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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진화 Aug 24. 2022

여행이야기1 - 있는 그대로의 느낌

있는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던 오늘이투어

2022년 내 여름휴가는 네가 살고 있는 부산

널 만나려고 온 휴가야!


널 만나자마자 점심을 먹고, 집에 들러 짐을 두고, 네가 자주 공부하러 가는 청년센터에 갔어

자갈치 시장 건물에 있는 청년센터는 위치가 아이러니했지만 이런 공간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게 부러웠어

같이 우리 프로젝트인 디자인 회의를 하고 후킹클럽 모임을 준비했지

온라인보다 역시 오프라인으로 하니깐 속도가 빨랐어


작년에 첫 시작한 4명의 후킹클럽,

지금은 9명의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는 온라인 찐친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했어

2022년 여름휴가는 나한테 후킹클럽 1주년 내 마음 파티야


예전부터 커뮤니티 모임을 하고 싶다고 노래 불렀는데 현실화시켰고,

그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 같이 생각카드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요트를 타면서 행복했어



실제로 만나니깐 생동감 있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서로 너무 달라서 놀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인정해주는 모습이 어른이었어


 네가 느끼는 행복은 어떤 거야?


행복에 대한 생각카드 질문에 누군가는 행복과 불행을 명확하게 구분했고,

누군가는 행복을 정의 내리는 것, 행복과 불행을 구분하는 걸 어려워했어

참, 세상에 절대 똑같은 사람이 있을 수가 없는 게 지구인 이구나 싶었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맛난 회를 먹으면서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여줬고, 핫하다는 젤라떡도 먹고, 요트를 탔지.



난 흥을 숨기지 못하고 신나게 요트 위를 활보하며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었어

요트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는데,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게 삶 아니겠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게 이번 여름휴가의 컨셉이야

늘 계획을 세우고 오는 나에겐 낯선 도전이지만, 마음이 편했어

숙소랑 가고 싶던 호텔뷔페만 예약하고 나머지는 발걸음이 흘러가는 대로 하기로 했어


그렇게 후킹클럽 사람들이랑 모임을 하고 오늘이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왔어

내가 준비하는 이 모임이 때론 이게 맞나? 저게 맞나? 정의를 내리면 시작했는데

나를 흘려보내게 해주는 모임이 됐어

내가 지식을 알려주는 게 아닌 같이 성장하고 같이 하는 나눔이 진솔함이 고마웠어

나를 알지도 못하는데 내가 하는 말을 신뢰해주고 같이 미션도 하는 모습에 감사했어


그런 마음을 갖고 오늘이 집 앞에 도착했는데 오늘이가 아지트로 날 인도해줬어

바다가 보이고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함

조용하게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저 멀리 보이는 부산항대교의 불빛

의자에 나란히 앉아 생강차 한잔씩 들고 있는 너랑 나

오늘이랑 나는 너무 다르지만

그래서 우린 같이하는 재미를 지속할 수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았어


따뜻한 물에 씻고 마스크팩을 붙이고 누웠지

피곤했지만 12시까지 음악 위에 우리들의 담소가 흘러나오다 잤어

사람으로 인해 지친 날 난 이날을 떠올릴래

날 이만큼이나 생각해주고, 함께 할 수 있어 고맙다고 말해주고

날 만나기 위해 멀리서 주말에 시간은 내준 후킹버와 내 친구 오늘이 너를



아침 일찍 일어나는 내 친구. 해 뜨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너의 마음이 이뻤어

그래서 졸린 눈을 비비고 창문을 바라봤는데, 마음이 멈췄어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걱정도 없이 그냥 봤어

이래서 날 보여주고 싶었던 거였네 내 친구

매일 아침 바다를 보고, 울적할 땐 밤바다가 보이는 집 앞 아지트를 가진 오늘이 집이 그 어떤 여행지보다 내 마음에는 가장 핫플이었어



미역국 한 그릇, 볶음 김치, 사진에는 없는 나물까지 한 상 차려준 오늘이 호텔 조식은 근사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식 밥상을 너한테 받고 진짜 맛있었어 다음에도 해줄 거야?

밥을 먹고 너의 세 번째 아지트 충혼탑이 있는 중앙공원에 갔어.

부산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숲길을 산책하고, 부산 마을을 구경하고, 깡통시장 가서 맛난 떡볶이를 포장해서 다시 집으로 왔지

아침 8시 30분부터 알차게 움직인 일정. 유명한 여행지보다 부산을 있는 그대로 보고 온 코스였어




그렇게 오늘이랑 함께 꽉 찬 1박 2일은

지도를 보고 부산을 다니지 않아서 주변을 많이 둘러볼 수 있었어

사람 구경도 하고 부산 골목, 집을 구경하면서, 고령인구들이 많은 이곳이 옛드라마 분위기였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이, 내 친구가 공부하는 곳, 아지트에서 이야기를 나눈 게 좋았어

후킹클럽 사람들을 만나 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줘서 편했어

온라인에서 종종 날 숨길 때도 있었는데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되겠어


잔잔하고 평온하게 1박 2일을 흘러갔던 너랑 함께한 여행

무기력해지고 열정이 식어가는 이 여행이 내 속을 비집고 들어왔어

내 인생을 애정 갖고 정성껏 손길을 줄래

그럼 이날처럼 내 삶이 빛날 것 같아


함께해준 후킹맴버사람들도

후킹클럽에 피드백 주고, 항상 그 자리를 지켜준 오늘이 덕에

내 삶이 불투명했는데 한 줄기 선이 생겼어




2022년 8월 22일  오늘이와 함께하는 여행 중인 내일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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