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행복은 나의 마음가짐과 태도로부터 시작됨을 알게 되었다
“출근 안 하는 기분이 어때?”
“출근 안 하면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마냥 그렇지도 않아”
주어진 시간을 잘 쓰고 싶다며 1교시, 2교시, 3교시… 시간표를 짠다는 내일이
내일이가 출근 안 한 지도 벌써 3주나 흘렀다니 시간 참 빠르다.
회사에서는 내가 하루하루 해야 할 일, 언제까지 해야 할지 데드라인까지 정해져 있으니
그날 그날 해야 할 일들을 쳐내면서 보내지
그런데 갑자기 출근을 안 한다는 건 24시간 아니 하루, 이틀.. 열흘..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온전히 스스로 운영해야 하는 거잖아
내가 막연히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한 거 같아
나는 아직 나의 시간을 내가 온전히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거든
물론 거기에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겠지
지난 금요일에는 대전으로 학술대회를 다녀왔어
이번에는 발표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학술지를 제출한 것도 아니어서
학술대회에 갈 생각이 없었어
게다가 이미 지난 2년 동안 다녀왔던 거라 더욱이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
갈 수 있는 인원을 물어보길래 대충 핑계를 둘러대며 못 간다고 했지
그런데 나 말고도 수업 듣는 사람들 모두가 못 간다는 거야
교수님 수업 듣는 사람들이 10명도 넘는데 아무도 못 간다니…
갈까 말까를 고민하는 나 외에 한 명이 더 있었기에
학술대회 바로 전날밤 결국 다녀오기로 마음먹었지
간 김에 성심당도 구경 다녀오고 말이야
이렇게 고민할바엔 그냥 좋은 마음으로 다녀오자
교수님께 인사도 드릴 겸 학술대회에 다녀오기로 결심했어
출근해서 갑작스레 오후 반차를 쓴다고 말씀드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학술대회 다녀온다고 말을 했지
그렇게 나의 신기하고 감사한 하루가 시작되었어
누군가는 나에게 대전에 가서 맛있는 걸 먹고 오라며 맛집 리스트를 보내주었고,
대전에 가면 성심당 거리가 있으니 성심당 본점 말고 다른 곳도 꼭 들르라며 그림까지 그려주었어
누군가는 내게 대전 가서 사용하라며 용돈을 보내주었고,
누군가는 학술대회 잘 다녀오라며 카드를 사용하게 해 주었지
또 누군가는 가고 싶은 날이 있어도 못 가는 날이 올 수도 있다며 잘 다녀오라고 응원해 줬어
대전에 도착해서는 누군가 우리를 픽업해 줘서 행사장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고,
새로운 인연도 만들게 되고, 맛있는 저녁도 사주셔서 편하게 먹고 올 수 있었지
입구에서 방명록을 적으려는 순간, 간사님께서 나의 이름을 부르시며 먼저 알아봐 주시는 거야
당연히 나의 이름을 모를 거라 생각했는데 먼저 알아봐 주셔서 신기하고 감사했어
마지막에는 사은품도 따로 하나 챙겨주셨지
귀찮고 의미 없는 일정이라 생각해서 안 가려 했는데,
좋은 마음으로 가겠다고 마음먹으니
주변에서 이렇게 저렇게 사람들이 나를 챙겨주는 거야
너무나도 고마움을 느낀 하루였어
덕분에 그냥 학술대회를 다녀온 하루가 아니라
내가 그래도 잘 살고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해 준 하루였어
사람들과의 관계가 때론 피곤하다고 여겼는데,
그래도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느꼈어
우리가 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인지
서로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었어
나는 여전히 하루하루가 귀찮기도 하고 앞으로의 날들이 막연하게 느끼곤 해
그래도 이러한 관심과 행위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삶을 바꾼다고 생각하니
내가 살아가는 오늘 하루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모든 것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
내가 하루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이 소중한 하루였어
2023.06.12 세상에 행복이란 건 나의 마음가짐에 있다는 걸 알게 된 오늘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