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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진화 Jan 26. 2023

나는 어떤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아이에게 나의 삶을 들려줄 수 있는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어

한동안 일기를 안 썼네

2022년이 지나가고 2023년이 시작됐어

2022년은 여러 구슬을 경험하면서 나를 더 알아갔어

오늘이랑 같이 준비하는 프로젝트로 강의도 듣고, 프로그램도 만들고, 온라인 커뮤니티 모임을 하면서 우리의 결이 어떤 건지 구체화 할 수 있었던 한 해였어

앞으로 더 세분화하고 공부해야 할 영역이 넘쳐 나지만 내가 뭘 하고 싶어하는지 한가닥이 잡혔어

이제 씨앗을 심었어



아직 채워야 하는 게 더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혼자 할 때보다 둘이 하니깐

재미랑 성장감 2배라 더 좋아

같이하는 힘이 이래서 큰가봐

혼자할 때는 반응 없고 피드백 받기가 어려운데

둘이 하니, 피드백 주고 받고 공감해주고 서로 찾은 정보를 공유하는 힘이 커


그 사이에 내 삶의 변화가 생겼어

결혼을 하고 1~2년 신혼 생활을 즐기고 아이를 가지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사실 내가 계획했던 시기에 아기는 생기지 않았어

한동안 그래서 우울하기도 했지만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이라는걸 인지하고

의식의 흐름에 맡겼어

그렇게 난 마음을 비우고 할 수 있는 캠핑을 다니고, 수업을 하고, 커뮤니티 모임을 진행하던 중

작년에 아기가 찾아왔어


내가 엄마가 된다니?


믿기지 않았지만, 무지 좋았어

기다렸던 일이고, 내가 꿈꾸고 있던 걸 현실화 할 수 있었어

내가 꿈꿨던것 엄마로써 살아보고 싶은 삶도 있었어

감사하고 앞으로가 기대감이 더 커


12주가 되기 전 까지는 모든 걸 조심 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캠핑도, 시골도, 장시간 차 타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하고,

사람들 많은 곳도 안 가는게 좋다고 하셨어

2022년 연말 모임은 가족 모임을 빼고 나머지는 다 취소했어

매일 하던 요가도 자제하라는 이야기에 살짝 슬펐어

체력적으로 변화가 생겼고, 내몸을 내 마음대로 조절 할수가 없다는게 인체의 신비가 신기했어


임신하고 초기에는 유산 확률이 높아 병원을 자주 가고 있어

매주 초음파를 보고 의사 선생님을 만나는 시간은 초긴장 상태야

산모의 건강 상태가 안 좋거나 유산이면 남편을 부르는데,

내가 진료실에 들어가면 남편을 부를까봐 남편은 살이 떨린데


의사 선생님 방에서 나오는 임산부의 표정이 모든걸 말해죠

기뻐하는 사람도 있고, 우는 사람도 있고, 안도하는 사람도 있고

병원 분위기는 진짜 조용하고 엄숙해

쉽게 떠들지도 못하고,  초음파 사진을 남편이랑 보고 좋아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곳이야


활동적인게 좋고 난 움직여야 살아 있다고 느끼는 성향이 큰 나에게

이런 것들을 다 하지 말라고 하다니, 그래도 사람은 또 적응한다고 10주동안 멀리 못가고

회사 집 동네 이렇게 지내는 삶에 적응하고 있어


어떤 엄마가 좋은걸까?


뭘 준비 하면 좋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내가 엄마한테 받고 싶은 게 뭘까?라는 것 생각해봤어

엄마가 나를  갖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엄마의 삶이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나중에 아이가 열어볼 수 있게 내 이야기를 담을 일기장을 선물해주려고

어떻게 갖게 되었고, 어떻게 지내왔는지 들려주고 싶어졌어


어떤 방식으로 기록에 남길지는 아직 몰라 우선 적어두기만 했어

아날로그로 일기장에 손으로 적을지 SNS에 올리지는 더 생각해봐야겠어


신체적으로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잠이 늘었어

삶에 가장 큰 변화는 내 몸에 생명체가 있다는 생각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매사에 조심성이 생겼어

간혹 내면의 소리처럼 아기한테 말을 걸기도 해


난 어렸을 때 예민하고 유별난 아이였데

사람들을 좋아한 건지 싫어한 건지 집에 새로운 사람이 오면 울고, 가면 간다고 울고

밥도 잘 안 먹고 잠은 엄마하고 자려고 만 하고

날 닮지 말고 아가는 남편을 닮길


그래야 내가 하고 싶은 것들 하면서 육아랑 병행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에게 찾아온 아가는 우리 가족에게 귀한 손님으로 맞이했어

친가 외가 어디 가든 첫째 난 할아버지랑 친척들이 엄청 좋아하고 계셔

태어나면 그 행복감이 더 크게 다가오겠지


내가 소유하려고 하기보다 내가 못한 것들을 아이한테 하라고 강요하지 말아야지

난 나고, 아이는 아이니깐


이 세상에서 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게 많은 경험을 같이 하면서 찾아주는 역할만 하려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나 자신에게 지켜야 할 10가지 약속을 만들어야겠어

언제 또 내가 마음이 바뀔지 나도 날 모르니깐 말이야

아이에게 기대를 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면 계속 되새겨야지


일기를 쓰면 이런 내 다짐이 남아

망각하고 있다가 나를 다시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주는 것 같아

내 삶의 기록을 중요하게 여겨야지



2023.01.05 엄마가 된다는 게 아직은 낯선 내일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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