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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Aug 29. 2020

14년 차 아내, 10년 차 엄마

좋은 배우자, 좋은 엄마이고 싶다.

오늘 읽은 '어떻게 살 것인가' 3장에서는 특히 남편과 아이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 주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내용은 앞서 쓴 글에 이미 이야기했기에 오늘은 가족을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동안 난 어떤 아내였는지, 어떤 엄마였는지 생각하며 반성도 해보았다. 앞으로 어떤 아내, 어떤 엄마로 살아가야 할지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평생 친구처럼 남편과 살아가고 싶다



결혼한 지 벌써 14년 차이다. 결혼 전 꿈꾸던 남편감은 나만 사랑해주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돈이야 남편이 못 벌면 내가 벌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 운 좋게도 내가 바라던 남자와 지금 살고 있다. 나만 봐주고 가족밖에 모르는 성실한 남자. 이런 사람인지 알았다면 좀 더 일찍 결혼해도 좋았겠다 생각이 든다. 그만큼 결혼 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항상 웃을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이런저런 힘든 일도 많았다. 하지만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면 무서울 게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보다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서로의 신뢰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성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남편은 나에게 이미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남편의 부재를 상상할 때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갑작스럽게 찾아든 영원한 이별에 대한 상상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색깔과 맛을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럴 때 사랑은 싹 난 감자처럼 아린 맛으로 다가온다. 누군가와의 영원한 작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아리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깊게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영원한 이별의 상상이 가슴 찢어지게 아린 맛을 주는 그 사람에게, 꼭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대로를 하라. 그것이 좋은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영원히 헤어진다고 해도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사람이 없다면 그대는 잘못 산 것이다.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며 산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고, 사랑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p. 206


절절한 사랑과 설렘이 가득해서 남편과 결혼하진 않았다. 이 정도면 남편감으로 괜찮겠다 해서 결혼을 결심했다. 나보다 남편이 나를 더 좋아했기에 가능했던 결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더 남편을 생각하고 의지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에 대한 감정이 나도 모르게 깊어지고 있었다. 남편이 변함없이 보여주는 신뢰와 사랑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려면 함께 살아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내가 만든 말이 있다. '결혼은 복불복'이라는 말이다. 결혼하기 전과 후가 너무나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복 받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복 받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만 잘하면 된다. 남편은 이미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남편과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소통과 공감의 기쁨을 나누면서 평생 친구처럼 살아가고 싶다.


부부 사이의 책임의식과 유대감은 사랑 위에서만 튼튼하게 유지된다. 사랑이 없어지면 조만간 책임감도 약해진다. (중략) 사랑이 없는 혼인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새로운 사랑을 찾기 위해 헤어지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일 수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p. 209



아이들을 옳게 사랑하고 싶다



자식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모든 부모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리라. 저자는 부모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잘못이 자녀의 삶을 대신 설계하고 자녀의 행복을 대신 판단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지켜보고 격려하면서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주는 선에 머물러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나는 과연 어떤 부모인지, 우리 아이들에게 바라는 게 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식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두 가지를 가지도록 도와줄 수 있다. 첫째는 행복을 느끼는 능력, 둘째는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이다. 행복을 느끼는 능력을 가지려면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자녀가 스스로 이것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시행착오를 경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꿈이나 희망을 실현하는 수단이 아니다. 자신의 소망을 자녀에게 투사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가 옳다고 믿거나 좋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식을 강제해서도 안 된다. 자녀들은 부모가 그렇게 할 경우 그것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삶의 중요한 문제를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을 누리는 능력을 기를 수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 p. 213


이 부분을 읽고 뜨끔했다. 아이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을 아이에게 은연중에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9살인 아들에게는 음악적인 재능이 보인다. 3살 때부터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게 예사롭지 않았다. 아이가 원해서 피아노를 배우게 했다.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고 재능이 있으니 잘 키워보자고 피아노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춤을 좋아해서 춤도 실컷 추게 한다. 나도 전문가가 아니니 잘은 모르지만 음악과 춤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긴다. 그렇지만 단연코 강요한 적은 없다. 오히려 너무 정신없이 푹 빠져 걱정이 될 정도다. 단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저자의 말처럼 아이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하다)


천부적 재능이란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타고난 음악 신동은 시키지 않아도 몇 시간씩 피아노를 친다. (중략) 재능이 있으면 재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더 집중한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p. 168


사회의 평판이나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스스로 설계한 삶이 아니면 행복할 수 없고 삶의 존엄성도 잃어버린다고 말한다. 그래서 평생 해도 즐거울 것 같은 일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한다. 아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빨리 찾아 즐거운 삶을 살길 바란다. 그 일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의 평생 지원군이 되어 주고 싶다.




한 남자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내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가정의 행복을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 나다. 지혜로운 아내이자 현명한 엄마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또 한번 다짐해보게 된다. 책 제목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이 책을 읽고 글을 쓸수록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읽고, 쓰고, 깨닫고, 실천하자!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쓰기 도전 Day 11


참고도서 <어떻게 살 것인가> 글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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