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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Sep 04. 2020

반려견에게 약을 먹이듯 나도 그렇게 먹자.

법칙 2.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처방받은 약을 다른 사람들도 제대로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 알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니 놀라웠다. 아이들이 아프면 악착같이 알람을 설정해놓고서라도 먹이는데 정작 난 아파 죽을 것 같지 않으면 약을 끝까지 먹는 법이 없었다. 웬만해서는 병원도 가지 않으니 말 다했다.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중 두 번째 법칙의 시작은 처방받은 약을 왜 먹지 않느냐는 의문부터 시작한다. 100명이 같은 약을 처방받았다고 했을 때 3분의 1은 약국조차 들르지 않고 나머지는 약을 받아가기는 하지만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전혀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반려견이 약을 먹어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자신이 먹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챙겨 먹인다고 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현상은 아주 보편적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왜 자신에게만 이렇게 가차 없이 대할까?




저자는 이 답을 <구약 성경>의 첫 번째 책인 <창세기>에서 찾았다고 한다. 하나님이 최초에 창조한 사람인 아담과 하와는 완벽하게 순수한 모습으로 에덴동산에서 살고 있었다. 뱀이 하와에게 선악과를 먹이게 되고 하와가 아담에게 이 선악과를 권하게 된다. 두 사람은 그걸 먹고 자신들이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움을 느껴서 숨는다. 저자는 이 과정을 '인간이 자의식을 가지기 시작한 때'라고 해석한다. 결국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이때부터 사람들은 '자유'를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의식'도 느끼게 되고 '고통'도 경험하게 된다. '노동'을 하게 되고 여자들은 '출산'에 대한 부담도 짊어지게 된다. (여기서 하나님이 뱀 다리를 없애고 여자들에게는 출산의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이 저주라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아이 둘을 출산해 본 경험으로 그 고통이 얼마나 큰 줄은 알지만 고통은 감동에 비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여자들만 이 감동을 느낄 수 있어 축복이라 생각했는데 저주였다니...)   


그 후에 역사 속에서 인간들이 저지른 수많은 악행들도 '자유'와 '자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자의식이 있기에 스스로 얼마나 타락한 피조물인지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우리 인간은 그동안 잔인한 역사들을 만들어왔고 인간은 그런 자신을 경멸하고 부끄러워하면서 회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자기 자신이 악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아파도 스스로 돌봐주지도 않고 그런 마음조차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몰랐던 사실이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조차 없는데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었다. 솔직히 이 부분을 읽는데 너무 어려웠다. 성경을 전혀 몰라서 그런지, 문해력이 부족해서인지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아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하는 게 맞겠다. 한 세 번 정도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다.


그들은 자기혐오와 자기 경멸, 수치심과 자의식으로 괴로워한다. 자기도취에 빠져 존재 가치를 과장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깎아내리고 방치한다. 그들은 보살핌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점과 부족함을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고,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며 부끄러워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은 고통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들을 돕는 데 발 벗고 나선다. 동물을 보살피고 배려하는 데도 정성을 다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 p. 98



조던 피터슨은 이렇게 인간들이 악하지만 자기 자신을 돌봐줘야 할 사람처럼 대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삶의 의미를 좇으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 자신과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한다. 우리 스스로에게 가차 없이 굴고 돌봐주지도 않는다면 결국 이 세상도 아주 비극적인 공간이 되고 말 거라는 이야기다. 세상의 혼돈을 줄이고 희망찬 삶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돌봐주어야 할 사람처럼 대하는 것' 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을 책임지고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한다는 것은, 나에게 진정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다는 뜻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좋은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또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도 좋은 것이 아니다. 아이가 원할 때마다 사탕을 주면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사탕이 아이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행복'은 결코 '좋은 것'과 동의어가 아니다. p. 102


아이들에게 사탕을 줬으면 아이가 이를 닦도록 하고 아이가 싫다고 해도 겨울에는 아이에게 외투를 입혀야 하듯이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는 게 어떨까? 우리는 꾸준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원칙을 정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을 아끼면서 어떻게 해야 자기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한다. 당신 자신부터 시작하라. 당신을 보살펴라. 당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아라. 더 나은 사람이 되어라. 목표를 정하고 그곳으로 향한 길을 걸어라. 19세기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 당신의 삶을 바칠 수 있는 다른 길을 선택하라. 그러면 삶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p. 104


함께 사는 반려견, 가족 등 모두 중요하지만 내가 건강해야 남도 돌볼 수 있다. 나부터 챙기자.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거 먹이고 좋은 옷 입히려고 하듯 나에게도 그렇게 해보자. 물론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노력해봐야겠다. 남편과 아이들에게만 동물복지 유정란 먹이지 말고 나 먹어보자. 나 자신을 아끼는 사람처럼 대하자! 그런 의미에서 오늘 카드 좀 긁을게, 남편! :-)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 쓰기 도전 Day 17


참고도서 <12가지 인생의 법칙 : 혼돈의 해독제>  조던 B. 피터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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