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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진화 Feb 19. 2023

공감일까 잔소리일까?  

방식은 달라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힘들어해 주는 게 진정한 공감 아닐까?

어디를 가든 첫째 인 난

친가도 외가도 친척 동생들을 합치면 10명이 넘어

그래서 난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보다, 내가 스스로 찾아서 했던 것 같아


대학 입시, 취업 준비, 결혼 준비도 지금 임신 생활도 내가 정보를 찾고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지 등 내 방법대로 살아가고 있어


최근에 친척 동생한테 연락이 왔어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취업을 해

방을 구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조언을 구하더라고


난 따뜻하게 말해주기보다 현실적으로 이야기해 줬어

친척 동생의 고민은 월세를 살면서


1. 월급 절반을 고정지출(방값, 관리비, 핸드폰비, 보험 등)로 내야 하는지

2. 전세로 대출받아 이자만 조금씩 내면서 살아야 하는지


요즘 깡통 전세도 많고, 전세 보증금을 날리는 경우도 많잖아

취업하고 2개월은 다녀야 버팀목 대출이 되고

집을 구하기 위해 돈을 마련한다는 것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게 많았어


난, 친척 동생이 붙은 회사가 블라인드에서 1.8의 평점이고 퇴사율이 높고

중 간관리자가 없이 팀장 다음이 계약직 신입이 회사 구조라며 배울 수 있는 게 많이 없다는 걸 알기에, ‘1~2년은 최소 버티자’라고 말했어

우선 1년을 다니는 걸 목표로 하고 월세를 권했어


전세로 살면 당장은 월마다 나가는 비중을 줄겠지만 전세 사기나, 깡통전세, 융자가 있는 집들이 많아 그 위험을 갖고 가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해줬어


극단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더 많이 말해줬더니, 친척 동생이 왜 부정적으로 말하냐고 하더라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빠한테 논의할 때 아빠가 자주 하시던 말이었어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는 경우의 수를 이야기해 주셨지

그때는 그 이야기를 듣는 게 싫었어

딸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줘야지 부정적이고 내 의견에 반대한다고만 생각했어

내가 친척동생한테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어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카톡방에 아빠한테 표현했어




누구보다 아빠는 나를 생각해서 걱정이 되니깐 하신 말씀이었어


나한테 누가 취업 전에 사회생활의 냉혹함을 알려준 적이 없어.

난 현실적인 이야기가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어

취업했다고 다들 축하 이야기는 해주지만,

현실적으로 서울에서 자취를 하면 얼마나 돈이 들고 부동산 사기가 얼마나 많고,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좋은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많다는 것

그걸로 인해 상처 덜 받고 회복 탄력성이 강한 사람이었으면 해서 말해줬는데

동생 입장에서는 서운했나 봐.


출근하기 전부터 동생의 희망이 가득 담긴 마음을 내가 부서트린 것은 아니지만 살짝 걱정했지만,

사회생활 3년 한 다른 동생에게 이야기하니깐

지금은 잘 안 들릴 거라고, 겪어봐야 그때 그 말이 그랬던 거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된데


내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깐 이라고 말해주는데 위로가 되었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는 것
말만 들어주는 게 아니라 같이 진짜 고민해 주고,
같이 힘들어해 주는 게 진짜! 공감 아닐까?


내 냉정한 이야기가 나한테는 공감인데

MBTI의 T인 난 다른 사람들에게 따가운 말이고 잔소리 같은 말일 수 있지만

내 진심을 아는 사람들이 그걸 공감이라고 생각해 주는 것 같아


최근에 친한 언니가 이런 말을 했어

예전에는 내 잔소리가 호불호가 있어 싫을 때도 많았지만

그게 정말 언니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라는 걸 알았데!


부드럽게 이야기하기보다 차갑게 이야기하고

이상에 가득한 이야기보다 현실적으로 당장 행동해야 하는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다 잘될 거야 괜찮아’라는 말보다 같이 방법을 찾자 내가 아는 걸 제공해 줄게라고


이야기하는 내 방법이 누군가는 서운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그 말을 좋아하고 진심을 느끼니깐


오늘이도 내 잔소리를 좋아해 주고

남편은 내 잔소리를 평생 듣겠다며 결혼했고

언니는 그 잔소리에서 진심을 느끼고


때로는 말해놓고 걱정을 사서 하면서

그만큼의 진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있다는 걸 느껴

내 잔소리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하고 놀래 :)



2023.02.10 진심 어린 잔소리꾼 내일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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