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나에게 시간이 멈췄으면 할 만큼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올해 겨울은 왜 이렇게 추울까?
감기 걸리면 임산부는 약을 먹는 것에 한계가 있다 해서 캠핑, 여행 다 못 가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어
책 보는 시간도, 낮잠 자는 시간이 늘었어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마음을 울렸던 책이 있어 ‘생에 감사해’ 김혜자 선생님의 에세이를 읽었어
80세가 넘었지만 연기 인생이 삶의 전부였던 이야기를 보면서 어떤 사람도 쉽고 평탄했던 삶은 없구나
겉보기에는 안정적이고 유명세와 돈은 많아 보였지만
그 뒷면에는 다 그만큼 쌓아온 내공이 있었어
연기할 때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것, 김혜자 선생님은 연기를 하고 오면 힘이 하나도 없어 집에서 한동안 푹 쉬는 시간을 갖는데,
지치지 않고 다시 하려면 그만큼 휴식도 명확하게 필요한 것 같아
난 휴식은 낭비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음을 위한 단계였어
휴식도 온전히 셔야겠더라고 이도 저도 아니게 쉬면 더 피곤한 것 같아
여행을 가는 방법 말고 집에서도 온전히 휴식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머릿속을 비우는 일을 하고 싶은데 요즘은 생각이 너무 많아
적당히 대충 생각하려고 하는데 생각의 꼬리를 물면 끝이 없어
지금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바로 내 삶에 적용하려고 노력해
그래야 내 삶의 태도가 쌓이니깐, 바로 손과 발로 움직이는 것!
맛봐야 그게 진짜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다음에도 그렇게 해
안 하면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잊어버려
효과가 없더라고
책에 나오는 드라마 이야기 중에 ‘디얼 마이프렌즈’를 정주행 하고 있어
할머니들의 이야기, 꼰대 이야기 같지만 그들의 삶에서 묻어 나는 연륜이 생각에 잠기게 해
우리는 살면서 세상에 잘한 일 보단 잘못한 일이 훨씬 더 많다고,
그러니 우리의 삶은 언제나 남는 장사이며, 넘치는 축복이라고,
그러니 지나고 후회 말고, 살아있는 이 순간을 감사하라고
작년에 가족들에 대한 사건이 있고, 나한테 생명이 찾아오니,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우리는 결국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수 밖에 없는 모두 시한부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한테 없는 걸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어
1년 1년이 지날수록 내가 가진 있는 모든 것들이 소중해졌어
가족도, 친구도, 나한테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고 있어
지난주 아이들 수업을 하는데 수업 시간이 재미있었는지
‘선생님, 지금 이 시간 멈췄으면 좋겠어요. 감사일기 더 적고 싶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난 언제 시간이 안 갔으면 좋을 만큼 그런 순간이 있었을까? 생각해 봤어
설날에 가족들이 모여 다 같이 윷놀이를 했어
친가 친척들은 설, 추석 명절에 모이면 바둑돌로 윷놀이를 하는 게 우리 집 놀이야
빽도가 2개라 빽개가 있어, 그래서 잡히는 경우가 많고,
말이 5집이라 잡히고 또 잡히는 재미가 있어
난 이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아
달력 뒷장에 그린 윷놀이 판, 바둑돌과 동전으로 말을 하고
3,000원 내기로 광대가 아플 정도로 웃었어. 결혼하기 전 매년 했던 윷놀이 이번 설날에 했어
결혼하고 어머님의 배려로 이번 설은 친척들이랑 함께 할 수 있어 친척 동생들이랑 같이 한방에서 밤새 떠들다 잘 수 있었어. 이 모든 순간이 멈췄으면 했어
난 언제 시간이 안 갔으면 좋을 만큼 그런 순간이 있었을까?
질문을 처음 생각했을 때는 떠오르는 순간이 없었는데 적다 보니 많네
회사 다녀오고 남편이랑 저녁 먹으면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 때.
너랑 네이버 웨일에서 수다를 떨고 새로운 것들을 해보자고 이야기할 때.
같이 일기를 쓸 때.
엄마랑 아빠랑 영상 통화를 할 때.
그러고 보니 난 일상에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믿고 싶어 순수하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10년 전 나의 기도가 이루어졌어
감사일기 클럽 선생님을 하며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우면서 살고 있고
난 내가 감사일기 선생님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일기의 마무리가 감사로 끝나는 걸 보며 감사 일기 선생님이 맞나 봐
말에는 여전히 힘이 있고 계속 연결되나 봐
그 힘이 있다고 믿으면 정말 그렇게 눈앞에 펼쳐져
그 힘을 여전히 믿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래
우리가 하는 것들이 쌓이고 쌓여 5년 뒤, 10년 뒤에는 우리의 기업을 만드는 것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할 수 있는 공동체에 리더가 되는 것
그날이 또 올 거라 믿어
이렇게 난 또 나를 믿고 확신해
이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 용기가 지금까지 나를 이렇게 살게 해 줬어
2023.1.30 하루하루 지날수록 삶에 더 감사함을 느껴가는 내일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