, 같은 사람들을 마주치고, 같은 길을 걷는데 뭐가 달랐던 걸까?


주말에도 결국 나는 미뤄뒀던 숙제들을 하거나 학교를 가거나 하는데도 말이야

내일이와 나누는 이야기들, 우리가 하는 것들에 조금씩 조금씩 성장했음이 보일 때

내 곁을 채운 달라진 사람들까지...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들이 많아진 거 같아


이 모든 것들이 나도 모르게 내 발걸음에 스며든 게 아닐까?


일기를 적는데 내일이에게 연락이 왔어

잘 보내드리고 돌아왔다고, 내일부터 요가하자고 말이야


나 이 말 듣는데 왜 이렇게 반갑고 눈물이 나지

그만큼 우리가 서로에 대한 영향력이 많이 커졌나 봐


그래 우리 내일부터 다시 요가하자

폼롤러도 하고, 같이 숙제도 하자


나 사실 오늘 후킹모임 안 한다고 해서 강의자료도 안 만들었어

이제 다시 같이 시작해보자. 우리 밀린 숙제가 많다.


오늘 회사 직원이 모임 안 하냐고 물어보더라.

그만큼 우리의 변화가 일상이 되었나 봐


2022.05.09 일 안 하고 일기 쓰는 오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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